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은 조금 특별한 곳에서 먹었습니다. 지난주 육쌈냉면을 먹고 오는 길에 7,000원에 수제 돈가스를 판다는 세움 간판을 본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가 돈가스를 파는 식당이 아니고 퓨전요리주점 그러니까 술집이었네요.
당나귀
방문일: 2021년 11월 01일
위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5길 2
여기도 카카오맵에는 등록이 안 되어 있네요. 그래서 네이버지도에서 주소를 확인해서 카카오맵을 삽입하고 네이버지도 링크도 함께 걸어봅니다.
술집에서 점심 메뉴를 파는 걸 이제는 흔하게 볼 수 있죠. 여기 당나귀도 그런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기대치가 높지는 않았어요.
점심 메뉴는 별도 메뉴판도 없이 그냥 돈가스 하나 뿐인데 구성이 다릅니다. 그냥 보통 수제 돈가스는 7,000원. 돈가스 곱빼기는 9,000원. 생맥주 세트는 10,000원 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주문한 메뉴는 돈가스 곱빼기. 일반 돈가스는 돈가스 덩어리가 두 개. 곱빼기는 세 개가 나와요. 그런데 구성이 특이하죠? 일단 나오는 접시는 나무 도마로 되어 있고요.
보통 돈가스에 나오는 양배추 샐러드가 아닌 열무김치가 나옵니다. 이 열무김치가 동치미 국물처럼 시원하고 또 칼칼한 매운맛이 있어서 돈가스의 느낌함을 잡아주는데 이 조합이 아주 훌륭합니다.
돈가스는 일반을 시켜도 적은 양은 아닐 거 같아요. 크기도 작지 않고 꽤 두툼한 돈가스가 세 개나 나왔습니다. 칼로 돈가스를 써는데 "바삭"이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정말 잘 튀겨진 돈가스였어요.
이 정도면 고기도 제법 두툼하죠. 먼저 한 조각을 입에 넣었는데 돈가스에서 고구마 맛이 납니다. 아무리 봐도 튀김 옷 안에는 고기밖에 없는데 말이죠. 살펴보니 돈가스 소스에 뿌려져 있는 저 노란색이 고추냉이 소스가 아닌 고구마 무스인 거 같아요. 저기에서 돈가스 맛이 나는데 두툼한 당나귀의 돈가스와 잘 어울리는 소스였다고 생각합니다.
기대치가 낮기도 했지만 저뿐 아니라 함께 식사한 탐방원 모두 돈가스 괜찮다는 평을 하면서 먹고 있는데 사장님(?)이 음식 나오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미안했다면서 음료수를 서비스로 주시네요. 음식이 늦게 나왔다고 생각을 안 했는데 준비해둔 돈가스가 떨어져서 급하게 다시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돈가스 먹으면서 봤는데 우리 뒤에 온 커플은 재료가 다 떨어졌다는 말에 돌아 나가는 걸 봤거든요. 그 마지막 재료가 바로 우리의 점심 메뉴였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