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전시회를 보러 서울로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박물관, 미술관, 기념관 등 다양한 곳을 다니면서 구경했었는데 코로나 상황이 정리되면서 나들이하기 좋아졌지만 아이들이 크면서 이런 곳 방문이 뜸해진 게 사실인데요. Raycat 님의 집사라면 꼭 가봐야 할 전시회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글을 보고 가족들과 함께 다녀오기로 했고 지난 일요일에 처음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 가는 길
국립민속박물관
방문일: 2024년 07월 21일
위치: 서울 종로구 삼청로 37 (우) 03045
국립민속박물관 주차장을 내비로 검색하고 출발했는데 국립민속박물관 주차장이라고 검색은 되지만 실제로는 경복궁 주차장을 함께 사용합니다. 그래서 경복궁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꽤 걸어 올라가야 했어요. 그래도 지난주 일요일은 이번주처럼 미치도록 습하고 더운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걸어올라 가면 '달토끼와 산토끼', '오늘은 어린이날'과 우리 가족의 목적인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전시 포스터가 보입니다. 저 포스터들 사이 입구로 들어가면 국립민속박불관 입구가 보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으로 죽 들어가면 매표소가 보이는데 그쪽으로 가면 표를 구매하고 경복궁으로 들어가는 곳이고, 우회전에서 표지판을 잘 보고 따라가면 국립민속박물관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의 익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건축물을 보게 되면 제대로 오신 거예요. 외국인들이 저 건물 앞에서 사진을 많이 찍으시던데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저는 저 건물이 뭔지 모를 이질감이 자꾸 느껴지더라고요. 우리나라 건축물이 아닌 거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 옆에 있는 안내판에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었어요.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인의 생활문화를 연구·교육·보존하는 문화 공간입니다. 본 건축물은 1966년 "국립종합박물관 설계경기" 공모 특선당선작으로, 1972년부터 1986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사용하다가 1993년 국립민속박물관이 옮겨와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계단은 불국사의 청운교·백운교, 건물 중앙은 법주사 팔상전, 오른쪽은 금산사 미륵전, 왼쪽은 화엄사 각황전을 본떠서 디자인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전통 건축물이 아닌 거였네요. 제가 느낀 이질감의 이유가 이것이었나 봅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건축물을 바라보고 좌측으로 이동하면 우리가 보러 온 전시를 하고 있는 기획전시실을 갈 수 있는 곳입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상설전시관, 기획전시실, 어린이 박물관을 갈 수 있다는 표시를 볼 수 있고 매표소처럼 생긴 곳이 있는데 우리가 보러 온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는 무료 전시니까 그냥 죽 들어가시면 됩니다.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전시명: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전시장소: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
전시기간: 2024년 05월 03일 〜 2024년 08월 18일
전시내용: 우리 삶 속 고양이에 대한 재발견과 공존 모색
관람료: 무료
국립민속박물관 사이트에 있는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기획전시에 대한 설명을 가져왔습니다. '우리 삶 속 고양이에 대한 재발견과 공존 모색'에 대한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고 하는데 8월 18일까지 하는 기획 전시니까 제 글 천천히 보시고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삼청동 나들이 간다 생각하시고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전시실 입구에 가면 커다란 스크린에 뚫린 구멍 사이로 여러 종류의 고양이가 얼굴을 들이밀면서 반겨주는 것으로 전시는 시작됩니다.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는 다음과 같이 3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부 귀엽고 요망한 고양이
2부 안방을 차지한 고양이
3부 우리 동네 고양이
1부 귀엽고 요망한 고양이
귀엽고 요망한 고양이 전시에 대한 소개는 국립민속박물관 전시 소개에 대한 내용을 가져와 볼게요.
고양이는 일찍이 사람에게 길들여진 ‘개’와도 다르고 소, 닭, 돼지처럼 생산성을 가진 가축도 아니지만 사람의 곁에서 오랜 시간 함께 살아왔습니다. 늘 눈에 띄지만 쉽게 곁을 주지 않는 고양이는 사람을 애태우게 하는 신비스러운 매력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서는 쥐를 잡는 데 동원되기도 하고 도둑을 잡는 주술에 사용되기도 하며 사람에게 해코지하는 나쁜 존재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옛 그림과 문헌, 신문자료 속에 나타나는 귀엽고 요망한 고양이들의 모습과 그런 고양이에게 홀려 울고 웃었던 사람들의 기록을 들여다봅니다.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이쁜 고양이 사진과 함께 고양이를 부르는 지역별 방언에 대한 내용도 볼 수 있고 여러 종류의 고양이 모형이랑 그 모형에 실제 고양이 털을 붙인 거겠죠? 부드러운 고양이 털을 만져 볼 수도 있었는데요. 그중 눈에 띄는 젖소 Bicolor(Cow)에 대한 설명이 있었어요.
흰색 털 바탕에 검은색 얼룩무늬가 있다. 입가에 점처럼 검은색 털이 부분적으로 있는 고양이를 짜장이라 한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도 길고양이가 두 마리가 있거든요. 짜장이와 짬뽕이. 그런데 짜장이가 딱 저렇게 생겼는데 그게 우리만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원래 저런 고양이를 짜장이라고 부르는 거였군요. 처음 알게 된 내용이 저는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역사 속 고양이들에 대한 자료와 고양이가 그려진 그림들에 자료와 설명도 볼 수 있었고
고양이와 장례에 대한 미신 같은 이야기들 그리고 고양이에 대한 여러 속설들에 대한 내용들도 알아볼 수 있었고요. 처음 보는 영화인 이용민 감독의 '살인마'(1965)에 대한 영상과 스틸 컷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많은 여인의 혼백이 복수를 마친 뒤에야 이승을 떠난다는 한국 고전공포 영화의 공식을 정립한 건 ‘살인마’(1965ㆍ김영한의 ‘목 없는 여살인마’(1985)로 리메이크된다)에서였다. 시어머니와 육촌자매의 공모로 독살당한 옛 아내의 원혼이 고양이로 환생해 복수한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고딕풍의 서구 공포영화를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래설화의 토속적 색채를 가미해 한국 공포영화가 갈 길을 노정한 이정표가 되었다. 출처: 한국일보
관람하는 사람들 중에서 어린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은 전설의 고향 느낌이 나는 흑백영화가 아이들이 무서워서 울까 봐 이 구간은 빠르게 지나치는 분이 많았는데요. 저도 잠깐 봤는데 오~ 집에서 불 끄고 보면 무서울 거 같긴 했습니다. 이 외에 고양이 고기가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속설 때문에 이를 유통 및 판매했다는 실제 신문기사도 볼 수 있었는데 이게 무려 2015년 기사라니...
2부 안방을 차지한 고양이
1부 귀엽고 요망한 고양이 전시 공간이 지나고 바로 이어지는 2부 안방을 차지한 고양이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야옹! 나는 고양이다옹. 인간들은 모르고 있겠지만 우리는 지구를 정복할 계획을 세웠다냥. 우리가 마루 밑에서부터 안방 이불속으로 파고들기까지 너희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를 쓰다듬으며 귀여움에 취해 먹을 것과 잠자리를 내어주게 될 것이다냥. 대신 우리도 인간들이 목욕을 시키거나 억지로 안아 올려 뽀뽀를 하는 등 온갖 수모를 참아주고 있다옹. 아직까지는 알랑거리는 저 개들을 좋아하는 인간들이 더 많지만 언젠가 지구를 정복하고 인간의 애정을 우리가 독차지할 때까지 우리는 기회를 노릴 것이다냥.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커다란 집 모양을 하고 있는 전시 공간을 들어가면 본격적인 안방을 차지한 고양이 전시를 볼 수 있는데 그전에 먼저 벽에 붙어 있는 고양이 신조어들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내용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집사'가 뭔지는 알았는데 '캔따개'라는 말은 몰랐거든요. 그런데 이건 집사보다 더 낮은 의미던데요. 고양이를 위해 통조림을 따주는 용도의 사람이라는 의미로 캔따개라고 불린데요. 와~ 다음 생에는 훌륭한(?) 집사가 있는 집의 고양이로 태어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는 제리가 못 된 고양이 톰을 혼내주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요즘 다시 보는 톰과 제리는 영악한 제리가 톰을 괴롭히는 불쌍한 톰의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된 톰과 제리 피규어도 볼 수 있고요.
집 안에 들어가면 커다란 벽으로 이루어진 스크린에서는 보고 있으면 그냥 미소가 지어지는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에서의 고양들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고
이번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전시의 가장 핫한 포토존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포토존 때문에 집 입구에 줄이 길게 생겨 있는데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 아이들도 사진은 남겨야죠. 줄 서서 아내와 저는 양쪽에서 빠르게 아이들 사진을 남기고 이동합니다. 만약 제 포스트를 보고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전시를 보러 가실 분들이라면 여기서 꼭 인증 사진은 남겨 보시기 바라요.
이렇게 집을 지나쳐 나오면 다양한 고양이와 관련된 책도 있으니까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고양이 관련 책을 읽어보시는 시간도 가질 수 있습니다.
3부 우리 동네 고양이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의 마지막 3부 우리 동네 고양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완전한 야생 동물도 아니지만 완전히 길들여지지도 않은 채로 인간의 주변에 살고 있는 ‘경계 동물’입니다. 고양이가 집 안이나 길 위, 어디에 살든지 우리와 함께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길이 아닌 우리 동네에 사는 ‘동네 고양이’와, 동네 고양이를 위한 활동을 하는 ‘고양이 활동가’ 들이 있습니다.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우리 고양이 자랑대회에 출품된 이쁜 고양이 사진들을 계속 볼 수 있고요. 그 옆에 고양이 언어 능력 시험에서는 객관식의 고양이 언어 문제를 통해 집사로서의 자격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요. 아내와, 아이들이 함께 푼 점수는 80점이었답니다.
그 옆에는 고양이 발자국을 따라 걸어 볼 수 있는 공간도 있고
길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화두도 던져 주고 있습니다. 저는 집사를 자처할 정도로 고양이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 당연히 고양이 집사도 아니지만 재미있고 즐겁게 보고 온 전시회였습니다.
요즘 같이 야외활동이 힘든 날씨에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무료 전시회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거 같은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전시입니다. 8월 18일까지 진행되는 전시회니까 늦기 전에 한 번 다녀오시는 거 추천하면서 오늘의 포스트는 여기까지,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고, 재미있게 보셨다면 구독과 ❤️ 클릭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