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라멘을 먹으러 갔다가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었던 라멘집 멘텐을 어제 다시 찾았습니다. 조금 일찍이요.
11시 40분이 점심 장사 오픈 시간이라던데 5분 일찍 도착한 우리 탐방원들이 본 풍경입니다. 벌써 줄이 상당히 깁니다. 잠시 오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테이블이 빌 때까지 기다려야 되길래 포기하고 명동교자를 갔었는데요.
멘텐
방문일: 2020년 11월 18일
위치: 서울 중구 삼일대로 305 (우) 04537
어제는 11:24분에 도착을 했는데도 와우~ 이번에도 줄 서 있는 손님들이 있네요. 그래도 몇 명 없어서 한 번에 들어갈 거라고 예상했지만 오픈 후 약 10여분을 더 기다려서 겨우 먹을 수 있었어요.
밖에서도 가게가 작아 보이긴 했지만 들어와 보니 이런, 한 번에 앉을 수 있는 인원은 총 8명뿐이더라고요. 직원은 없고 사장님 혼자서 주방과 홀을 전부 맡아서 운영하는 가게였어요. 그런데 여기서 손님들끼리 작은 다툼이 일어납니다.
위 사진에서 보셨겠지만 우리 탐방원이 왔을 때 앞에 인원이 4명이었거든요. 그런데 오픈 시간이 되니까 갑자기 앞에 인원이 7명으로 늘어났어요. 먼저 온 손님들이 일행을 기다리면서 일종의 자리 맡는 현상이 있었던 거죠.
우리는 별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뒤에 있던 한 남자분이 거기 있는 사람들은 왜 새치기를 하냐며 원래 인원이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갑자기 밀고 들어오면 어떡하냐며 언성을 높였고 자리에 앉은 손님과 뒤 손님과의 말다툼이 있었는데요.
전 여기서 일단 멘텐에 실망을 했어요. 사장님이 전혀 관여도 없고 혼자서 할 일만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손님들끼리 언성을 높이다가 짧은 다툼이 흐지부지 마무리되어 버렸어요.
멘텐에서 주문할 수 있는 음식은 두 가지! 탄탄멘과 쇼유라멘이에요. 구성에 따라 약간의 가격 차이가 있는데 저는 기본 쇼유라멘(9,000원)으로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고서도 약 10여분을 기다린 후에 겨우 자리에 앉았네요. 혼밥 하기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테이블입니다. 홀을 관리하는 직원이 없다 보니 손님이 혼자 모든 걸 할 수 있도록 자리에 다 마련되어 있네요. 반찬은 초생강(생강 초절임) 하나뿐입니다.
참 힘들게 마주하게 된 멘텐의 쇼유라멘이 나왔습니다. 음~ 일단 첫인상은 나쁘지 않네요. 기름기 가득한 국물에 기본 토핑도 풍성합니다. 사진 잘 나올 비주얼이네요. (. ❛ ᴗ ❛.)
차슈가 들어 있지 않고 얇은 돼지고기가 들어있는데 예전 제주도에서 먹었던 돼지고기 샤부샤부가 생각나는 비주얼입니다. 옆에 있는 건 처음에 어묵이라고 생각했는데 죽순입니다. 국물에 졸여진 건지 따로 졸여서 넣은 건지 일본식 간장인 쇼유 색에 이쁘게 물들었네요.
얼핏 보고 뭔가 싶었는데 이게 닭고기였어요. 돼지고기 두 점, 닭고기 두 점. 반숙 달걀, 죽순 등이 들어 있는 멘텐의 쇼유라멘입니다. 일단 여기까지 사진을 찍고 국물을 맛봤는데요.
따뜻한 국물. 그리고 오기 전 봤던 짜다는 글들과 메뉴판에 "염도 높은"이라고 강조되어 있어서 미리 짤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건지 생각보다 많이 짜지는 않습니다. 예전 본가에서 먹었던 간장 샤부샤부 정도?
면을 푹 익지 않고 꼬들꼬들한 느낌의 식감이었어요. 전 푹 익은 면보다 이런 꼬들꼬들한 식감을 좋아해서 딱 제 취향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먹어봐야죠.
면이랑 돼지고기 죽순을 한 번에 집어서 후루룩~ 그리고 국물 한 수저 후룩~ 입안에 짭짤하고 진한 국물이 건더기들로 인해서 조금 중화되는 듯한 느낌으로 입안에 퍼지네요. 전체적으로는 부드러운 편의 식감입니다.
그럼 이제 정리를 좀 해 볼게요. 제가 요리사도 아니고 장사를 하는 사람도 아니라 음식에 대해 또는 가게에 대해 자세한 평을 하는 건 안 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번에는 좀 이야기해 볼게요.
먼저 음식은 만족스럽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맛있게 먹은 거 같아요. 정자동에서 자주 소개해 드렸던 라멘모토만큼의 만족도를 준 라멘집입니다.
그러나 라멘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엉망이네요. 일단 대기 방식. 늘 점심시간에 줄 서는 손님들이 있는데 줄을 서는 방법이나 규칙 같은 안내가 전혀 없습니다. 손님들이 알아서 줄을 서야 하고 멘텐 옆에 카페 사장님이 나와서 조심스럽게 가게 앞을 막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말이죠.
그리고 글 초반에 언급했던 줄 서는 방식으로 인해 가게 안에서 손님들 간의 말다툼이 일어났는데도 사장님은 관여를 전혀 안 하시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라멘을 먹는데 너무 불편합니다. 손님들이 가게 안에 들어와서 주문을 하고 기다려야 하다 보니 밥 먹는 손님 뒤에 서 계세요. 뭐 전혀 신경 안 쓰고 드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우리 탐방원들은 공통적으로 너무 불편함을 이야기했어요. 부담스러워서 먹겠냐고요.
손님이 식당에서 지불하는 비용에는 음식값만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게에서의 모든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점에서 보면 저는 멘텐 재방문 의사가 없네요. 음식은 맛있게 그리고 즐겁게 즐겨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