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행복가에서 점심을 먹고 왔는데요. 지난주에 처음으로 행복가에 가서 삼겹두루치기를 먹었던 탐방원이 한 번 더 가 보고 싶어 했거든요. 그때 옆 테이블에서 많은 사람들이 굴국밥, 매생이 굴국밥, 얼큰 굴국밥을 먹었고 저한테 행복가의 굴국밥을 먹어봤냐는 질문에 제가 나쁘지 않았다고 했더니 먹어보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1주일 만에 굴국밥을 먹으러 행복가를 다시 찾았답니다.
행복가
행복가
방문일: 2025년 01월 21일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146번길 19-4 1층 (우) 13467
그동안 올 때마다 안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었는데 어제는 입구 쪽에 앉았습니다. 여기서는 주방이 보이는 구조고 TV도 매달려 있어서 튀르키예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밥을 먹을 수 있었어요.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행복가에는 3가지의 굴국밥 메뉴가 있습니다. 굴국밥(11,000원), 얼큰 굴국밥(12,000원), 매생이 굴국밥(12,000원)인데요. 우리 둘은 모두 얼큰 굴국밥을 주문했어요.
얼큰 굴국밥
주문한 얼큰 굴국밥이 빠르게 나왔습니다. 반찬은 지난주와 다른 건 다 동일하고 김 대신에 달걀말이가 반찬으로 나왔는데요. 달걀말이 반찬으로 주는 거 너무 좋습니다.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반찬 추가 주문이 눈치 보이는 경우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달걀말이인데요.
어제도 빠르게 없어진 달걀말이가 아쉬워 조심스럽게 "달걀말이 더 주실 수 있나요"라고 여쭤봤더니 아무 말 없이 반찬 접시를 가지고 가셔서 더 담아주셨는데 아~ 추가된 달걀말이는 3개뿐이었어요. 그래도 사람이 둘인데 하나만 더 주셨으면 어땠을까요? 고맙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그럼 저도 처음 먹어보는 행복가의 얼큰 굴국밥은 어땠는지 이야기해 봐야죠. 주문하기 전만 해도 굴국밥에 다진양념이 들어간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었는데 행복가의 얼큰 굴국밥은 제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일단 날달걀을 노른자가 깨지지 않게 뜨거운 국물에 넣어 몽글몽글하게 익힌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달걀이 좋았는데 전체적인 비주얼에서도 맛에서도 전혀 굴국밥의 느낌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음식에 굴국밥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이렇게 굴이 들어 있기 때문이지 비주얼에서도 맛에서도 굴국밥의 느낌은 전혀 없어요. 밥도 따로 말아먹는 게 아니라 애초에 뚝배기 안에 들어가 있는 그야말로 국밥, 제가 느낀 그대로 말하자면 굴이 들어간 김치국밥 느낌이랄까요.
매운맛은 약하지 않은데 묵직한 매운맛이 아니라 가볍고 날카로운 매운맛입니다. 저는 뚝배기에 나온 음식을 덜어 먹는 것보다는 그냥 뚝배기에 있는 그대로 한 숟가락 크게 떠서 후후 불어가며 먹는 편인데 행복가의 얼큰 굴국밥은 너무 뜨거워서 그냥 먹기가 힘들어 저도 앞접시에 덜어 먹었는데요. 조심스럽게 날달걀을 덜어내고 밥과 굴도 덜어낸 후 날달걀을 톡 터트려서 함께 먹으면 이게 참 고소해집니다. 이렇게 덜어 먹다가 어느 정도 식은 후에는 뚝배기채로 먹었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느껴지는 건 굴국밥이 아닌 굴이 들어간 김치국밥 같다는 거였어요.
김치찌개가 아닌 얼큰하게 끓여낸 김칫국에 고춧가루 팍팍 넣고 밥을 말아먹는 새로운 음식 같았습니다. 탐방원의 의견도 비슷했는데 굴국밥을 먹고 싶다면 굳이 먹을 거 같지 않지만 굴국밥이라는 생각 없이 새로운 국밥이라는 생각으로 먹으면 괜찮다는 의견이었어요. 이건 드셔봐야 제가 이야기한 느낌을 알 수 있을 거 같은데 여러분들이 보시기에는 얼큰 굴국밥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