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충무로로 출퇴근을 하면서 좌석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데 좌석버스에서 백팩을 메니까 많이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핍스 에센셜 메신저 백을 구매하고 짐을 줄인다고 줄였는데 백팩을 메고 다닐 때는 무겁다고 생각하지 않던 키보드가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휴대성을 생각하면서도 기계식 키보드의 그 매력을 포기하지 못해서 구매한 건데 말이죠.
그래서 위 두 개 소품(?) 탭텍과 블루투스 마우스를 두고 하나만 가지고 다니기 위해서 키보드를 하나 구매했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키보드 구매의 합리화를 위해 쓸데없는 내용을 참 길게 쓰고 있었네요. ㅋ
아무튼 그래서 구매하게 된 씽크패드 트랙포인트 키보드 2가 도착을 했습니다. 이 제품은 씽크패드를 사용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마 많은 분들은 잘 모르는 제품일 거예요. IBM에서 만들어져서 지금을 레노버로 넘어간 씽크패드 노트북의 키보드를 똑 떼낸 제품이 바로 이 씽크패드 트랙포인트 키보드랍니다.
예전에는 울트라나브라고 했었는데 이름이 바뀌었나 보네요. 현재 정식 명칭은 씽크패드 트랙포인트 키보드(ThinkPad TrackPoint Keyboard)랍니다. 그 2세대 제품인 거죠. 포장 박스는 고급스럽진 않아요. 그냥 두꺼운 종이 상자에 품질보증서는 상자 밖에 붙어 있고 봉인 씰로 Lenovo라고 거대하게 적혀 있는 스티커가 붙어 있어요.
Lenovo 스티커를 잘 잘라내고 여는 순간, 아~ 저 솔직히 저 포장 박스 보고 실망했거든요. 그런데 오~ 키보드 실물을 보는 순간 "아~ Lenovo는 환경을 사랑하는 회사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키보드 자체는 진짜 보는 순간 너무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씽크패드 트랙포인트 키보드 2의 구성품입니다. USB Type-A와 USB Type-C로 구성된 충전 케이블 그리고 두 가지의 설명서 그리고 키보드 본품으로 정말 단순하게 들어있습니다.
네 이 키보드는 최신 출시된 제품답게 USB Type-C 충전단자를 제공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단순히 충전만 가능하고 케이블을 이용한 유선으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에요.
그럼 키보드를 자세히 한 번 볼까요. 딱! 보기에도 단단하고 튼튼해 보이지 않나요?
씽크패드 키보드의 특징이자 제가 장점으로 생각하는 점이 바로 키보드 중앙에 있는 이 트랙포인트, 한국에서는 일명 빨콩이라고 불리는 게 바로 이건 데요. 제 첫 노트북은 레노버가 아닌 IBM의 씽크패드였는데 그때 처음 접한 이 빨콩이라 불리는 트랙포인트가 정말 너무 편했었거든요. 게임할 때를 제외하고는 마우스가 필요 없을 정도였죠.
터치패드 대신 트랙포인트와 트랙포인트용 이 3 버튼의 활용성은 정말 최강입니다. 물론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한 번 적응만 되면 터치패드는 물론 마우스도 필요가 없을 정도고 첫 노트북인 씽크패드를 바꾸고 다른 제조사의 노트북을 사용할 때 가장 큰 불만이 트랙포인트였으니까요. 손가락이 키보드를 벗어나지 않고 모든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은 정말 유용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어떤 PC나 노트북을 사용해도 트랙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네요. d( ̄◇ ̄)b
씽크패드 키보드의 키감이 좋다는 건 많은 리뷰에서도 확인할 수도 있어요. 저는 씽크패드 키보드를 오랜만에 사용하는 거고 최근 몇 년 동안 기계식 키보드만 사용 중이었기 때문에 씽크패드 트랙포인트 키보드 2를 개봉하고 첫 타건을 했을 때는 '아~ 역시 기계식에 비해서는 조금 부족한 건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오타가 조금 나더라고요. 하지만 금세 적응이 되고 나서는 확실히 다른 노트북 키보드와 비교했을 때 비해 조금 묵직한 느낌의 타건감이 좋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 위아래가 제대로(?) 분리되어 있는 방향키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현재 근무지에서 사용 중인 HP 노트북의 한 키를 쪼갠 위아래 방향키는 정말 최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씽크패드의 각종 설정 버튼들은 대부분 상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좌측부터 연결 옵션 선택 기능이 있는 슬라이드 방식의 버튼이 있고 그 옆에는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옵션을 선택하는 슬라이드 버튼이 자리 잡고 있어요. 연결 옵션 슬라이드 버튼은 페어링을 할 때 화면 기준 좌측으로 잠시 당겨두고 있다가 놔주면 페어링 모드로 진입합니다. 버튼 동작 방식이 블루투스와 리시버 모드는 딱 고정되는 방식이고 페어링은 스프링처럼 당겼다가 놔주는 방식으로 동작하네요.
씽크패드 트랙포인트 키보드 2는 위에서 이야기한 대로 두 가지의 무선 방식을 지원합니다. 블루투스와 리시버를 통한 방식인데요. 리시버는 이렇게 키보드 위에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분실의 위험도 적고 블루투스가 없는 PC에도 리시버를 이용하게 쉽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사진이 어두워서 잘 안 보이는데 리시버 좌측에 충전을 위한 USB Type-C 단자가 있어요.
하단에는 미끄럼 방지를 위한 고무판이 있고 1단계 높이 조절이 가능한 키보드 다리가 있어요. 저는 이걸 높이고 사용하면 불편해서 거의 사용은 안 하지만 없어서 못 쓰는 것과 있는데 안 쓰는 것 중에는 당연히 있는데 안 쓰는 게 좋죠.
키보드 우측 상단에는 작은 LED가 하나 있는데 이 LED를 통해 전원 상태와 연결 상태 배터리 부족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요. 스펙상 배터리는 최대 1개월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구매 후 완충하고 5일간 사용했는데 당연히 배터리 부족 표시는 확인하지 못했네요. 신뢰감을 주는 마감과 만족스러운 키감 등 대부분 아주 만족스러운 키보드이긴 한데 모든 제품이 그렇듯 단점이 없는 건 아니죠. 전체적으로 만족스럽긴 해도 현재 제가 느끼는 단점은 부담스러운 가격과 무게예요.
Vinpok TAPTEK 빈폭 탭텍
마이크로소프트 스컬프트 콤포트
ThinkPad TrackPoint Keyboard II 씽크패드 트랙포인트 키보드 2
530g
135g
490g
무게 비교표를 보면 빈폭 탭텍과 40g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요. 스컬프트 콤포트 마우스까지 합해야 175g이 줄어 들은 거네요. 물론 부피는 압도적으로 줄었지만 생각보다 씽크패드 트랙포인트 키보드 2가 많이 무겁더라고요. 처음에 들어보고는 살짝 놀랄 정도였거든요.
글 처음에 이야기했듯 씽크패드 트랙포인트 키보드 2를 구매한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가지고 다니던 탭텍과 스컬프트 콤포트 마우스 대신 하나의 키보드로 무게를 줄이려고 했던 건데 이 부분이 아쉽긴 하네요. 아직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만 사용해 보고 윈도우에 연결해서는 사용한 적이 없는데 제가 더 충분히 써보고 더 말할 게 있으면 사용기를 한 번 더 작성해 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