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달산포 해수욕장을 다녀왔습니다. 이때도 장마철이긴 했는데 내려갈 때, 올라올 때 고속도로에서만 비가 오고 다행히 도착해 있는 동안은 비가 안 왔었죠.
달산포 해수욕장은 충남 태안군 남면 달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안면도를 갈까 하다가 아내가 여기도 괜찮다고 하던데 안 가 본 곳으로 가자는 말에 진짜 주변에 뭐가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무조건 출발. ─=≡Σ((( つ><)つ
원래 우리 부부 스타일이 대충이긴 합니다. 다행히 썰물이더라고요. 정확하게는 이제 막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아내와 아이들은 바로 맛조개 잡기를 시작합니다. 오늘 길에 동네 마트에서 맛소금만 사고 땅을 팔 도구들은 아이들 장난감을 챙겨 왔는데 이게 잘못이었어요. 여러분 장비는 제대로 챙겨야 합니다. 장비빨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한 번 쓰려고 사서 보관하고 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저 사진 뒤 쪽에 보이는 펜션에서 호미나 삽 같은 도구들을 빌려주기도 하니까 빌리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거 같아요. 우리 가족은 진짜 무턱대고 덤벼들었었어요. (; ̄ー ̄川
저는 도구도 없고 아이들 땅 파는 법만 조금 알려주고 여유롭게 갯벌을 거니는 갈매기들을 쫓아다닙니다. 이 갈매기들이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 채 틈을 안 주네요.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 채 절대 날지 않고 걷기만 하는 이 녀석들의 틈을 봐서 조금 속도를 내서 거리를 좁히려고 하면 그냥 날아가 버리고 자기들이 생각하는 적정 거리가 유지되면 다시 내려와서 걸어 다닙니다. 치사하네요. (*  ̄︿ ̄)
제가 좋아하는 풍경입니다.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 은근히 물 들어오는 속도가 빠르네요. 하지만 궁평항과 비교하면 갯벌이 드넓어서 아직은 맛조개 잡을 시간이 있습니다.
제가 사진을 찍으면서 돌아다니는 동안 아이들은 신나게 맛조개를 찾아 갯벌을 파헤치고 있어요. 그런데 이 맛조개 구멍을 찾는다는 게 쉽지가 않네요. 갯벌을 넓게 파서 그 구멍을 찾고 그 구멍에 맛소금을 뿌려야 하는데 초보자인 우리 가족한테는 어떤 구멍이 맛조개 구멍인지도 모르겠고 아이들 장난감으로 갯벌을 파헤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벌써 장난감 호미 하나는 망가져 버렸어요.
갈매기 한 마리는 뭘 찾는 건지 낮게 바다 위를 날아가고 있습니다. 물이 들어오면서 먹을거리가 함께 오는 걸까요?
하람이는 바닷물에 도구를 씻으면 재 정비를 하고 있고
저는 가람이에게 포즈 좀 취하라고 했더니 마지못해 포즈를 잡아줍니다. 하지만 마음은 어서 형이랑 진흙 놀이를 하러 가고 있어요. (o ̄∇ ̄o)
바닷물에 손을 씻어주고 놀 준비 완료.
아이들도 맛조개 잡기는 포기하고 들어오는 바닷물에 무너지지 않을 방벽 만들기에 돌입합니다. 잡히지 않는 맛조개 보다야 이렇게 노는 게 더 신나죠.
이때 갈매기 떼의 화려한 비행이 시작됩니다. 한두 마리의 갈매기들만 보였는데 어느 순간 저 멀리서 엄청난 수의 갈매기들이 날아오더라고요. 그리고는 사람들 있는 곳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로 자기들만의 공간에 모여들었습니다.
이 녀석은 선발대인 걸까요? 한 마리가 이쪽으로 향해 오길래 제가 마중을 나갔는데 이 녀석도 마찬가지,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 채 제가 다가가면 물러서고 제가 물러나면 다가오면서 자기만의 적정 거리를 유지합니다. (●´・△・`)~
그 사이 아이들은 몇 번의 무너짐을 경험한 후 다시 재 정비를 하고 있네요.
이번에는 더 깊고 높게 방벽을 세우고 주변에 물길도 만들고 있어요. 하지만 이게 의미는 없죠. 어떻게 견딜 수 있겠어요? 그렇지만 만들고 무너지고 어른의 시선에서 의미 없어 보일지는 몰라도 이것 자체가 재미인걸요. 아이들은 만드는 것도 신나고 무너지는 것도 신나는걸요.
이러는 사이 사진 공개 허락이 없어서 보여드리지는 못하지만 아내는 정말 집요하게 맛조개를 찾아다니고 있었답니다. 그러다 주변에 엄청나게 많이 잡은 가족의 도움을 받아서 몇 마리 잡기도 했어요. 그 가족이 땅을 파다가 맛조개 구멍이 보이면 우리 가족을 불러 주셔서 잡을 수 있게 기회를 주셨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이 방벽 만들기를 하다가 뛰어와서 다행히 맛조개 잡기 체험을 할 수는 있었어요.
그 사이 물이 많이 들어왔네요. 물 들어오는 속도도 더 빨라졌고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이제 철수를 합니다. 사람들이 떠나고 그 공간에 바닷물이 채워지자 갈매기들이 그 공간을 차지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잡아온 갯벌의 수확물, 저는 맛조개는 하나도 못 잡고 조개만 캐 왔네요. 우리 가족 같은 초보자들도 이 정도는 잡을 수 있더라고요. 다음에 갈 때는 도구도 빌려서 제대로 맛조개 잡기에 도전하기로 했는데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잡아온 조개들은 저는 못 먹고 아이들만 삶아서 먹였다는데 특히 가람이가 그렇게 맛있게 먹었다네요. 맛조개가 정말 맛있대요. d=(´▽`)=b
이제 장마도 끝났는데 사람도 많지 않고 아름다운 바다도 구경하고 갯벌에서 먹을거리도 잡아 볼 수 있는 달산포 해수욕장 한 번 다녀오시는 건 어떨까요? 아~ 그런데 장마는 끝났지만 다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코로나19가 문제네요. (°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