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충무로로 외근을 자주 갔었어요. 약속시간 20~30분 전에 도착하니 할 게 없잖아요. 그래서 건물 1층에 있는 카페에 갔었는데 여기 카페가 대박입니다. 처음 온 손님에게 가게를 맡기고 퇴근하시는 사장님, 상상이 가시나요? (((o≧▽≦)ノ彡
비틀주스
위치: 서울 중구 삼일대로 6길 5 조양빌딩 1층 (우) 04553
충무로 2가에 있는 생과일주스 전문점 비틀주스입니다. 업무상 작업자들 작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여기는 휴게실도 없고 로비에 의자도 하나 없고 그래서 1층에 있는 비틀주스에서 기다렸는데요. 사장님이 "혹시 누구 기다리세요?"라고 물어보셔서 작업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고 답했더니 원래 5시 퇴근인데 오늘 손님이 별로 없어서 일찍 퇴근하려고 한다면서 그럼 이따가 갈 때 에어컨만 끄고 밖에 경비 아저씨한테 간다고 말만 하고 가라고 하더라고요. 너무 죄송스러운 일이라 아니 괜찮다고 그냥 지금 나가겠다고 했는데 이 더운 날 밖에 있을 때도 없다고 괜찮다고 다른 손님들도 그렇게 하신다면서 매장 마감을 하시더라고요.
그러더니 결국 에어컨 리모컨을 가져다주셨어요. 이것만 끄고 가면 된다고요. 그리고 사장님이 생각을 못 하고 기계를 꺼서 미안하다고 본인이 주말에 집에서 먹으려고 내려놓은 커피 좀 주시겠다면서 저렇게 아이스 아메리카노까지 만들어 주셨답니다. 그냥 먹으면서 기다리고요. 와~ 2020년에 이런 가게가 있다는 게 너무 놀랍지 않나요?
이러고 있는 와중에 전날 외상 했다는 손님이 와서 결제가 하는 일도 있었는데 사장님이 외상은 주면서 따로 기록도 하지 않는 거 같더라고요. 손님이 뭐 먹었는지 다 이야기하고 그냥 결제, 사장님이 외상장부를 따로 관리도 안 하십니다. 너무 신기해서 물어봤더니 그냥 "이런 가게도 있어야죠. 그래도 장사 잘 돼요."라면서 신나서 퇴근 준비 중이신 사장님.
결국 그렇게 우리를 남겨 두고 떠나신 사장님, 원래 17시에 마감인데 이 날은 불금이라 일찍 가고 싶다면서 16:30 조금 넘어서 퇴근하셨어요. (´∀`;)
그런데 작업이 예상보다 늦게 끝나는 바람에 약 1시간 정도 있다가 비틀주스를 나왔는데요. 덕분에 더운 날 너무 편하게 기다릴 수 있었네요. 2020년 시골도 아닌 서울에서 이런 사장님이 운영하는 카페가 있을까 싶은 경험이었어요. 요즘은 시골에도 이런 가게 없을 거 같지 않나요?
아~ 카페 비틀주스 장점 하나 더, 비틀주스에서는 토스트도 무료랍니다. 제가 여기를 총 세 번 방문했는데 늘 토스트 하나씩은 먹고 왔네요. 토스트기를 이용해서 식빵을 굽고 잼까지 바르면 너무 좋아요.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먹었지만 과일주스 드신 분들 말 들어보면 과일주스도 괜찮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취향껏 만들어 먹는 토스트까지 무료, 번화가가 아니고 카메라 매장들 있는 곳에서도 안쪽으로 들어가는 위치에 있어서 일부러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인데 저는 친절한 사장님 때문에 근처 가면 일부러라도 찾아갈 거 같아요. 정말 너무 좋은 경험을 하게 해 준 충무로 2가에 위치한 생과일주스 전문점 비틀주스의 에피소드였어요.
이번 주말에는 또 비가 온다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어차피 집콕해야 하는데 차라리 다행인 걸까요? 너무 많이 와서 비 피해 나지만 않고 적당하게 오면 좋겠네요. 이번 주말 편하게 쉬는 주말 보내시길 바랄게요. 그럼 이번 포스트는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