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내에게 날아온 메신저 메시지 속 링크 하나, 들어가 보니 '레고 아이디어 21333 빈센트 반 고흐 - 별이 빛나는 밤' 판매 페이지가 보입니다. '이걸 왜?'라는 생각으로 뭔지 물어보니 가지고 싶다고 하네요. 평소 뭐 사달라고 하는 사람도 아닌데 이런 걸 보냈다는 건 정말 갖고 싶다는 겁니다. 바로 선물하기로 주문을 했어요.
그리고 도착한 '레고 아이디어 21333 빈센트 반 고흐 - 별이 빛나는 밤' 레고가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와~ 생각보다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크네요. 당일 개봉은 못 하고 아내는 건드리지 말라고 개봉부터 조립까지 혼자 하겠다고 저와 아이들에게 단단히 경고를 합니다.
그리고 3일이 지난 토요일에 본격적으로 조립을 시작합니다. 슬쩍슬쩍 보니까 설명서 두께도 상당하고 챕터별로 브릭이 개별 포장되어 있어서 확실히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제품입니다.
사실 저는 그림에 전혀 관심이 없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그림에 관심이 있는 편이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나서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어릴 때는 종종 미술관 탐방을 다니기도 했죠. 요즘은 디지털 미술전도 있어서 저도 다른 의미로 그림을 즐기는 재미를 조금 느낄 수 있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전에 이미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그런 저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그림이죠. 밤하늘 속에서 빛나는 별의 풍경을 그린 빈센트 반 고희의 그림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별이 빛나는 밤을 레고는 어떻게 표현을 했을지 궁금해하며 아내의 조립이 끝나길 기다립니다.
그런데 역시 몇 시간 만에 뚝딱 만들 수는 없더라고요. 주말에 몇 시간 그리고 퇴근 후 틈 날 때마다 이어가던 아내의 조립은 1주일이 조금 넘게 걸려서 완성이 되었습니다. 조립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기만 한 제가 보기에 조립의 난이도가 있다거나 조립의 재미가 뛰어난 제품은 아닌 거 같아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밤하늘의 조립은 정말 단순 조립의 반복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와중에 아내가 빼먹고 조립한 게 나중에 발견돼서 중간에 다시 부수고 조립하는 과정이 있어서 약 8일 만에 완성된 '레고 아이디어 21333 빈센트 반 고흐 - 별이 빛나는 밤'은 비록 만드는 재미는 부족할지 몰라도 만들고 나면 보는 재미는 확실한 제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그림을 잘 모르는 저도 알고 있는 '별이 빛나는 밤'을 입체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에요. 물론 원작의 색감을 구현했다고는 못 하겠지만 딱 보는 순간 바로 '별이 빛나는 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11개의 별과 하나의 달 그리고 하늘을 향해 뻗어가는 삼나무와 작은 마을까지 놓친 곳 없이 깨알같이 구현을 해 놓았습니다. 거기에 레고의 재치일까요? 레고 피규어를 토해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리고 그것이 확대되어 거대하게 출력되는 듯한 설정까지 해 놓았습니다.
레고에서 만든 21세기의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듯한 느낌의 입체 풍경화라고 할까요? 빈센트 반 고흐가 커다란 디스플레이에 그림을 그리면 그 그림이 바로 거대한 디스플레이에 3D로 출력되는 느낌입니다. 지금 이 레고는 우리 집 중문 앞에 전시되어 있어서 집에 들어올 때 한 번씩 보게 되는데 이런 레고라면 확실히 보는 맛(?)이 있는 작품인 거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