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도 둘레길이 있어요. 저는 당연히(?) 몰랐는데 산책을 자주 다니는 아내가 다녀오고서 알려줬거든요. 그래서 지난 9월 26일에 아내랑 둘이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이때만 해도 가을 초입. 많이 덥지 않고 선선한 가을 날씨였죠.
큰길 아래쪽에 있는 터널인데요. 여길 지나면 시골 분위기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산책 코스가 나오죠. 여기가 여름에 시원해서 참 좋아요. 여길 나가면 우측에 바로 인삼밭이 있고요.
조금만 걸으면 이렇게 벼가 고개를 숙이는 모습과 함께 저 멀리 아파트 단지를 함께 볼 수 있답니다. 여긴 경기도 시골 산책 포스트에서 몇 번 보여드렸던 모습이죠.
봄, 여름과는 확실히 다른 가을의 모습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돼지감자꽃[각주:1], 피라칸사스[각주:2], 고개 숙인 벼까지, 이때만 해도 이제 시원한 가을이겠구나 했는데 여름인지 가을인지 헷갈리는 날씨였다가 지금은 너무 추워졌죠. 사실 이 포스트도 더 빨리 해야 했는데 게을러서 이제야 글을 적고 있네요. 더 늦으면 포스팅을 아예 못할 거 같아서 이렇게 급하게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흰둥이가 있는 곳에서 다른 방향으로 산책 코스를 다녔는데 이전에 안 가던 곳을 향해 쭉 걷다 보니 코스코스가 보이는 분위기 있는 길이 보이는데요. 신도시에서는 많이 보이지 않는 전봇대가 보이는 것도 괜히 운치 있어 보입니다.
가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가을의 대표적인 꽃이 바로 코스모스죠. 길가에 이쁘게 피어난 코스모스 그리고 그 코스모스에서 열심히 꿀을 채취하는 벌까지,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경기도 시골의 가을 산책길입니다.
오랜만에 밤나무도 많이 보였는데요. 저 어릴 때는 밤나무가 보이면 능력껏 밤을 따 가도 됐거든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런 밤도 함부로 따면 안 된다면서요. 엄연히 주인이 있고 그 주인의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도둑질이 된다고요. 그래서 이렇게 길에 떨어져 있는 밤들을 살펴봤는데 큰 길가에 있는 건 많이 비어있었지만 이렇게 밤알이 들어 있는 밤도 있더라고요. 큰길 옆에 있는 흙길에 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너무 이뻐 보여서 이런 사진도 한 장 건질 수 있었어요.
감히 2021년 최고의 가을 사진으로 제가 선정하겠습니다. 담덕이의 탐방일지에서는 제 마음이니까요.
이렇게 아내랑 잠깐 밤을 까서 몇 개 가방에 담고 난 후 산책을 계속합니다. 밤이 작지 않고 아주 잘 익었더라고요. 이렇게 몇 개 주워서 아이들하고 까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에 주워갔는데 많이 가져가질 못 해서 그런 걸까요? 결국 저는 맛도 못 보고 아이들이 맛있다며 다 먹어버렸답니다. ㅋ
억새풀도 보고 잠자리도 보면서 산책을 하다가 너무 갈증이 나서 잠시 그 산책길을 벗어나서 매송면으로 향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을 한참을 걸어서 겨우 나타난 편의점에서 음료로 갈증을 해소했는데요. 산책로를 벗어나면 걷기 좋은 길은 아니더라고요. 인도도 좁고 차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서 차가 더 쌩~ 달리는 길이라서 다시 산책로를 향해 길을 찾아 걷습니다.
살짝 아니 많이 돌아서 다시 합류한 산책길, 그런데 여기 이렇게 동화천 둘레길이라는 안내판이 보이네요. 아~ 이날 제가 걸은 길이 둘레길이었어요. 제주도의 올레길의 성공 이후 많은 걷기 좋은 길들이 만들어진 건 알고 있었는데 제가 사는 곳에도 이런 둘레길이 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여기서 천불사 쪽으로 더 걸어가면 이 길이 비봉습지공원까지 이어진다고 해서 더 가볼까 했는데 다녀오면 아이들 들어오는 시간이 아슬아슬할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돌아갑니다.
지금 이미 많이 추워졌지만 그래도 아직 겨울은 아니니까 언제 주말에 날씨 한 번 풀릴 날이 있겠죠? 그때는 이 동화천 둘레길을 끝까지 한 번 걸어봐야겠습니다. 경기도 시골 산책길 포스트는 더 이상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아직 제가 안 가본 곳이 많더라고요. 이런 산책길 괜찮지 않나요? ^^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뚱딴지라고도 한다. 이름만 보면 토종식물 같지만 엄연히 북미 출신의 귀화식물이다. 분류학적으로 따져봐도 가지과인 감자보다는 해바라기에 가깝지만, 녹말이 덩이줄기 형태로 열매를 맺기 때문에 돼지감자라는 이름이 붙은 듯하다. [본문으로]
가지에 가시가 달려 있어 산울타리용으로 사용되며 열매가 풍성하여 관상용 정원수로도 많이 쓰인다. 피라칸타, 피라칸사, 피라칸사스라고 불린다. 의미는 불의 가시라는 뜻으로 꽃말은 알알이 연근 사랑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