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은 뭘 드셨나요? 저는 어제 10여 년 만에 오모리 찌개를 점심으로 먹었답니다. 오모리 찌개를 한 번씩은 드셔 보셨죠?
전 첫 직장이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있었는데 그때 직장 동료들이 오모리 찌개가 맛있다고 잠실까지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 당시에는 오모리 찌개가 인기가 엄청 많았었던 거 같아요. 자리가 없어서 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었죠.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다 맛있다고 하던데 저는 그냥 집에서 할머니가 평소 끓여 주시던 김치찌개 하고 차이를 잘 알 수 없어서 이걸 먹으러 잠실까지 와야 했나 싶었답니다. ^^;
오모리찌개 분당점
방문일: 2019년 11월 05일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331번 길 3-13 대명제스트 109호 (우) 13558
글을 쓰다 보니 오모리 찌개의 오모리가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한 번 찾아봤어요. 그런데 오모리를 검색하면 '엉덩이'의 함북 방언, '꽁무니'의 옛말 같은 오모리 찌개와 연관 짓기 어려운 내용만 검색이 되더라고요. 오래간만에 검색에 힘 좀 줘야 되더군요. 그리고 찾았습니다. ^^;
(주)오모리의 PB 상품인 오모리 라면 봉지에 아래와 같이 설명이 적혀 있다고 하네요. "오모리란 옛 선조들이 큰 항아리를 빚을 때 쓰던 말로써, 김치를 저온 숙성하는 저장고입니다."
가게는 꽤 넓어요. 우리 일행은 오모리 찌개 1인분씩과 오모리 김치전 하나, 옛날 달걀말이 하나를 주문했어요. 그런데 일단 직원들이 친절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더라고요. 자리 안내하는 거나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는 모든 것들이 불친절하다는 아닌데 좀 별로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기본 제공되는 반찬은 맵지 않은 고추와 쌈장, 무절임이고 가운데 있는 겉절이는 셀프로 가져다 먹어야 합니다. 겉절이는 맛이 괜찮았어요. 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저는 맛있게 먹을 만했어요. 단지 고추는 조금 매운맛이 강한 고추였으면 하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옛날 달걀말이는 이름답게 예스러운 느낌이 나네요.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담겨있는 접시도 그렇고 양배추 샐러드가 옆에 있는 거라던가 달걀말이 위에 뿌려진 케첩도 그렇고 세련되지 않고 투박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아~ 그렇다고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이런 느낌은 또 이런 느낌의 색다름이 있더라고요. 오히려 색다르다고 할까요? ^^
오모리 찌개의 메인 음식인 오모리 찌개는 1인 뚝배기에 나왔습니다. 김치는 익은 수준이 아니고 신 김치가 나왔어요. 전 집에서도 김치는 익은 김치만 먹기 때문에 이런 신 김치 아주 좋아합니다. 오모리에서는 3년 묵은 숙성 김치라고 하는데 저한테는 그냥 신김치예요. ^^
돼지고기 들어간 김치찌개보다 참치 김치찌개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에게 김치찌개란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를 뜻합니다. 참치 김치찌개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확실히 맛이 다르고 저는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가 더 좋아요. 그런 의미에서 오모리 찌개는 푹 익은 신 김치를 사용하고 돼지고기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 있어서 딱 좋았어요. 최근 체중을 줄이는 중이라 아내에게 얘기해서 아침 먹을 때 국이나 찌개를 안 먹고 있어서 더 맛있게 느꼈을 수도 있을 거 같긴 하지만 저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
그리고 오모리 김치전은 음~ 뭐 들은 게 없어요. 정말 김치만 넣고 부친 전인데 이 김치전도 역시나 제가 봤을 때는 투박합니다. 맛도 뭐 그저 그렇고 다시 가게 된다면 굳이 김치전을 주문할 거 같지는 않네요. 그냥 오모리 찌개만 먹고 나와도 될 거 같고 사이드 메뉴를 주문한다면 차라리 옛날 달걀말이를 주문할 거 같아요.
아~ 그리고 뜨거운 숭늉도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데 오모리 찌개 다 먹고 나서 뜨끈한 숭늉으로 마무리를 하니까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가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