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지금 회사 입사할 때는 지급되는 노트북이 LG 그램(LG전자 2022 그램 17(12세대) 17Z90Q-GA76K)이었거든요. 나쁘지 않습니다. 어쨌든 LG전자의 프리미엄 노트북이고 분명 좋은 노트북이죠.
단지 제가 아쉬워하는 부분은 제 기준에서 적응하기 힘든 키감과 16GB 메모리의 한계라고 할까요. 쓰려면 쓸 수 있고 '못 쓸 정도로 부족하냐?'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닌데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런데 작년 말부터는 회사에서 개발자 중심으로 지급되는 노트북이 변경되었습니다. 바로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인 씽크패드로요. 그것도 무려 X1 Carbon 제품입니다.
ThinkPad X1 Carbon Gen 11 패키지
씽크패드 X1 Carbon Gen 11세대 노트북인데요. 씽크패드는 아는 사람은 다 인정하는 브랜드의 노트북이죠. 그중 X1은 프리미엄 경량 비즈니스 노트북이고 그중에서도 Carbon은 끝판왕 정도 되는 모델이랍니다. 고급스러운 소재감과 가벼운 무게가 장점인 모델이죠. 그런데 패키지는 음~. 요즘은 자연 친화적인 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재생박스로 포장되어 있는 기본 상자는 절대 프리미엄 느낌이 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나름 종이만으로 흔들림 없이 구성을 잘 만들어 냈고 큰 문제는 전혀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죠.
ThinkPad X1 Carbon Gen 11 구성품
제가 현재 사용 중인 씽크패드 T14와 P14와 비슷한 구성인데 그래도 X1은 고급형이라고 별도의 노트북 케이스에 담겨 있습니다. 저 케이스를 따로 사용할 일은 없을 거 같지만 나름 신경 쓴 거겠죠? 구성품으로는 이것저것 여러 종이들과 충전기 그리고 작고 단단해 보이는 T14와 P14와 디자인적으로 크게 차이는 없어 보이는 씽크패드 X1 Carbon 본체가 전부입니다.
충전기는 최대 65W 출력을 제공하는 충전하는 기본 충전기가 들어 있습니다. 제가 T14를 살 때는 몇 천 원 더 내 슬림형으로 바꿨는데 X1 Carbon은 그래도 상위 라인업인데 기본 충전기가 제공되는 점도 아쉽긴 합니다. 경량형 프리미엄 노트북이라는 제품군에 맞게 기본 제공되는 충전기가 슬림형이어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요? 어째 아쉬운 점이 자꾸 언급되는 거 같습니다. 😅
ThinkPad X1 Carbon Gen 11 살펴보기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노트북을 살펴봐야죠. 씽크패드의 디자인은 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세세하게 살펴보면 변화가 아예 없는 건 아니겠지만 전 그런 게 디테일한 사람이 아니라서 그냥 전체적인 느낌만을 가지고 좋다, 별로다를 판단하는 편이라서 씽크패드의 이 디자인이 나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커버에는 ThinkPad와 i 위에 점이 빨간 불이 들어오는 LED가 적용되어 있는데 X1 Carbon은 X1 모델명까지 각인되어 있어서 나는 일반적인 씽크패드와 다르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각선 반대쪽에는 Lenovo 명패(?)가 적용되어 있는데 검은색 유광으로 적용되어 있는데 굳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나타내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고 넘어가 봅니다.
노트북 커버를 열어보면 저는 익숙한 씽크패드의 키보드가 보이는데요. 요즘 나오는 씽크패드 키보드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평범해졌다고 하지만 그램 키보드 쓰다가 씽크패드 키보드를 사용하면 그래도 '역시 씽크패드' 소리가 나옵니다. 거기에다가 저는 아직도 잘 사용하는 빨콩까지 달려 있는 씽크패드의 키보드 사랑합니다. 물론 노트북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높아져서 사용하기가 점점 쉽지 않아 지는 거 같지만 적용된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16:10 해상도의 FHD(1920*1200) 해상도라서 이 정도면 빨콩 사용할 만합니다. 더 큰 해상도에서도 주력은 아니지만 보조용으로 마우스로 손 이동이 몇 번 더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전 아직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상단에 웹캠에 씽크 셔터라고 부르는 물리적인 카메라 차단이 기본 제공되는 것도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노트북의 대명사(?) 다운 씽크패드답게 확장 포트는 넉넉합니다. 좌측에 65W까지 받아들이는 C 타입 충전 포트와 썬더볼트를 지원하는 C타입 포트가 하나 더 그리고 USB A타입 단자와 풀 사이즈의 HDME 포트가 있고 우측에는 켄싱턴락 포트와 USB A타입 단자 그리고 3.5파이 이어폰 단자까지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SD카드 심지어 마이크로 SD카드라도 인식할 수 있는 단자가 없긴 하지만 이건 뭐 이해하고 넘어가는 걸로···
키보드 우측 상단에는 얇은 타원형의 지문 이식을 겸하는 전원포트가 있고 얇지 않은 디스플레이 하단 베젤에는 X1 Carbon이 인쇄되어 있는데요. Windows 헬로 인증 서비스 이용 시 얼굴 인식보다는 지문 인식이 더 유용한 경우가 있어서 지문 인식이 있는 점이 저는 마음에 듭니다. 노트북만 사용하는 경우라면 얼굴 인식도 나쁘지 않지만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면서 노트북을 측면에 두고 사용하는 경우 얼굴 인식은 불편한 경우가 꽤 있더라고요.
ThinkPad X1 Carbon Gen 11 뒷이야기
아무튼 이렇게 동료의 노트북인 X1 Carbon을 살펴보고 개봉기 만으로 포스팅을 마치려다가 주말에 제가 원하면 지금 사용 중인 그램 대신 X1 Carbon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연휴에 세팅을 하고 잠깐 사용해 봤는데요. 제 결론은 교체를 안 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몇 가지 있는데요.
발열, 팬 소음 사실 팬 소음은 괜찮습니다. 제가 조용한 곳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아니고 정확히는 팬 소음의 문제라기보다는 디스플레이 흰지 쪽에 흰색 수증기 가루(?)가 생기는 게 거슬리더라고요. 이게 팬이 도는 경우가 많고 팬이 세서 그런 건지 오래 사용하면 하얀 가루가 쌓이더라고요. 이건 자주 닦아주면 되긴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굳이 눈치 받으면서 바꾸는데 이런 단점을 안고 갈 필요가 있나 싶더라고요.
디스플레이, 불량화소 그램의 디스플레이는 17인치 2560x1600(WQXGA), ThinkPad X1 Carbon의 디스플에이는 14인치 1920x1200(FHD)로 해상도가 낮고 X1 Carbon에는 불량화소가 하나 발견됐습니다. 제가 이런 거에 덜 민감하다고 생각하는데도 중앙 좌측에 불량 화소가 한 번 인식되니까 이게 계속 신경이 쓰입니다. 😥
큰 차이 없는 성능 그램의 CPU는 i7-1260P, X1 Carbon의 CPU는 i7-1355U로 싱글 코어 성능은 1355U, 멀티코어 성능은 1260P가 높고 항목별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성능에서 큰 차이는 없는데 화면이 작고 불량화소가 있는 노트북으로 갈아탈 이유가 저는 없다고 판단했네요. 여러모로 씽크패드에 제가 가지고 있는 좋은 이미지가 조금은 현실적으로 돌아오는 계기가 된 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