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학교 방과 후 수업 활동으로 우리 집에 온 도둑게 도둑이가 탈피를 했던 이야기를 적었는데요. 도둑이의 탈피는 그 후로도 계속되었답니다.
작년 9월에도 탈피를 해서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른 녀석처럼 거대해진 도둑이의 모습이죠. 그런데 이 녀석이 3월을 넘기지 못하고 하늘로 가버렸어요. 아내 말로는 월요일까지도 밥을 먹는 걸 봤다고 하는데 화요일 아침 형은 학교에 가고 가람이만 집에 있는 데 죽은 걸 발견했네요.
1학년 때도 학교에서 데리고 온 팔팔이라고 이름 지어 준 물고기를 보내주고 두 형제가 눈물바다가 되면서 그 후로는 어떤 것도 키우지 않겠다고 했다가 도둑이를 키우고 싶다고 갖은 애교를 부리며 엄마를 설득해서 키우기 시작했는데 2년 정도 우리 집에 있다가 떠나 버렸어요. 도둑이가 죽은 걸 확인한 순간 바로 눈물을 흘리는 가람이를 보면서 씁쓸한 마음으로 저는 출근을 했고요.
그렇잖아도 작년에 계속 도둑이를 바닷가 가서 놔주는 거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가람이가 놔준다고 했다가 안된다고 했다가 마음을 확실히 정하지 못하고 지내는 사이 결국 이렇게 떠나고 말았네요.
결국 가람이는 두 번째 무덤을 만들었답니다. 팔팔이 옆에 도둑이의 마지막 자리를 만들어 주었어요. 엄마랑 같이 나가서 혼자서 흙을 퍼내고 자리를 만들고 마지막 애도를 해주는 것으로 도둑이와의 이별은 마무리가 되었다고 하네요. 에휴~ 이래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건 결코 쉽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 같아요. 이제 10살이 아이가 벌써 두 번의 이별을 경험하게 됐네요. 이런 과정으로 생명에 대해 더 소중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도둑이가 우리 집에서의 삶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도둑이를 위해 눈물을 흘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해 준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