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다녀왔던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 가족 나들이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를 10월 15일에 발행했으니까 너무 느리군요. 세미원 이야기도 빨리 마무리 지어야 할 텐데 소개할 곳이 너무 많아서 이번 포스트에서도 마무리는 안 될 거 같아요. 😅
혹시 세미원의 첫 번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글 클릭하셔서 먼저 보고 오시면 더 좋답니다.
세미원
방문일: 2022년 09월 03일
위치: 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93 (우) 12584
장독대 분수 구경을 마치고 세미원 안쪽으로 이동합니다. 여기에는 페리 기념 연못이라는 이름의 연못이 있는데요.
세계적인 연꽃 연구가 '페리 슬로컴' 선생이 기증한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그를 기념하여 페리 기념 연못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연꽃은 7~8월에 피기 때문에 우리 가족이 찾은 9월 초는 많은 연꽃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연꽃의 느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하면 살짝 오버일까요?
그래도 몇 안 되는 연꽃이라도 오랜만에 연꽃도 볼 수 있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여유로운 관람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 우리 가족에게는 이런 게 더 좋게 느껴졌어요.
물론 연꽃이 만개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 같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요. 😅
페리 기념 연못을 지나 배다리 쪽으로 가는 길은 걷기에 너무 좋은 길이었습니다. 중간에 사진을 찍기도 좋아서 가족사진도 찍고 엄마랑 하람이가 사진 찍는 동안 가람이는 열심히 자신의 사진을 담고 있네요.
정확한 정보 없이 그냥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우리 가족의 여행 스타일이죠. 출발할 때 목적지만 정하고 세부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목적지 도착했으면 그 주변에서 또 즉흥적으로 갈 곳을 찾는데 세미원은 일단 들어왔으니 길 따라 걸어가 보는 거죠.
그러다가 한쪽에 배들이 늘어서 있길래 이건 뭐지 하고 다가가서 살펴보니 배의 형태를 가지고 있긴 한데 이게 사람이 타는 배가 아니네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검색을 해 보니 이렇게 배의 사람이 타는 곳을 막아 평평하게 만든 배를 여럿 이어 배다리를 만든다고 하네요.
정식 명칭은 열수주교(烈水舟橋) : 배다리. 정조 임금께서 부친 사도세자의 묘를 참배하러 가실 때 한강에 설치되었던 배다리를 복원했다고 홈페이지에는 설명되어 있는데 제가 갔던 9월도 그리고 지금도 배다리 관람 안전 확보를 위한 정비 중으로 배다리는 폐쇄되어 있어요.
원래는 이 배다리를 통해 세미원에서 두물머리로 갈 수 있는데 지금은 이동 불가. 배다리 정비가 언제까지인지는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그래도 배다리가 있던 곳까지는 가보기로 하고 이동하는 길에 전통놀이 한마당/쉼터 공간이 보입니다. 쉼터라고 해서 원래는 매점도 있었던 거 같던데 당시에는 매점은 운영을 안 하고 있었지만 투호와 제기차기, 윷놀이 등을 할 수 있었는데 오랜만에 아이들은 투호 경기를 저도 사진을 좀 찍어주고는 함께 투호 경기에 동참해서 가볍게 승리를 해 주고 다시 이동을 했어요.
직진으로 바로 가면 배다리로 바로 갈 수 있다는데 우리는 조금 돌아가기로 합니다. 세심로 쪽으로 들어가서 사랑의 정원 쪽으로 가기로 했어요.
그런데 가는 길에 거대한 돌탑들이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돌 쌓기죠. 돌이 좀 보인다 싶으면 무조건 쌓잖아요? 돌 쌓으면서 소원도 빌고 말이죠.
우리 아이들도 각자 돌탑을 쌓고 가람이는 여기서도 자기가 쌓은 돌탑은 사진으로 담아옵니다.
바닥을 빨래판으로 조성한 세심로(洗心路) : 마음을 씻는 길을 걸어서 도착한 사랑의 연못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사랑의 연못은 프랑스 화가 모네의 그림 '수련이 가득한 정원'을 참고하여 만든 연못입니다. 천주교 살레시오 수도회와 대한불교 조계종 용문사, 세미원이 사랑의 마음을 모아 만들었다고 하네요.
이 날 연꽃을 많이 볼 수는 없었지만 날이 너무 좋아서 걷기도 좋고 사진을 찍기도 너무 좋았던 세미원이었어요.
배다리까지 직접 밟아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위에 설명한 대로 배다리는 정비 중이라서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움이었고요. 배다리 대자보를 읽어보는 걸로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이곳 배다리 건너난 사람은 각별히 보시오. 이곳 한강물은 2천만 우리 동포가 마시난 상수원이니 각별히 주의하시고 또 주의하시오. 그래서 이곳 한강물에 쓰레기 버리면 대역 죄인이 되오.
배다리 난간이 나무로 되어 심히 약하오. 난간에 기대거나 올라가면 위험하니 아니 되오. 배와 배 틈새가 벌려 있어 발이 빠지기 쉬우니 됴심 하시오. 어린 아해 다리고 오난 분은 각별히 됴심 하시오. 배다리 위에나 세미원 전역에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면 벌금이 삼만 냥이나 되오. 호우나 태풍주의보 등 기상 특보가 나리면 배다리 통행이 아니 되오. 마부가 이끄는 당나귀나 말을 타고 통행 하난 것은 허용되지만 애완동물은 통행이 아니 되고 자전거난 출입구에 맡겨 두시오. 단, 어린 아해나 몸이 성치안흔 사람을 태운 인력거난 통행이 가능하오.
열수주교 수호대장
이렇게 재미있는 문구로 작성된 대자보를 보니 난간에 기대거나 올라가지 않고 배와 배 틈새를 됴심 하면서 건너보지 못한 배다리가 여전히 아쉽네요.
세미원의 두 번째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세미원 세 번째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요. 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