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람이는 현재 자가격리 중이랍니다. 처음 1~2일 정도는 확진받은 그 친구 밉다고 하기도 하고 조금 짜증을 내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평소처럼 잘 지내고 있어요.
하람이가 자가 격리자 통보를 받은 건 지난 금요일. 그때 아내하고 통화한 보건소 담당자가 구호품을 보내겠다고 했었는데 그 구호품이 화요일에 도착을 했답니다. 회사에 있는데 구호품이 왔는데 너무 무거워서 들기 힘들 정도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퇴근하고 제가 직접 뭐가 들었는지 살펴봤어요.
아내가 이미 뜯어서 확인을 했는데 이것저것 먹을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딱히 무거울 게 없어 보이는데 뭐가 무거웠던 걸까요? 하나씩 꺼내서 살펴볼게요.
먼저 감염병 예방을 위한 5대 국민행동 수칙이 적혀 있는 봉투 안에는 이런 물품들이 들어 있어요. 코로나 19 입원•격리자 생활지원 안내문과 KF94 마스크, 일반 마스크, 비닐장갑, 쓰레기봉투, 폐기물 봉투, 손 소독제와 뿌리는 소독제 그리고 체온계까지.
체온계 주는 거 좋네요. 전에 보니까 자가 격리자한테 체온을 물어보는데 체온계가 없다고 하니까 그래도 체온 알려달라고 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체온계를 주니까 좋네요.
나머지는 식품들. 생수가 3 페트 왔는데 이게 제일 무거웠던 거 같네요. 신라면도 왔고 갑 티슈, 김, 오뚜기밥이란 참치 그리고 국, 찌개 등의 밀키트. 이렇게 펼쳐 놓으니까 식료품이 너무 적은 거 같은데요. 2주 자가 격리인데 흠~
구호품을 검색해 봤는데 이게 중앙에서 보내는 게 아니고 각 지자체 별로 보내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신경 많이 쓰고 돈도 많은 지자체와 돈 없는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다른 구호품 사진을 보니까 과자, 음료 같은 간식류가 많이 포함된 구호품도 있던데 화성시는 딱 구호품 느낌이 나는 구성입니다.
아~ 그리고 정신보건센터라는 곳에서 상담 전화도 왔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랑 직접 통화하는 건 아니고 아내랑 통화를 했는데 "힘든 거 없냐?", "식사 잘하냐?" 뭐 이런 질문하면서 정신 건강 체크했다고 하는데 어쨌든 이렇게 구호품도 받고 상담전화도 오는 거 보니까 처음으로 '세금 내고 이런 관리를 받는구나'라는 느낌을 받네요.
하람이가 남은 1주일 자가격리 잘하고 검사받아서 음성 받으면 같이 동네 산책이라도 나가야겠습니다. 마스크 쓰고 거리 두기 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