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날 가슴 뛰게 만든 그 말 "윤희에게, 잘 지내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데…
줄거리를 보니 뭔가 애틋한 추억, 사랑, 그리고 따스함이 느껴질 거 같았습니다. '필름 카메라', '편지', '딸', '여행', '첫사랑의 기억' 이런 단어들을 보면서 저만의 상상을 그리며 영화를 찾았고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는 걸 알고 지난 설 연휴 영화 '윤희에게'를 집에서 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 상상은 제 착각이었고 어둡고, 어렵고, 결코 재미있다고 하기 힘든 영화 '윤희에게'를 본 이야기를 제 느낌만 간단하게 적어 보려고 합니다.
윤희에게 Moonlit Winter 2019
위에 언급한 단어들 외에도 이 영화를 보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김희애 배우 님이 주연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포스터와 스틸 사진에서 김희애 님이 리코 FF-700 카메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장면이라던가 긴 코트를 입고 눈 쌓인 거리에 서 있는 장면들에서 저는 오랜만에 따스한 영화 한 편을 보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영화의 시작부터 제 생각과는 다르게 어둡고 답답함이 느껴졌어요.
윤희에게 Moonlit Winter 2019
통근용 밴을 타고 공장 식당 일을 하기 위해 출근하는 윤희, 일하는 것, 출퇴근하는 모습 모든 것에서 삶의 무게를 느껴지게 하는 장면들로 시작한 영화는 전 남편, 딸 새봄과의 거리가 느껴지는 대화로 이어지며 영화 초반에 먹먹함이 느껴지는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편지···
쥰이 아닌 쥰의 고모가 부친 한 통의 편지는 윤희가 아닌 윤희의 딸 새봄이 읽게 되고 새봄은 그 편지를 엄마에게 전달하지 않고 엄마와 함께 일본 여행을 갈 계획을 세웁니다. 그 편지 한 통의 내용만 가지고 왜 남자친구까지 동원해서 엄마와 여행을 가고 쥰을 먼저 만나고 엄마와 쥰을 만나게 하려고 했는지 그 이유를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엔딩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연출이었을까요?
윤희에게 Moonlit Winter 2019
그렇게 영화 중반이 지나도록 저는 모르겠는 이야기들이 계속 전개됩니다. 그렇게 한국에서의 윤희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일본에서는 쥰 역시 자기에게 무관심한 아빠를 따라서 일본으로 이민을 가고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살았다는 거 그리고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어둡고 공허함이 느껴지는 장면들로 영화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 나갑니다.
결국 새봄의 역할로 엄마 윤희는 첫사랑 쥰을 다시 만나게 되면서 영화의 주 이야기는 마무리되고 한국으로 돌아온 윤희와 새봄은 새로운 곳에서 초반 어둡고 공허함이 느껴지던 분위기를 벗어나 조금은 밝아진 분위기로 영화가 끝이 나는데요.
윤희에게 Moonlit Winter 2019
저는 이 이야기들이 너무 답답하고 이해가 안 되고 어렵게만 느껴졌고 줄거리에서 이야기한 첫사랑의 대상이 쥰이었다는 것에 사실 좀 놀랐고 어쩌면 영화를 보면서 내가 느낀 약간의 거북함의 이유가 그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가 저에게는 너무 어려워 다른 리뷰 글들을 찾아봤는데 저와는 다르게 영화 평이 상당히 좋고 제가 이해가 안 되고 어렵게 느껴졌던 부분들이 해소되는 것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어렵고 어두운 영화라는 건 여전하네요.
윤희역의 김희애 님 연기에 감탄하고 영화에서는 처음 본 새봄 역의 김소혜 님도 연기 잘하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이야기와 상관없이 영화 속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은 영화로 기억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