감가환불조치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아마 국내 기업들에는 모두 있는 걸로 생각됩니다. 제가 이번 경우로 알아본 결과 한국소비자원에서도 같은 대답을 얻을 수 있던 걸로 봐서요. 아마 소비자를 위한 제도라고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제 입장에서는 결코 소비자를 위한 제도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먼저 감가환불조치라는 게 뭔지 알아야겠죠. 감가환불조치란 쉽게 얘기하자면 판매한 제품이 단종되고 그 수리부품까지 단종된 경우에 A/S시 수리가 불가능하므로 정해진 규칙에 의해 사용자가 사용한 기간만큼 감가상각을 적용해서 환불해 주는 제도입니다. 단순히 보면 좋은 제도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 제도에 저는 불만이 있습니다. 제가 작년에 LG에 A/S를 문의한 것은 아래의 홈시어터입니다.
LG의 XH-T552A라는 모델인데요. 구입당시 금액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20~30만 원대로 저렴한 편에 속하는 편이었죠. 소리가 나지 않아서 A/S를 문의했는데 수리 부품이 단종돼서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해가 가지 않는 답변이었죠. 그 당시 제 부족한 지식으로도 전자제품은 품질보증기간과 함께 단종 후 수리부품을 5년 정도 보유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구입 후 5년도 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의 부품이 단종되어서 수리가 불가능하다뇨? 그러면서 얻은 답변이 이런 경우 감가상각환불을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이었고 해당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로서는 부당하는 생각이 들었죠. 만약 부품이 있다면 수리비용이 얼마냐는 제 문의에 대한 답변은 9만~10만 원 정도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럼 사용자는 약 10만 원을 들이면 최소 몇 년간은 더 쓸 수 있는 제품을 13만 원이 안 되는 돈을 받고 새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거죠.
그럼 여기서 다른 분들께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전자제품을 구매할 당시 예상 사용기간을 얼마로 잡으시나요? 제품마다 다르겠지만 '불만제로'라는 TV 프로그램에서 평판 TV로 길거리에서 시민들께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평균 8년 ~10년이라는 답변이 나왔었죠. 저 역시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데 5년도 쓰지 못한다면 이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부품보유기간이 있는 제품의 부품보유기간을 어긴 건 LG입니다. 그런데 그 피해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물론 업체 측에서는 "그래서 감가상각을 적용해서 보상해 준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심하면 "국내제품이 비싼 이유는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의 만족도를 위해서 고품질의 A/S비용이 포함"이라는 말을 하는 기업에게 묻습니다. 과연 이러한 보상이 고품질의 A/S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뭡니까? 사용자가 제품을 구매하면서 '고장 나면 버려야지'라고 생각하면서 구매한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적어도 위에서처럼 A/S를 고객만족으로 내세우면서 홍보를 하고 제품을 판매한다면 정말 고객이 원하는 A/S가 이루어져야 하는 거 아닐까요?
제가 생각하는 감가상각환불이란 건 소비자의 만족을 위한 게 아닌 단종된 제품의 부품을 생산하고 보유하는 비용보다 보상하는 비용이 적다는 판단에 적용되는 고객만족이 아닌 기업만족의 제도일 뿐입니다.
과연 현재 1위, 2위라는 순위가 영원할까요? 진정 기업이 고객들에게 선택받는 건 좋은 제품과 함께 기업들이 흔히 홍보용으로 꺼내드는 고객만족의 사후관리가 있을 경우라는 걸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