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의 절반이 지난 목요일. 저는 어제 연차였어요. 딱히 뭔가를 하기 위한 게 아니고 쉬려고 낸 연차이긴 했지만 그제 출근해서 어제 새벽에 퇴근을 하는 바람에 하루 종일 자다 깨다만 반복하면서 하루를 보냈네요. 이 와중에 회사에서 전화는 계속 오고 말이죠.
그렇게 잠으로 하루를 보내고 출근을 해야 하는 목요일. 와~ 비가 엄청 내리고 있네요. 바람도 심하고 글 쓰다가 이게 뭔 소리인가 싶어서 베란다를 나갔더니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출근은 해야 한다는 거.
추황
방문일: 2021년 05월 25일
위치: 서울 구로구 디지털로 26길 123 코오롱지플러스타워 103호 (우) 08390
이런 비 오는 날과 잘 어울릴 거 같은 메뉴를 제가 또 화요일에 먹었다는 거 아닙니까. 전에 얼큰함을 제대로 느끼며 맛있게 먹었던 얼큰 추어탕을 먹었던 그곳. 추황에서 이번에는 뚝배기 떡볶이를 먹었는데요.
첫 방문 때 한 번 먹어볼까 했었는데 탐방원들이 전부 추어탕을 시키기도 했고 사진도 없어서 그냥 얼큰 추어탕을 먹었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뚝배기 떡볶이 사진까지 딱! '이건 먹어야겠다' 싶어서 다른 탐방원들은 추어탕을 시켰지만 저는 꿋꿋하게(?) 뚝배기 떡볶이를 주문했습니다. 궁금하니까 먹어야겠더라고요.
먼저 기본 반찬 가지가 나왔는데 그러고 보니 전 이 반찬들 사진만 찍고 하나도 안 먹었네요. 떡볶이 먹느라 바빴습니다.
그리고 이게 뚝배기 떡볶이 전용 밥. 직원 분이 주문받을 때 일반적인 공깃밥을 3개 가지고 오셨다가 제가 뚝배기 떡볶이를 주문하니까 하나를 다시 가져가시더라고요. 제가 순간 당황했어요. 밥 안 주는 줄 알고요. 그래서 "뚝배기 떡볶이도 밥 나오는 거 아니에요?"라고 물으니까 직원분도 살짝 당황하신 듯하더니 "뚝배기 떡볶이 밥 나와요. 이거 말고 다른 밥 드릴게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두 번째로 가져오신 밥이 바로 요거. 뚝배기 떡볶이 전용 밥이랍니다.
탐방원들의 추어탕이 먼저 나오고 잠시 후 제가 주문한 뚝배기 떡볶이가 나왔습니다. 뚝배기 떡볶이 사진에는 없던 라면이 위에 얹어서 나왔네요. 라면은 따로 삶아서 뚝배기 떡볶이 조리가 끝난 후 위에 살짝 얹은 것 같죠?
뚝배기에 담겨 나온 만큼 보글보글 끓고 있는 뚝배기 떡볶이. 보글보글이든 바글바글이든 일단 끓고 있다면 연사로 찍어주는 것이 인지상정. 바로 연사 촤르륵. GIF 변환 작업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제법 먹음직한 비주얼이죠?
라면을 떡볶이 국물에 비벼주면서 이것저것 살펴봤는데 오~ 게도 두 조각이 들어 있고 커다란 김말이도 하나 그리고 비싸 보이는 어묵도 보여요. 그리고 떡볶이 떡은 청년다방에서 파는 떡볶이 떡처럼 길고요.
먹다가 발견한 비엔나소시지 반개. 집에서 흔히 먹는 줄줄이 비엔나소시지 보다 큰 소시지인데 이걸 하나가 아닌 반개만 넣어 준 건 조금 아쉽네요.
추황의 뚝배기 떡볶이를 처음 먹었을 때 느낀 점은 두 가지. 맵다, 텁텁하다 였어요. 이 매운맛이 요즘(?) 매운맛. 그러니까 칠리나 캡사이신처럼 그런 매운맛이 아니라 고추장 많이 넣은 매운맛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나쁘지 않았지만 저보다 어린 사람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탐방원들이 어떠냐고 나중에 또 먹을 것 같냐는 질문에 괜찮은데 굳이 또 먹지는 않을 거 같다고 했는데...
이게 먹다 보니 맛이 또 반전이 있네요. 먹다 보니 국물이 개운하고 시원해집니다. 뭔가 덜 풀어진 건지 모르겠는데 먹다 보니 텁텁함은 줄어들고 맛있게 맵네요. 어릴 때 먹던 시장 떡볶이 같은 맛도 나고 다양한 재료들로 먹는 맛도 있고요. 그래서 최종 결론은 또 먹으러 갈 거 같다로 바뀌었어요.
오히려(?) 신선함이 느껴지는 추황의 뚝배기 떡볶이.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맛있게 매운 국물 떡볶이 느낌으로 즐기면 딱 좋겠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