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에 적힌 문구 'SF 액년 블록버스터의 전설'이라는 문구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영화 매트릭스, 그 매트릭스의 네 번째 영화가 2021년 무려 18년 만에 개봉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대감과 함께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여러 채널을 통해 들었던 매트릭스 리저렉션의 평은 그다지 좋지 못했었고 국내 관객 수는 213,693명을 기록했을 뿐이었죠. 그래서 첫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대감은 사라지면서 기억 속에서 사라졌었는데 지난 12월 18일 비행기 안에서 매트릭스 리저렉션을 볼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챙겨 보게 되었습니다.
매트릭스: 리저렉션 (2021) The Matrix Resurrections
관람일: 2024년 12월 18일
담덕이의 한 줄 평. 매트릭스, 전설은 부활하지 않았다.
선택은 당신의 것, 날아오를 시간이다! 토마스 앤더슨은 ‘자신’의 현실이 물리적 구성개념인지 아니면 정신적 구성개념인지 알아내기 위해 이번에도 흰 토끼를 따라가야 한다. 토마스, 아니 네오가 배운 게 있다면 비록 환상이라 할지라도 선택이야말로 매트릭스를 탈출할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물론 네오는 무엇을 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다. 그가 아직 모르는 사실은 이 새로운 버전의 매트릭스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고, 확고부동하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과 그 이면에 놓여 있는 또 다른 세계, 두 개의 현실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운명처럼 인류를 위해 다시 깨어난 구원자 네오. 빨간 약과 파란 약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1999년 3월 '매트릭스', 2003년 5월 '매트릭스 2 - 리로디드' 그리고 2003년 11월 '매트릭스 3 - 레볼루션'까지 3편의 영화로 SF 액션 블록버스터의 전설이 된 영화 매트릭스는 저에게도 전설인 영화입니다. 그 당시에는 제 주변에 반지의 제왕을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았는데 저에게는 반지의 제왕도 매트릭스보다는 못 한 영화였죠. 처음에는 새로운 시각효과와 액션으로 좋아했다가 2편, 3편으로 이어지면서 아직도 다 이해하지 못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볼 때마다 새로운 걸 발견하게 되는 보석 같은 영화가 매트릭스였습니다.
그런데 개봉 후 3년이 지나서야 보게 된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위에서 언급한 매트릭스의 특징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그저 전설 속의 네오(토마스 앤더슨)와 트리니티를 다시 보게 되어서 약간의 반가움을 느꼈던 영화가 유일한 의미인 거 같습니다.
이제는 전화기를 찾을 필요도 없이 문이나 거울을 통해 매트릭스를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디지털 속 인물도 현실 세계에 존재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 모피어스는 왜 다른 모습인 걸까? 같은 사소(?)한 의문은 넘어가더라도 전체적인 영화의 이야기는 매트릭스의 다양한 생각은 사라지고 이제는 새로움이 사라진 액션과 식상한 사랑을 주제로 네오와 트리니티를 매트릭스: 리저렉션으로 집어넣은 게 전부인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네오의 힘을 약하게 해야 했고 그래서 매트릭스: 리저렉션의 설정들이 이렇게 됐구나 싶은 구성이었죠. 물론 이전 매트릭스의 메시지를 제가 다 이해하지 못했듯이 매트릭스: 리저렉션의 이야기도 제가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것들을 나중에 다시 깨닫고 평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애초에 매트릭스의 4번째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걸 원작자도 원하지 않기도 했다고 하고 실제 흥행 결과도 좋지 못했기에 과연 5번째 이야기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전설은 전설로 끝나는 게 가장 좋을 수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영화가 된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