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닭구이도 좋지만 반찬들이 너무 훌륭한 당치민박산장입니다.
전남 구례를 다녀왔습니다. 구례군은 16년 만에 방문하는 거 같습니다. 1~2명이 이동할 때는 기차나 버스도 괜찮지만 4명이 이동할 때는 직접 운전해서 가는 게 비용적으로는 이득입니다. 저만 조금 피곤하면 됩니다. 중간에 휴게소를 두 번이나 들러서 내비게이션이 알려줬던 애초 시간보다 1시간 반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예약한 시간보다 늦지 않게 30분 일찍 도착한 곳이 당치민박산장입니다.
당치민박산장
- 당치민박산장
- 방문일: 2025년 05월 05일
- 위치: 전남 구례군 토지면 당치길 145 (우) 57622
가는 길이 수월하지는 않습니다. 경사도 꽤 크고 운전에 서툰 분들은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은 코스입니다. 별도의 주차 공간이 있지만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주차장에 주차를 했지만 밥을 먹는 중에 보니 주차장이 모자라서 길가에 차들이 주차가 되어 있습니다. 당치민박산장은 위 사진에서처럼 좌측과 우측으로 나뉘어 있고 아마도 우측에서 민박도 하는 거 같긴 한데 민박손님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당치민박산장의 메뉴는 산닭구이(70,000원), 항아리 오리훈제 (75,000원), 도토리묵(13,000원), 파전(15,000원), 막걸리(10,000)가 있고 제철특산물(담금주, 꿀, 곶감, 건나물)은 싯가라고 적혀 있습니다. 우리는 산닭구이 하나를 미리 예약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예약 시간이 될 때까지 주변을 산책하다가 자리를 안내받았습니다. 우리 자리는 아래쪽에 있는 비닐하우스입니다. 전에는 비닐이 없었다던데 산벌레 때문인지 비닐이 씌어 있습니다. 반투명 비닐이라 밖이 아예 안 보이는 건 아니지만 비닐이 없으면 확실히 경치가 훌륭한 곳입니다.
산닭구이
먼저 반찬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반찬 만으로도 밥 한 공기 뚝딱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역시 지리산을 품고 있는 곳이라서 그런 걸까요? 다양한 나물들이 많습니다.
뽕잎 장아찌와 4가지 나물 무침, 도라지 정과와, 곶감 장아찌도 나옵니다. 곶감 장아찌 저는 여기서 처음 먹어봤는데 달달하니 맛있습니다.
깍두기와 배추김치는 직접 잘라먹으면 되고 특이하게 토마토 장아찌도 있습니다. 저랑 가람이가 제일 좋아한 매실 장아찌도 있고 조금 늦게 참나물 무침도 나왔습니다. 이런 나물이나 장아찌들 저랑 아이들도 맛있게 먹었지만 특히 아내가 정말 좋아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나물 반찬들로 눈과 입이 즐거울 때 닭고기가 등장합니다. 크게 부위별로 잘라 초벌 구이한 상태로 도착합니다. 휴대용 가스버너로 불을 붙여 돌판을 달궈준 후 닭을 돌판에 올려줍니다. 닭다리 뼈만 가위로 잘라 제거하고 나머지 부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익혀 줍니다. 껍질 있는 부분은 조금 오래 익히고 순살 부분을 먼저 먹으면 됩니다.
여긴 굵은소금이 나오는데 이 굵은소금에 살짝 찍어 먹고 김치 또는 나물에 싸서 먹기도 합니다. 다양한 나물과 닭구이를 싸서 먹어도 맛있고 상추에 이것저것 다 넣고 한 번에 싸 먹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그냥 들고 뜯어도 당연히 맛있습니다.
산닭구이를 다 먹고 나면 닭죽도 나오는데 이 닭죽도 맛있습니다. 우리 가족 중에 먹는 양이 가장 적은 아내가 닭죽 맛있다며 한 그릇 더 먹었습니다. 당치민박산장에 나오는 대부분의 반찬과 닭죽도 무료 추가가 가능한데 이걸 가져다 먹는 동선이 복잡합니다. 김치와 매실 장아찌는 아래 건물에 가서 가져와야 하고 다른 나물들은 위 건물에 가서 가져와야 합니다. 닭죽도 위 주방에서 가져와야 하고 계산은 아래 건물에서 합니다. 이걸 알면 조금이라도 편하겠지만 모르면 밥 먹다 말고 위아래를 왔다 갔다 해야 합니다.
닭구이는 솔직히 맛 자체가 훌륭하다 그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평소 생활권에서 이런 닭구이를 먹기 쉽지 않고 경치 좋은 곳에서 다양한 나물과 장아찌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구례, 지리산 여행을 오신다면 한 끼 식사하러 들르시면 괜찮은 곳인 건 맞는 거 같습니다.
이번 포스트는 여기까지,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고, 재미있게 보셨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