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집에 혼자 있게 된 가람이 덕분에 연차를 쓰고 아빠와 아들 단 둘이 시간을 보냈었죠. 그때 다녀왔던 만화카페 벌툰에 대한 포스팅은 발행을 했는데요.
만화카페를 나와서 밥 먹으러 다녀온 곳을 아직 포스팅을 안 했네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때 다녀온 인도 레스토랑 수엠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여기 맛있던데요.
수엠부 발안점
수엠부 발안점
방문일: 2024년 08월 16일
위치: 경기 화성시 향남읍 발안양감로 193 에코프라자 2층 203호 (우) 18606
가람이한테 뭘 먹냐고 물어봤는데 역시나 나오는 대답은 뻔했어요. '초밥'. 가람이는 뭘 먹고 싶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초밥, 아니면 우동을 말하는데 또 막상 다른 걸 얘기하면 잘 먹거든요. 이날도 뻔한 초밥을 이야기하길래 맨날 먹는 거 말고 새로운 거 먹으러 가자고 하면서 살살 꼬시기에 돌입했습니다. 처음 들어본 인도 음식이라는 말에 살짝 거부감을 표하긴 했지만 새로운 걸 먹어보면 실패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맛있는 걸 찾을 수도 있진 않겠냐는 말에 도전해 보기로 결정하고 찾은 곳이 수엠부 발안점이었어요.
오후 3시가 넘은 시간이라서 그런 걸까요? 들어갈 때 손님이 없어서 브레이크 타임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주방에서 나오시면서 반갑게 인사를 해 주시고 안에서 기도를 하던 분은 급하게 정리를 하면서 반겨주셨습니다. 참! 여기 직원 분들이 전부 한국 분이 아니에요. 그래서 여기 현지인 분들이 운영하는 곳인가? 싶어서 찾아봤는데 체인점이더라고요. 체인점인데 외국분들만 직원으로 채용을 하는 걸까요?
독특한 분위기에 가람이도 두리번거리면서 긴장을 하고 있는 사이에 메뉴판이 도착했고 뭘 먹을지 살펴봅니다. 가람이는 '이게 다 뭔가?' 싶은 표정으로 살펴보고 저는 처음 온 가람이가 거부감 없이 먹을만한 치킨 종류로 메뉴를 고르다가 선택한 메뉴는 커플 세트 메뉴 A였어요. 그런데 주문을 하는 과정에서 소통 오류가 발생했고 결국 커플 세트 메뉴 B를 받아보게 됐습니다. 두 메뉴 사이 큰 차이점은 세트 A에는 탄두리 왕새우가 세트 B에는 마라이 티까가 나와요.
커플 세트 메뉴 B
커플 세트 메뉴 B의 시작은 샐러드로 시작합니다. 샐러드랑 오이, 고추 피클은 평범합니다. 피클은 가공품인 거 같고 샐러드는 저만 먹었어요. 가람이가 생 양배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이건 전부 제 겁니다.
차례대로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커다란 난이 두 장 나오고 치킨 커리랑 사모사가 먼저 나왔어요. 그리고 밥도 한 그릇 나왔는데요. 저는 그래도 몇 번 먹어본 인도 음식이지만 처음 보는 가람이에게는 신세계인가 봅니다. 이건 뭐고, 저건 뭐고 질문이 쏟아집니다.
치킨 커리는 설명을 해줬는데 사모사는 저도 처음 보는 음식이라 잘 모르겠어요. 이럴 때는 일단 메뉴판을 살펴봅니다. 이게 제일 확실하죠. 사모사는 '감자와 완두콩을 넣어 만든 인도식 만두'라고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요.
그럼 식사를 시작해야죠. 난을 치킨 커리에 찍어서 먹으라고 알려주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건넸습니다. 치킨 커리에 조금 찍어서 먹어보더니 "맛있다"를 연발하며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합니다. 난이라는 게 정말 별 거 없는 음식인데 이렇게 인도식 커리에 찍어먹으면 꽤 맛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도 잘 맞는 거 같아요.
그리고 이번에는 탄두리 치킨입니다. 커플 세트 메뉴 B에 나오는 마라이 티까도 2 조각이 함께 나왔는데요. 마라이 티까는 저도 처음 보는 음식이라 이번에도 메뉴판을 찾아봤어요. '닭살 고기를 연한 향신료에 재워 탄둘에서 구워낸 치킨'이라고 합니다. 메뉴판에는 탄둘이라고 적혀 있는데 탄두르가 맞는 거겠죠? 탄두르는 원통형의 점토로 만든 항아리 가마 형식 오븐을 말하는데요. 메뉴판을 보면 티까와 마라이 티까 두 가지가 있는데 티까는 향신료의 향이 센 편이고 마라이 티까는 향신료를 연한 걸 사용한 차이인 거 같아요.
그래서 전체적인 상차림을 보면 이 정도가 됩니다. 샐러드, 사모사 2개, 마라이 티까 두 조각, 탄두리 치킨 반마리, 치킨 커리, 난, 밥, 그리고 음료까지 나오는 구성으로 가격은 45,000원. 둘이 먹기에 양이 부족하지는 않고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구성이라는 생각입니다.
저랑 가람이 모두 가장 좋아한 건 난을 치킨 커리에 찍어 먹는 거였어요.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인도식 커리에 난 찍어 먹는 게 꽤 맛있습니다. 인도 음식을 처음 먹는 초등학생 입맛에도 너무 맛있었나 봐요. 반면 감자와 완두콩을 넣어 만들었다는 인도식 만두인 사모사는 2개만 나온 게 딱이었습니다. 겉은 바삭한데 속은 촉촉이 아니라 뻑뻑한 식감이라 저나 가람이의 취향은 아니었어요. 탄두리 치킨은 치킨인데요. 맛없기 힘들죠. 튀긴 게 아닌 탄두리에 구워낸 치킨이라 느끼함은 적고 독특한 향신료의 그 향도 저나 가람이 모두 거부감 없이 맛있게 잘 먹을 수 있는 치킨이었습니다. 살을 발라내 난에 쌈 싸 먹듯 먹는 것도 별미였고요.
배가 불러도 남은 치킨 커리를 포기할 수 없었나 봐요. 밥까지 말아서 남기 없이 싹 비워낸 치킨 커리를 마지막으로 부자의 첫 인도 음식 식사는 끝이었는데요. 나오면서 다음에 초밥이랑, 인도 요리 둘 중 뭘 먹을래?라는 질문에 점심에 인도 음식 먹고 저녁에 초밥 먹으면 된다는 현답을 내놓는 가람이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면서 이 날 늦은 점심 식사는 성공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