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이전에 다니던 그 골목을 벗어나 대로로 나가서 길도 건너고 점심을 먹으러 다녀왔습니다. 제가 대부분 그렇듯 먹으러 갈 때는 뭘 찾아보지도 않고 그냥 탐방원들 의견만 듣고나 생각 없이 걷다가 보이면 들어가는 편이고 이렇게 직장인 점심 메뉴 탐방 작성하면서 식당을 찾아보거든요.
그런데 어제 다녀온 호산나 의정부 부대찌개 대단한 곳이더구먼요. 먹방 유튜버 쯔양이 먹방 한 부대찌개로도 유명하고 별점 리뷰들도 평이 좋고요.
호산나의정부부대찌개
방문일: 2021년 07월 13일
위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4길 8 (우) 03742
간판에 가게 이름이 사라진 호산나 의정부 부대찌개입니다. 일단 여기도 외관만 보면 오래된 맛집 느낌이 나긴 하네요.
메뉴는 식사류와 안주류로 나뉘어 있고 부대찌개가 아닌 메뉴들도 많이 보입니다. 뚝불도 있고 주꾸미 철판볶음은 2인 이상으로 12,000원이고 청국장도 보이네요. 먹어보진 않았지만 일단 가격은 착합니다. 아~ 그리고 저는 여기서 부대찌개만 먹고 왔는데 돈가스를 먹었어야 했어요. 다들 부대찌개랑 돈가스 하나씩 해서 먹던데 리뷰들을 보면 그게 여기만의 시그니처 같은 조합이더라고요.
미리 알아보지 않고 다니면 이렇게 제대로 못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ㅋ
의정부 부대찌개가 나왔습니다. 3인분! 국물은 사골 국물 같은 비주얼이네요. 그런데 음~ 메뉴판 사진하고 달라도 너무 다른 거 아닌가요?
홀을 보시는 분이 밑에 다진 양념을 직접 풀어서 먹어야 맛있다고 알려주시고 가셔서 직접 국자로 양념을 풀어봤습니다. 양념을 풀기 전과 확연하게 달라진 비주얼이죠. 아! 그리고 여기 라면 사리 무료가 아니더라고요. 기본 하나 제공도 없이 무조건 유료입니다. 우리는 라면 사리 2개를 주문했어요.
호산나 의정부 부대찌개의 기본 반찬은 4가지네요. 호산나 의정부 부대찌개의 반찬은 제 기준에서는 맛있었어요. 이렇게 음식점들을 다니다 보면 반찬 맛있는 곳들이 맛집인 경우들이 많은 거 같아요.
바글바글 끓기 시작한 부대찌개에 라면 사리를 우선 하나만 넣어 줬습니다. 공간이 많지 않네요. 하나를 밑으로 넣어주고 부대찌개 재료들을 라면 위로 덮어준 후 라면이 익도록 더 끓여줍니다. 처음 본 것과는 다르게 끓기 시작하고 뒤집어 보니까 재료들이 꽤 있긴 합니다.
끓이면 끓일수록 되게 자극적인 부대찌개 비주얼이 나타나는데 막상 먹어보면 육수 때문일까요? 프랜차이즈 부대찌개와는 다르게 담백한 국물 맛과 자극적인 소시지의 맛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느낌을 받긴 했어요. 그렇다고 소시지가 제대로(?) 자극적인 소시지는 아니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아주 담백하지도 아주 자극적이지도 않은 그런 부대찌개였어요.
저는 의정부나, 송탄의 유명한 부대찌개는 먹어본 적이 없고 대부분 프랜차이즈 부대찌개나 유명하지 않은 동네 부대찌개만 먹어봐서 그런지 부대찌개를 먹을 때 자극적인 맛을 생각하고 먹게 되거든요. 그래서 제 기준에서 보면 호산나 의정부 부대찌개는 담백한 편에 속하는 부대찌개였어요.
그래서일까요? 리뷰들에서 극찬하는 그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게다가 친절하다는 리뷰도 많던데 저는 친절하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는 못했거든요. 일단 홀 보는 분이 한 분! 엄청 바쁘십니다. 테이블이 꽉 차지도 않았는데 엄청 바쁘고 뭔가를 나름 친절하게 알려주고 챙겨 주시려고 하는 거 같긴 하지만 말투나 행동들이 투박하고 거칠다는 느낌이었거든요.
한 가지 예로. 맛있게 먹으려면 국자로 양념을 꺼내서 풀어줘야 된다는 걸 알려주시면서 국물이 튀었는데 사과 한 마디 없이 직접 해야 안 튄다면서 국자 주고 가셨거든요. 흠~ 맛이야 사람마다 주관적이긴 한데 서비스도 주관적일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 점심이었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손으로 만든 등심 돈가스는 한 번 먹으러 가 보려고요. 경양식 돈가스인데 진짜 왕 돈가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