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덕후라고 할 정도로 마블의 영화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많은 마블 영화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사실 제가 뭔가 하나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경우가 별로 없긴 합니다. 그래서 그냥 나오면 나왔구나, 안 나오면 아직 멀었구나 하면서 볼 수 있으면 보고 못 보면 할 수 없고 그렇게 영화를 봤었는데 블랙 위도우는 꽤 오랫동안 기다려온 영화였어요.
마블의 히어로 영화의 캐릭터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캡틴 아메리카와 블랙 위도우입니다. 초인들이 넘쳐나는 영화 속에서 그나마 덜 초인적인 인물들의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활약과 액션이 좋았거든요.
그런데 다 아시는 것처럼 블랙 위도우는 코로나 여파로 인해 1년이나 늦게 개봉이 되면서 그 기다림은 지속되었고 개봉하고도 한참이나 지난 후에야 겨우 볼 수 있었습니다.
블랙 위도우 (2021) Black Widow
관람일: 2021년 08월 18일
담덕이의 한 줄 평. 블랙 위도우를 더 볼 수 없는 아쉬움을 "그나마" 달래주는 처음이자 마지막 솔로 무비.
줄거리 "모든 것을 바꾼 그녀의 선택” 어벤져스의 운명을 바꾼 블랙 위도우, 그녀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벤져스의 히어로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 (스칼렛 요한슨)는 자신의 과거와 연결된 레드룸의 거대한 음모와 실체를 깨닫게 된다.
상대의 능력을 복제하는 빌런 ‘태스크마스터’와 새로운 위도우들의 위협에 맞서 목숨을 건 반격을 시작하는 ‘나타샤’는 스파이로 활약했던 자신의 과거뿐 아니라, 어벤져스가 되기 전 함께했던 동료들을 마주해야만 하는데…
폭발하는 리얼 액션 카타르시스! MCU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할 첫 액션 블록버스터를 만끽하라!
개봉이 연기되면서 마블에서 조금씩 오픈하는 예고편과 11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활약한 블랙 위도우에 대한 다양한 글과 영상들을 접했고 7월 7일 개봉을 하면서 보이는 많은 영화 리뷰들도 접하게 되면서 스포일러는 당하지 않았지만 꽤 많은 정보를 알게 되면서 대략적인 내용은 이미 다 알아 버린 상황에서 본 블랙 위도우는 전부 다 만족스러울 수는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134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은 빠른 전개와 블랙 위도우의 현실적(?)인 액션은 역시나 제가 블랙 위도우를 좋아하는 점이 잘 표현된 영화였어요.
그런데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많은 글과 영상을 통해 접한 블랙 위도우의 액션은 영화를 보기 전 봤던 게 끝이라고 할 정도로 느껴져서 아쉽긴 했습니다. 미리 봤던 영상 그 뒷 액션들이 궁금했는데 그 액션들은 그냥 끝이더라고요.
원래는 상대방의 기술을 한 번 보면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태스크마스터는 영화 속에서는 영상으로 싸움 기술을 본 후 목 뒤에 어떤 장치를 꽂아서 습득하는 방식으로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각종 무술을 배우는 장면이 떠오르는 방식으로 연출이 됐더라고요.
다른 글들을 보니 최고의 빌런인 태스크마스터를 너무 허무하게 소비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영화를 보고 나서야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이해가 됐어요. 그 정도로 태스크마스터와 블랙 위도우의 화끈한 한 판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겠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134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헤어졌던 가족을 만나고 오해를 풀고 또 자기가 붕괴했다고 생각하는 조직인 레드룸. 그것도 비행 요새까지 갖추고 있는 조직을 붕괴시키기 위한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내기에는 결코 긴 시간도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영화 전체적으로 빠른 이야기 전개로 지루할 틈이 없었고 중간중간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블랙 위도우의 액션이 펼쳐졌고 캡틴 아메리카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소련의 캡틴 소련인 레드 가디언은 너무 어두운 분위기의 전환용이었을까요? 블랙 위도우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빠져서는 안 될 역할이긴 했지만 철저하게 웃음을 담당하면서 제대로 된 활약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특히 레드 가디언과 태스크마스터가 만났을 때는 화끈한 대결을 기대했었거든요.
블랙 위도우에 대한 블랙 위도우를 위한 이야기가 많이 늦었고 너무 적다고 생각하지만 빠른 전개와 볼거리 많은 영상, 화려한 액션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는 액션에 대한 아쉬움이 있고 이제 영화에서 더 볼 수 없는 스칼릿 조핸슨의 블랙 위도우가 많이 아쉽지만 11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블랙 위도우의 마지막 영화로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