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랑 여길 처음 찾은 건 9월이었던 거 같아요. 동네에 새로운 산책로가 생겼답니다. 바로 수인선 수영숲길인데요.
수인선수영숲길
방문일: 2021년 10월 09일
위치: 경기 화성시 봉담읍 수영리 387-22
카카오맵에는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서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해서 주소를 찾았습니다. 이런 정보 업데이트는 카카오맵보다 네이버 지도가 훨씬 빠르네요. 카카오맵은 좀 열심히 뛰어야 할 거 같아요.
수인선 수영숲길은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쌍용예가 아파트 옆 공원에서 수원시 오목천역까지 새로 난 근린공원 길인데 종종 아내와 함께 여기로 산책을 다니는데 처음 가게 된 이유는 여기에 수인선 협궤 터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였답니다.
여기까지는 특별한 점이 없죠. 그냥 새로 생긴 평범하게 만든 공원 산책로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공원용 운동기구도 보이고요. 그런데 여기를 지나면...
이렇게 수인선 협궤 터널이 보인답니다.
수인선은 인천~화성~수원을 잇는 협궤열차[각주:1]로 1937년 8월에 개통된 이후 경기 내륙지방으로 소금, 해산물 등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담당하며 호황을 누렸다고 해요. 그러나 1970년 이후 도로교통의 발전으로 이용객과 화물이 현저히 줄어들어 경제성이 크게 낮아졌고 결국에는 오랫동안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수인선 협궤열차는 1995년 12월 31일 운행을 끝으로 기적 소리가 멈추었다고 합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수인선 협궤열차는 다시 수인선 복선전철 건설사업 시작으로 2020년 9월 수인선 전구간이 새롭게 개통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설명이 적혀 있는데 코스가 변경된 걸까요?
여기 협궤 터널로 열차가 다니지는 않아요.
화성시와 수원시 경계에 위치한 수인선 협궤 터널 또는 화산 터널이라고 불리는 이 터널은 길이 189m(화성시 81m, 수원시 108m) 과거 수인선 협궤열차가 지나가던 터널로 주민 상호 왕래 등 접근 편의 향상 도모를 위하여 2020년 4월 국가철도공단과 수인선 화성시 지하화 상부 주민편익시설 설치사업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였으며 도로로 양분화되어 있는 화성시 봉담읍 수영리와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을 수인선 패선 후 방치되어 있던 협궤 터널을 새로운 문화, 휴식공간으로 활용하여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로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첫 방문 때는 터널 안 조명이 들어오지 않아서 사람들이 휴대폰 플래시를 켜서 이동했었는데 이 날은 이렇게 터널에 불이 들어와 있었는데 훨씬 좋더라고요.
위 설명에 적힌 대로 수인선 협궤 터널(화산 터널)은 화성시와 수원시에 걸쳐 있기 때문에 이렇게 터널 안에 < 수원시 | | 화성시> 표시가 되어 있어요.
아직 사람이 많지 않고 깨끗하고 조용하고 산책하기 딱 좋은 코스죠. 봉담읍 수영리에서 수원시 오목천동으로 걸어가는 다른 길도 있긴 한데 수영오거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횡단보도도 많고 차도 옆 인도라 절대 산책하기 좋은 길이 아닌데 이런 길이 만들어지니까 우리 부부는 아주 좋아하고 있습니다.
수원시 방면으로 터널을 지나면 이렇게 밖에도 철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예전 수인선 터널은 정말 그 크기가 작았다는 게 실감이 됩니다. 터널도 그렇고 이 철길도 보면 폭이 너무 좁거든요. 사람 둘이 나란히 서 있기에도 좋은 폭으로 정말 사람은 없이 소금만 싣고 다니는 작은 화물열차였던 걸까요?
터널을 나와 조금 걷다 보면 2020년에 개통한 오목천역이 보입니다. 그런데 집에서 여기까지만 왔다가 되돌아가는 건 너무 짧거든요. 그래서 저 길을 건너 오목천 역 뒤로 만들어져 있는 공원 길을 더 걷습니다. 보통 우리 부부가 이쪽으로 산책을 하러 가면 이 코스로 끝까지 갔다 오는 게 보통입니다. 이렇게 왕복으로 걸어도 5km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이렇게 오목천역을 지나 오목천 푸르지오 아파트까지 걷고 거기서 다시 되돌아오는 코스로 산책을 다녀옵니다. 이날이 10월 9일이었는데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죠.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요.
여기 바닥을 자세히 보면 이렇게 수인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지만 이렇게 철도의 흔적이 남아 있어요. 철도는 달리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할 수 있게 잘 다듬어진 길, 그리고 중간중간 이렇게 보이는 수인선의 흔적을 통해 옛 추억을 떠올리는 분들도 분명 계시겠죠?
멀리서 수인선 협궤 터널을 보러 온다는 건 좀 거시기하고 여기 주변에 계신 분들은 한 번씩 산책 삼아 나오셔서 구경하시는 건 좋을 거 같아요. 저는 이렇게 가을 저녁 담덕이 부부의 또 다른 기록과 함께 수인선 협궤 터널에 대한 정보도 전해드리는 아주 유용한 포스트를 작성한 거 같아서 좋습니다. 그럼 남은 일요일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라며 이번 포스트는 여기서 끝~
협궤철도: 궤도 간격이 표준 궤간(標準軌間:1,435mm) 보다 좁고, 소형의 기관차나 차량을 사용하여 운용되는 철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