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1코스를 다 완주하지 못했는데도 1코스는 산길이 많아서 마냥 편하기만 한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힘들게 올라간 만큼 좋은 풍경과 밟을수록 편한 흙길, 그리고 사람을 신경 안 쓰고 편하게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소들을 지나 이번에는 말 방목장을 방문(?) 했습니다.
역시나 다시 나타난 오르막길입니다. 이곳은 길이 2갈래가 되는데요. 이곳으로 오르고 돌아서 다시 내려가는 길과 그냥 가던 길로 직진하면 다시 합류가 되는 길인데 저 같은 경우 올레 1코스를 선택한 이유가 방목되어 있는 소와 말들을 보기 위해 온 것이라 아무리 어려운(?) 오르막길이 나와도 갑니다. 쭉~~~
휴~ 힘들게 올라왔습니다. 역시나 힘들여 올라온 만큼 멋진 풍경을 보여줍니다. 저길 제가 올라왔어요. ㅜ.ㅜ
헐~ 소들보다 이 녀석들은 텃세가 더 심합니다. 3마리가 모여서 길을 막아서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말 전혀 사람을 신경 안 쓰고 저 자세로 낮잠을 즐기고 있어요. ^^;;;;;
그리고 요 녀석! 제 기억 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녀석입니다. 가만히 바람을 느끼고 있다가 제가 사진기를 들이대니까 갑자기 절 향해 포즈(?)를 취하더니 천천히 제게 다가옵니다. ^^ 검은색의 몸통에 약간 갈색빛이 감도는 말갈기를 휘날리며 제게 다가오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
p.s. 사진이 역광이라 전혀 알아보지 못할 정도라.. 잘하지도 못하는 보정을 과하게 하다 보니 좀 어색합니다. ㅜ.ㅜ
그러더니 이렇게까지 가까운 곳에서 찍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뒤에 있던 녀석도 서서히 다가오더군요. 덕분에 잘 찍었다고 감사인사(?)를 남기고 다시 이동했습니다.
말 방목장을 걸어 내려오니 여기도 할머니 한분이 혼자서 밭일을 하고 계십니다. 흠~~ 뭔가 모를 기분이 듭니다.
이렇게 힘들게 올레길을 돌아 나오니.. 쉼터가 나옵니다. 인공적인 관광지에서는 보기 힘든 분위기의 쉼터입니다. 이곳에서는 한 할머니가 시원한 커피와 미숫가루를 천 원에 판매하고 계시더군요. ^^ 얼음도 각얼음이 아닌 사발 같은 곳에 통으로 얼린 얼음을 그냥 깨서 사용합니다. 시골에서 할머니가 타주는 느낌입니다. ^^ 그리고 서비스도 있습니다. 솎아낸 감귤인 것 같은데...
겉모습은 덜 익은 것 같은데.. 일단 까 보면 노란색 귤이 들어 있습니다. 그곳에서 쉬던 분들과 나눠 먹었는데 시어서 못 먹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희 부부는 맛나게 먹었습니다. 제 아내는 가다가 먹겠다고 몇 개 들고 나서기까지.. ^^;;; 올레 1코스는 아직 더 가야 되지만 저희 예정코스는 여기까지라.. 다시 차가 주차되어 있는 시흥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는 굳이 올레길이 아니어도 아름다운 곳들이 많더군요.
이정표를 보면서 제주도민 분들께 여쭤보며 걷다 보니 이렇게 예쁜 정원을 가진 집들도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차도 한편에 벼를 말리고 있는 분이 계십니다. 그런데 아직 추수를 할 때가 아닌 것 같아서 여쭤보니 새들이 다 먹어 벼려서 먹기 전에 그냥 급하게 추수를 하셨답니다. 제주도는 벼농사를 논에서 하지 않고.. 밭에서 한다고 하시네요. 밭에서 벼를 재배 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
이렇게 저희 일행의 올레길 탐방은 마무리되었는데요. 음~~~ 제가 흔히 접하는 산책로는 대부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곳이 많죠. 의왕시의 백운호수라던가 평촌이나 수원의 공원들, 서울의 청계천 등 그런데 올레길은 인도가 만들어져 있긴 하지만 산책을 위한 길이 아닌 평소 제주도민들이 다니는 길 개인의 사유지를 있던 그래도 공개하고 주변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 고무나 아스팔트로 만들어진 길이 아닌 흙길을 밝아볼 수 있다는 점, 이런 점들이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방문해서 모든 올레길을 다 즐길 수 있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