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에 다녀온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 가족 나들이 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연꽃은 7~8월경에 물속에서 피는 꽃이죠. 그래서 제가 갔던 9월은 연꽃이 많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여유로운 구경이 가능했었어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세미원의 열대수련정원과 세계수련관을 보여드릴 거예요.
열대수련정원은 열대수련연못 주위로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수련과 호주 수련을 볼 수 있는 곳이에요. 수련(睡蓮)은 꽃잎이 낮에 활짝 벌여졌다가 밤에 오므라들기에 잠자는 연꽃이라고 부릅니다.
당간(幢竿)은 대개 사찰에서 깃발을 다는 깃대의 일종으로 물 기운의 상징인 용두당간분수를 세웠습니다.라고 설명되어 있어요. 세미원에 있는 용두당간은 용머리 모양의 당간으로 사찰의 입구에 세워 법회나 기도 등의 행사가 있을 때나 불전을 장엄하게 하기 위하여 당(幢)이라는 이름의 기를 내거는 기둥이라고 하네요.
연못 주변에는 김명희 작가의 야외 전시가 있었는데요. 위 작품은 엄마 나무라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엄마 나무
아들을 키워보니 아이들에게 엄마의 몸은 놀이터가 되더군요. 올라타고 매달리고.....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엄마 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줘요.
안내문에 적힌 엄마 나무에 대한 설명입니다. 아빠가 되고 보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는 작품이네요.
엄마 나무 말고도 다양한 흙인형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작가가 어떤 의미로 만들었는지 전부는 알지 못하겠지만 아이가 생기면서 갖게 되는 또 다른 이름 엄마. 그 엄마의 모성애를 다룬 작품이라는 정도는 알겠더군요.
열대수련정원을 지나 세계수련관으로 가는 길에 눈에 뜨인 주전자, 주전자의 주둥이에서 물이 나오는 게 아닌 깨진 부위에서 물이 흘러내립니다. 온몸이 불에 그슬리고 제 기능을 온전히 해내는 건 아니지만 주전자로써의 기능을 그래도 하고는 있어요. 저 주전자를 보면서 가장의 무게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세계수련관은 열대수련, 호주수련, 빅토리아수련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수련꽃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입니다. 커다란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면 구경하기 좋게 잘 꾸며져 있고 가운데로는 작은 연못까지 만들어져 있어서 꼭 한 번 들러서 여유롭게 구경하셔도 좋을 거 같아요. 밖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데 여기는 우리 가족 밖에 없었거든요. 조용하게 물 흐르는 소리를 즐기며 구경하기 좋았던 곳이었어요.
세계수련관까지 구경을 다 하고 입구 쪽으로 이동하는 길에 발견한 국사원(國思園). 한반도 모양의 연못입니다. 연못에 백수련을 심고 소나무와 무궁화를 둘러 심어 나라 사랑의 마음을 키우고자 꾸몄다고 하는데 제가 갔을 때는 소나무만 볼 수 있었네요.
국사원까지 구경을 하고 나서 다시 매표소로 이동하는 길에 우리 가람이는 또 연못에 풍덩. 2018년도에도 용도수목원 갔다가 연못에 빠지는 바람에 입장료만 내고 되돌아왔던 전적(?)이 있거든요.
그래도 이제는 컸다고 풍덩 빠진 건 아니고 한쪽 발만 퐁당 빠졌네요. 발 씻을 일 없을 거 같았던 세미원의 세족대에 가서 발 씻고 양말은 벗은 채로 연꽃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이동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