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아내와 둘이 꽤 멀리 있는 카페를 다녀왔습니다. 이런 걸 유튜브에서는 숙제한다고 하더라고요. 저 여기 체험단 자격으로 다녀왔거든요.
용인시에 있다고 해서 신청하고 다녀왔는데 용인이라고 다 가까운 건 아니더라고요. 집에서 차로 가는데 1시간 반이나 걸렸어요. 그런데 가는 동안은 아~ 괜히 신청했나 싶었는데 막상 도착해서 카페 안에서 시간을 보내면서는 드라이브도 하고 잘 왔네라고 생각이 바뀌었답니다.
웨스트우드카페
방문일: 2021년 10월 16일
위치: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보개원삼로 1832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서 도착을 하면 살짝 당황하실 수 있습니다. 요즘 폐공장이나 폐건물을 개조해서 운영하는 카페도 있으니 웨스트우드 물류센터 건물을 개조한 거겠구나 하고 차를 몰고 들어가지만 저 건물은 카페가 아니랍니다.
위에 있는 4개의 사진을 시계방향으로 보시면 이해가 될 거예요. 바닥에 있는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서 이동합니다. 입구를 지나고 좌회전해서 위로 올라가면 거대한 주차공간이 있고 바닥에 주황색 선 끝에 있는 작은 건물이 있는데 그 건물이 바로 용인 웨스트우드 소울카페랍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도 '여기가 맞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우회전 그리고 좌회전을 하는 순간! 화려한 빛의 공간이 눈에 들어오면서 '아~ 맞네'라는 안도감(?)을 가지게 돼요.
여기가 힘들게 찾아온 용인 웨스트우드 소울 카페랍니다. 웨스트우드 카페는 조각, 회화 디자인 등 실제 작가분들이 직접 공간을 창조해 낸 문화공간 카페를 표방한다고 해요. 가기 전에 다른 블로그 글을 보긴 했지만 사진으로 표현이 잘 안 됐더라고요. 실제 본모습은 훨씬 좋았답니다.
화려하지만 조용한. 그러니까 여름의 화려한 파티보다는 조용한 겨울왕국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빛의 공간을 가로질러 앞으로 나아가면 빛의 발이 쳐 있는 주문하는 곳이 보입니다.
잠시 빛의 황홀함에 잊었지만 여기는 카페잖아요. 커피 외 스무디, 차 등 다양한 종류의 마실 것과 디저트 메뉴가 있는데요. 디저트는 단 세 가지. 출출할 때 먹는 간식, 애매할 때 먹는 간식, 심심할 때 먹는 간식이 있어요. 우리 부부는 잠시 고민하다가 애매할 때 먹는 간식(6,000원)을 주문했습니다.
앞에 손님들 주문이 있어서 음식 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답을 듣고 나오기 전까지 천천히 카페를 구경하기로 합니다. 다양한 조명뿐 아니라 여러 가지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소파 역시 손님을 위한 소파가 아닌 철로 만들어진 작품이었어요.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 않는 아내도 직접 사진을 찍기도 하고 이렇게 사진에 찍히기도 하면서 포스팅에 사진 활용을 허락해 주기도 했답니다. 역시 빛의 힘은 대단합니다.
카페의 벽도 소파와 같은 재질의 철판으로 되어 있는데 이게 바느질이 뜯어진 듯한 재질이라서 손으로 만지거나 소파에 앉아볼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벽에 걸려 있는 액자도 역시 작가의 작품인 거 같은데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는 게 전혀 없어서 이건 좀 아쉬웠어요.
그리고 천정에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에서는 새소리가 나오는데 이 새소리가 숲 속 아름다운 새소리가 아닌 약간 쇳소리? 같은 찢어지는 새소리가 나오는데 이게 의도된 걸까요? 저는 소리가 듣기 좋은 건 아니라고 얘기했더니 아내가 이거 어쩌면 작가가 의도한 거 아닐까?라는 의견을 내더라고요. 아름다운 빛의 숲 속에 쇠로 된 거친 조형물로 전시를 했으니 그 분위기를 쇳소리 같은 새소리로 표현한 걸 수 도 있을 거라고요.
웨스트우드 소울카페에는 조명으로 이루어진 숲뿐 아니라 이렇게 사람 형태의 조형물들도 전시되어 있는데요. 작품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어 어떤 의미인지 작가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저는 그냥 삶에 지친 사람의 휴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 제가 그래서일까요? 쉽지 않은 생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쳐감에 혼자 배낭 하나 둘러매고 빛의 숲에서 휴식을 하는 모습을 생각했어요.
이제 구경은 그만두고 음료와 디저트가 나왔으니 잠시 앉아서 쉬면서 먹는 즐거움을 즐겨 볼까요. 저는 처음 간 카페에서는 무조건 아메리카노를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아내는 바닐라 라테를 주문했고 디저트는 위에서 이야기한 대로 애매할 때 먹는 간식을 주문했죠. 모든 곳이 화려한 조명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음식 사진도 너무 이쁘게 찍힙니다.
애매할 때 먹는 간식은 크로플 위에 아이스크림이 한 덩이 올라가 있고 작고 이쁜 병에 담긴 메이플 시럽이 함께 나옵니다. 저 카페에서 파는 크로플은 처음 먹어보는 거 같은데 이거 맛있네요. 하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요. 그래도 6,000원인데 이거 두 배는 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
제가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괜찮은 커피였어요. 산미 없는 제가 좋아하는 정도의 진한 아메리카노였어요. 그리고 바닐라 라테 역시 적당한 당도의 괜찮은 라테였고요. 저랑 아내 모두 만족스러운 음료였어요.
그런데 와~ 음료 사진 정말 너무 이쁘게 나오지 않았나요? 이런 곳을 인스타 성지라고 하는 걸까요?
누가 찍어도 이쁘게 사진이 찍힐 거 같은 곳. 어디서 찍어도 이쁘게 사진이 찍히는 곳. 화려하지만 조용함 그래서 더 좋은 빛의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곳.
용인에 있는 웨스트우드 소울카페가 바로 그런 곳인 거 같아요.
즐거운 주말. 웨스트우드 소울카페에 가셔서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시며 멋진 사진도 건져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