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하던 중 현실판 둘리의 뒷 이야기, 공룡 둘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 모르고 있었는데 제가 오래전 웹상에서 클립처럼 돌아다니던 막노동을 하는 둘리, 사기로 외계인 연구소에 팔려나간 도우너, 동물원에서 몸을 파는 또치, 감옥을 들락거리는 희동이에 대한 둘리 만화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다들 놀라는 분위기 속에 탐방원 한 명이 그 자리에서 바로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를 구입했는데 그 책을 이번에 저도 정독을 했는데요.
어두운 느낌의 둘리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려고 회사에서 책을 건데 받고 그날 집에 와서 내린 결론은 '아이들은 주지 말고 그냥 반납해야겠다'였어요.
도서명: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저자: 최규석
출판사명: 길찾기
발행일: 2020년 10월 31일 개정증보판 10쇄 발행
ISBN: 9788990230461
읽은 날: 2024년 08월 29일
개인적 평가: ★ ★ ☆☆☆
알라딘 책 소개
막노동꾼으로 프레스기에 손가락이 잘려 더 이상 마법을 쓰지 못하는 둘리, 도우너의 사기로 빚더미에 올라앉아 화병으로 죽은 길동이, 감옥을 안방 드나들 듯하는 희동이, 도우너를 외계연구소에 해부용으로 팔아넘기는 철수, 몸을 파는 또치.
작가는 19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명랑만화 <아기공룡둘리>를 2003년 영점프에 <공룡 둘리>라는 제목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만화는 단순히 현실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만을 추구하지 않고, 현실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담고 있기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공룡 둘리>뿐 아니라, 인생의 먹이사슬을 코믹하면서도 씁쓸하게 구사한 <사랑은 단백질>, 2002년 동아/엘지 국제만화전의 극화부문 당선작인 <콜라맨>, 날카로운 데뷔작 <솔잎> 등, 6편의 작품이 실려있어 골라 읽을 수 있다.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의 저자 최규석 님은 1998년 단편 <솔핑>으로 서울문화사 신인 만화 공모전 성인지 부분 금상을 수상하며 데뷔, 그 후에도 다양한 공모정에서 수상하다가 2003년 단편 연재작인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유명 작가 반열에 올랐다고 합니다. 저는 드라마까지 제작한 네이버 웹툰 송곳으로 처음 알게 된 작가이기도 하죠.
작가에 대한 내용은 여기까지 하고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는 최규석 작가의 단편을 모아 놓은 만화책입니다. 이런 단편 모음 만화책 저는 처음 봤는데요. 제가 가지고 있는 만화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깨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충격이기도 했고 거북한 느낌도 받았어요.
사랑은 단백질, 자살 방조, 콜라맨, 공룡 둘리, 쪽만화 하나 - 밥그릇, 리바이어던, 선택, 쪽만화 둘 - 플라워, 솔잎, 쪽만화 셋 - 가면무도회까지 쪽만화 포함 총 10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는 어둡고 우울하고 재미라는 건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각 단편마다 비평이나 단편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는데 대부문 매력, 유머, 수작 이런 단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보통 사람인 저는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웹상에서 공룡 둘리에 대해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그려냈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었는데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단편집을 전부 읽고 나니 글쎄요. 책에 실린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 님의 추천사 중 마지막 말이 제가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대변해 주는 거 같습니다.
다음에 또 누군가가 둘리를 그리겠다고 한다면 나는 단호히 거절할 것이다. 최규석 씨의 ⌜공룡 둘리⌟는 단 한 번의 예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