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바뀐 검사 체계로 PCR 검사를 바로 받을 수 없는 거 아시죠? 만 60세 이상, 밀접접촉자, 의사 소견서를 가진 자 등 고위험군만 바로 PCR 검사가 가능하고 고위험군에 포함되지 않는 분은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됩니다.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양성이 나오면 그때 PCR 검사를 받게 되는데요. 코로나 상황이 좋아진다는 느낌은 없이 갈수록 예외는 많아지고 복잡해지고 기준도 잘 모르겠는 상황이 되어 가는 거 같아요.
이런 와중에 지난주 업무 때문에 다른 사무실에 방문했는데 거기서 또 확진자가 발생하는 바람에 지난 월요일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았습니다.
저는 원래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동네 병원을 갔었는데요. 그 병원에서 검사받을 때 8만 원을 냈다는 카페 글이 있고 뉴스에서도 병원마다 비용이 다르네 어쩌네 말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머리 복잡한 거 싫은 저는 그냥 보건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와~ 여기 보건소는 처음 와 봤는데 일단 줄이 너무 많아요. 처음에 제일 짧은 줄에 섰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합니다. 그래서 앞 뒤로 다니면서 확인하고 세 줄을 전부 살펴봤더니 신속항원검사를 받는 줄과 PCR을 받는 줄이 다르더라고요. 대기가 길거라고 생각해서 9시 전에 왔는데도 줄은 길고 뭔가 정확한 안내는 없고 9시 전이니 물어볼 직원도 안 보이는 상황.
결국 줄 서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80%의 확신으로 줄을 서 있었는데 다행히 제가 선 줄이 신속항원검사 줄은 맞았습니다. 하지만 줄은 너무 길었고 놀이동산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여기서부터 1시간"이라는 안내판을 보건소에서 보면서 묘한 느낌을 받았네요.
그렇게 줄을 선지 한 20~30분 됐을까요? 직원분들이 보이는 거 같더니 한 직원분이 "신속항원검사 선착순"이라고 적힌 종이를 나눠주시네요. 이거 없으면 검사 못 받는다는 말에 잊어버릴까 바지 주머니에 바로 넣었습니다.
날이 많이 추운 건 아니었는데도 손이 시리고 발도 시리고. 그런데 검사 접수하는 곳은 아직 저 멀리 보이고 분명 조금씩 줄을 줄어들고 있지만 너무나 지루한 기다림이 계속됩니다.
이렇게 그냥 천천히 줄어드는 줄을 따라가면서 추위에 떨고 있는데 오옷 어디선가 온기가 느껴집니다. 그 온기가 느껴지는 곳을 보니 극동 삿갓 난로가 보이네요. 보건소에서도 나름 추위에 대한 준비를 한 게 바로 이 삿갓 난로인가 봅니다. 이런 건 전에도 봤었는데 이름이 삿갓 난로인 건 처음 알았네요. 그런데 왜 이 온기가 느껴지는 곳에 오니까 갑자기 줄이 빨리 줄어드는 느낌인 걸까요? 온기를 느낀 건 너무나 짧았습니다.
"여기서부터 1시간"이라는 안내판이 있었지만 1시간이 넘어서야 검사받는 곳에 이 정도로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기부터는 기다리는 시간이 빨라진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여기서부터 줄이 분리가 됩니다. 왼쪽은 검사를 받기 전 서류 처리를 위한 줄이고 서류 작성이 끝나면 우측에 새로 보이는 줄로 다시 서게 됩니다. 먼저 손 소독을 하고 비닐장갑을 양손에 모두 끼고 명칭을 그새 잊었는데 신청서 같은 걸 작성했어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연락처를 적고 방역 패스 확인서를 받을 건지 그냥 검사만 할 건지를 선택하는데 방역 패스 확인서를 받으려면 신분증은 필수입니다.
그렇게 서류를 제출하고 나서 받은 신속항원검사 키트. 휴마시스 코비드-19 홈테스트라고 적혀 있네요. 이렇게 찢은 채로 키트 위에 접수 번호를 적은 스티커를 붙여주는데요. 이걸 가지고 검사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딱 여기까지 사진을 찍고 나서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돼서 더 이상의 사진은 없는데요. 이 검사 키트를 가지고 검사장으로 이동하면 사용법을 설명해주는 담당자와 함께 셀프 검사를 하게 됩니다. 검사 방법은 PCR과 다르지만 검사를 하는 방법은 동일합니다. 아~ 검사 방법도 다르네요. PCR은 코와 목에서 채취를 하는데 신속항원검사는 그냥 코에서만 채취를 합니다. 양쪽 코 한 번씩. 그런데 이걸 자기가 코 깊숙이 찔러 넣고 돌려줘야 한다는 게 부담이 되긴 합니다. 담당자분이 앞에 앉아서 한 번 찔러준 후 셀프 찔림을 봐주면서 "더 깊이 넣어야 해요.", "더요 더." 이러면서 봐주는데 그럼 그냥 직접 해 주는 게 더 빠른 거 아닐까 싶긴 합니다.
그렇게 찌른 면봉을 어떤 액상에 10초간 담가준 후 그 액상을 검사 키트의 구멍에 3방울 떨어트립니다. 그리고 약 15분간 대기 후 임신 테스터기처럼 결과가 나오는데 1줄은 음성 2줄은 양성이라네요. 다행히 전 음성이 나왔고 음성 확인서를 받은 후 출근을 했는데요.
갈수록 확진자가 줄기는커녕 늘어가기만 하는데 검사 체계는 자꾸 복잡해지고 예외는 늘어가는 거 같아서 이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한 번에 포기한다고 못 하니 그냥 조금씩 포기해 가는 느낌이라고 하면 너무 비약인 걸까요?
어쨌든 다들 코로나에 대해 안심하지 마시고 스스로 조심하셔야 합니다. 건강하셔야 담덕이의 탐방일지도 계속 오실 수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