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저는 2016년에 조립한 데스크톱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며칠 전 갑자기 PC가 버벅거리기 시작하더니 심지어 다운이 됐어요. 출근 시간이라 일단 출근하고 다음 날 다시 PC를 켰는데 이번에도 너무 심하게 버벅거리길래 혹시나 하고 HWiNFO64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CPU 온도를 확인했더니 94도에서 100도를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그때만 해도 단순히 '청소를 안 해서 그런 걸까?'라는 생각에 퇴근길에 에어 스프레이를 사서 청소를 하려고 PC를 거실로 옮기는데 헉! PC에서 물이 떨어집니다. ㅡㅡ;
그동안 사용한 쿨러는 GAMER STORM MAELSTROM 240T BC 009라는 수랭식 쿨러를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기록을 보니 그 당시 [A등급]이라고 적어 놓은 걸 보니 리퍼나 중고를 구매했었나 보네요. 이동하는 중에 PC에서 물이 흘러서 바닥이 젖는 걸 보고 순간 어찌나 놀랐던지, 다행히 다른 고장은 없었지만,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냉각 성능은 공랭식 쿨러보다 좋다고 하지만 PC를 자주 업데이트하거나 바꾸지 않고 저처럼 한 번 사서 못 쓸 정도로 성능이 떨어지거나 고장 날 때까지 쓰는 사람에게는 고장 시 부품 하나의 고장이 아닌 PC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좀 그렇더라고요. 앞으로 수랭식 쿨러는 안 쓸 거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PC를 조립할 당시에 사 두었던 써모랩 TRINITY 트리니티 쿨러가 있어서 교체 작업을 진행했어요. 2016년 당시에 이 쿨러를 먼저 샀다가 GAMER STORM MAELSTROM 240T BC 009 구하게 되면서 봉인 씰도 안 뜯고 보관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자 그럼 고장 난 GAMER STORM MAELSTROM 240T BC 009 분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큼직한 상단의 팬 2개를 분해하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하는데 작업 중에 케이스 상단 분해하면서 고정 플라스틱 하나는 부러지기까지 했네요. 한 3년 만에 분해를 하다 보니 상단부 분해하는데 나사가 하나 있는지 모르고 힘주어서 분해했더니 나사를 고정하는 플라스틱이 부러져 버렸어요. 뭐 다른 고정부가 있어서 큰 문제는 아니지만, 마음의 상처가... ㅜㅜ
힘들게 분해 작업이 완료됐습니다. 이제 새로운 쿨러 조립하는 작업이 남았네요.
GAMER STORM MAELSTROM 240T BC 009 수랭식 쿨러를 장착하면서 케이스에 있던 상단 2개 후면 1개의 쿨러를 제거했었는데 케이스가 휑 하네요. CPU에 있는 서멀 구리스도 아직 굳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쿨러를 장착하면서 도포를 다시 할 생각으로 한번 닦아냈어요.
자~ 그럼 새로 장착할 써모랩 TRINITY 트리니티를 열어볼까요. 상자를 열었더니 가장 위에 설치 설명서가 보이네요.
구성품은 이렇게 쿨러 본체와 설치 설명서 그리고 장착에 필요한 가이드와 각종 나사가 전부예요. 그런데 쿨러가 진짜 크네요. 이렇게 큰 쿨러 저는 처음 봅니다. 열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쿨러에 스마트클립이라는 고정대를 나사를 이용해서 장착해 줬어요. 쿨러에 동파이프까지 있는 거대한 쿨러, 적어 놓은 자료를 보니 가격도 저렴한 편은 아니네요. 물론 고장 난 수랭식 쿨러보다는 저렴하지만요. ^^;
꽤 오래 걸려서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고정할 것도 없고 집에 있는 드라이버도 불편해서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겨우 교체 작업이 완료됐네요. 쿨러 교체하느라 지쳐서 케이스 후면의 냉각팬만 설치하고 상단에 2개 팬 자리를 그냥 비워 뒀는데 뭐 큰 문제없겠죠?
다행히 온도가 많이 낮아졌어요. 정말 하드 한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굳이 수랭식 쿨러를 사용할 필요는 없을 거 같네요. 공랭식 쿨러도 이 정도로 쾌적한데 말이죠. 지금 데스크톱에서 포스팅 작업 중인데 세상 조용하네요. 쿨러 고장 났을 때 소음도 엄청났었거든요. 하긴 CPU 온도가 100도까지 치솟으니 팬들이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었겠죠. 다른 부품들 이상 없어서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2016년에 못 산 그래픽 카드를 여전히 못 사고 있네요. 이 정도 사양에 이렇게 좋은 쿨러까지 있는데 그래픽 카드가 없어요. 더 늦기 전에 그래픽 카드 하나 달아 줘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