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평소 직장인 점심 메뉴 탐방과는 다른 럭셔리한 느낌으로다가 플렉스라는 걸 해 봤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중국집이 생각나지만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충정각을 다녀왔어요. 여기는 김어준 씨의 딴지라면에 갔다가 간판이랑 건물을 보고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가격을 찾아보니 가격대가 꽤 높은 편이라 갈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제 다녀오게 됐어요.
딴지라면이 궁금하신 분들은 위 링크를 클릭해서 보시면 좋고요. 이미 보신 분들이라면 바로 충정각 이야기를 위해 아래로 스크롤해 주세요.
딱 보기에도 건물이 굉장히 오래돼 보이지 않나요? 잠깐 검색을 해 보니 11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는데 건물의 역사가 110년이 된 거고 미국인이 자기가 살 집을 지은 거라고 하네요. 그리고 지금은 갤러리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충정각-120년 전 미국인이 지은 집" 기사를 읽어보시면 될 거 같아요.
주차장과 정원을 지나 문을 열고 들어오면 멋스러운 벽난로가 있는 거실 같은 공간을 만나게 되는데요. 벽난로를 기준으로 왼쪽이 주방 공간 오른쪽이 갤러리 겸 식사 공간으로 되어 있어요. 문이 없이 다 뚫려 있는 구조로 되어 있고 일반적인 식당이 아닌 갤러리를 겸하고 있어서일까요? 테이블 간 간격도 꽤 넓어서 전체적으로 여유가 느껴지는 분위기입니다.
충정각의 메뉴는 크게 스테이크, 파스타, 피자가 있고 세트 메뉴도 있어요. 아무리 플렉스를 했다고 하지만 스테이크 까지는 아니었고요. 그냥 각자 파스타 하나씩 그리고 함께 먹을 피자를 주문했습니다. 파스타 종류는 꽤 있고 피자 종류는 4가지가 있었는데 제가 주문한 메뉴는 아래에서 하나씩 알려드릴게요.
파스타와 피자를 주문하고 나서 세트 메뉴가 아니라서 빵이 안 나오는 줄 알았는데 빵이 나오네요. 소스는 발사믹. 저는 선호하지 않는 소스이긴 하지만 오랜만이라 그런지 빵이 퍽퍽해서 그런지 살짝 찍어 먹으니까 괜찮았어요. 저는 빵은 부드러운 게 좋은데 충정각의 식전 빵은 부드러운 스타일은 아니네요.
반찬으로는 두 가지 피클이 나왔는데요. 할라피뇨랑 오이 피클. 할라피뇨 피클은 한 접시, 오이 피클은 두 접시가 나왔는데 전 그냥 가까운데 있는 오이 피클만 먹었는데 피클은 뭐 피클 맛이죠.
피자는 두 가지를 주문했는데 먼저 나온 건 충정각 피자! 무슨 피자인지는 모르겠는데 충정각에 왔으니 충정각 피자는 먹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주문해 봤어요. 먹물 반죽을 했는지 도우는 검은색이고 얇은 씬 피자네요. 치즈는 듬뿍에 일반적인 피자 토핑이 올라간 무난한 피자였어요. 가격은 18,000원
두 번째 피자는 멜론 & 프로슈토 피자. 충정각 피자와 같은 도우에 특이하게 멜론과 프로슈토[각주:1]가 토핑 되어 있는 피자인데요. 멜론은 피자를 구울 때 함께 굽는 게 아니고 피자를 다 구운 후 위에 토핑만 하는 거 같아요. 멜론이 따뜻하지 않고 차가워서 신선한 식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프로슈토는 여기서 처음 봤는데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받았을 때는 '얇게 썰은 회인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ㅋ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탈리아어로 햄이라고 하더라고요. 뭐 별 특징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맛과 향이 강하다고 하던데 이 피자에서는 너무 얇아서 그런지 맛이 세다고 느끼지는 못했답니다. 가격은 18,000원
마지막으로 소개할 음식은 새우 관자 파스타예요. 충정각에서 파는 단품 파스타 중에 가장 비싼 메뉴로 제대로 플렉스하고 왔습니다. 오일 파스타를 메이스로 관자와 새우 날치알을 함께 볶아서 해산물의 향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파스타였는데요. 솔직히 오일 파스타인지 모르고 주문했어요. 메뉴판에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그냥 주문했는데 오일 파스타라서 솔직히 조금 실망. 그런데 먹어보니 소스의 맛이 강하지 않아서인지 관자와 새우, 날치알의 식감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이것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가격은 20,000원
110년이나 된 흔히 볼 수 없는 건물과 벽에 걸려 있는 그림이나 책을 쌓아서 다리로 활용한 테이블도 볼 수 있고 건물 뒤쪽에는 나무 그늘진 야외 좌석까지 있는 분위기 있는 내부 공간, 그리고 괜찮은 음식 맛까지 나쁘지 않은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다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비교해서 음식 자체는 대단한 맛집 느낌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음식 가격이 높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하지만 흔치 않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까지 가격을 해야 한다면...
그래도 제 기준에서는 좀 비싸긴 합니다. ㅋ 하지만 좋은 분위기에서 파스타나 피자를 즐기고 싶다면 가끔은 가도 될 거 같긴 해요.
프로슈토(이탈리아어: prosciutto) 이탈리아어로 햄을 뜻하는데 보통 건형 생햄을 말하며 익인 햄은 프로슈토 코토라고 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