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처음 접하고 나중에 봐야지 하고 잊고 있었던 영화,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떠서 다양한 리뷰나 클립 영상으로 보고 점점 보고 싶어 졌던 영화인 추석을 지난 5월에 봤습니다. 나름 기대를 하고 봤는데 과연 어땠을지 간단하게 영화를 본 제 주관적인 느낌을 이야기해 볼게요.
기적 (2020) Miracle
관람일: 2023년 05월 29일
담덕이의 한 줄 평. 선택과 집중을 실패해서 아쉬운 영화.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 오늘부로 청와대에 딱 54번째 편지를 보낸 ‘준경’(박정민)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마을에 기차역이 생기는 것이다.
기차역은 어림없다는 원칙주의 기관사 아버지 ‘태윤’(이성민)의 반대에도 누나 ‘보경’(이수경)과 마을에 남는 걸 고집하며 왕복 5시간 통학길을 오가는 ‘준경’. 그의 엉뚱함 속 비범함을 단번에 알아본 자칭 뮤즈 ‘라희’(임윤아)와 함께 설득력 있는 편지 쓰기를 위한 맞춤법 수업, 유명세를 얻기 위한 장학퀴즈 테스트,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 응시까지! 오로지 기차역을 짓기 위한 ‘준경’만의 노력은 계속되는데...!
포기란 없다 기차가 서는 그날까지!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 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간이역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역' 영동선의 양원역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양원역은 1988년 산골짜기 원곡마을 주민들의 염원으로 탄생한 작은 역사인데요. 국내 최초의 민자 역사입니다. 이런 의미를 가진 양원역을 배경으로 했지만 영화 <기적>에 등장하는 양원역은 진짜 양원역이 아니라고 하네요. 실제 양원역의 험한 환경 때문에 정작 스크린으로 옮기지는 못한 거죠.
양원역을 중심 소재로 하여 4차원 수학 천재 준경(박정민)과 기관사 아버지 태윤(이성민), 친구 같고 엄마 같은 누나 보경(이수경), 국회의원의 딸이자 자칭 뮤즈 라희(윤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고 눈물도 흘리게 하면서 잔잔한 미소와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끼게 해 주는 영화인데요. 제가 느낀 아쉬움은 117분의 러닝타임 속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이에요.
영화 초반 간이역 유일한 목표인 준경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여기에 라희가 나타나만서 알콩달콩 귀엽고 이쁜 사랑이야기가 더해집니다. 그리고 그 둘의 이야기는 밝고 유쾌하게 그려지죠. 그 사이 누나 보경의 이야기가 더해지고 그 속에 숨은 이야기가 더해지고 사고가 일어나고 아버지와의 갈등 이유와 그 해결 과정 그리고 누나에 대한 숨겨 있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어느 순간 초반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는 사라져 있고 어두워집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 어두웠던 이야기가 다시 하나씩 풀어지고 양원역에 첫 기차가 정차하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사라졌던 라희와의 사랑이야기로 이어지는 여러 이야기를 담아내고 그 이야기를 결론짓는 과정이 제가 느끼기에는 매끄럽지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분명 한 편의 영화를 봤는데 여러 영화를 본 거 같고 굳이 없어도 되는 이야기를 억지로 합친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야기의 소재도 좋고 각각의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지만 '굳이 필요한 이야기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