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3일 토요일. 그동안 계속 먹고 싶었던 순대곱창볶음을 먹으러 다녀왔습니다. 저는 30년 넘게 다닌 단골집이고 아내도 저 따라서 처음 갔던 게 20년이 훌쩍 넘은 거 같네요.
안양중앙시장에는 순대곱창 골목이 있는데요. 바로 그곳에 위치한 명진집이랍니다. 마지막으로 갔던 게 2019년이니까 2년이 훌쩍 지났어요.
정말 오랜만에 온 가족이 안양까지 시장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안양중앙시장은 여전히 주차하기가 힘드네요. 도로가에 있는 민간 주차장은 주차장 가격이 꽤 올랐고 골목에 위치한 공용주차장이 있긴 한데 이용할 때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곳이거든요. 공용주차장에 정상적으로 주차하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들어갈 때 나올 때 주변 불법 주차되어 있는 차들 때문에 너무 힘든 곳.
그래서 우리 가족은 대부분 그냥 민간 주차장에 주차를 합니다. 그래도 서울에 비하면 주차비가 저렴하거든요.
명진집
방문일: 2021년 11월 13일
위치: 경기 안양시 만안구 장내로 119 안양중앙시장 점포 3호 1층 (우) 14001
그렇게 주차를 하고 익숙하게 명진집을 찾아갑니다. 명진집은 순대곱창 골목 안쪽 끝에서 두 번째 자리에 있어요. 그래서 길가에서 바로 순대곱창 골목 입구로 들어가지 않고 시장으로 들어가서 시장 안쪽에서 명진집으로 진입을 시도합니다. 안양 순대곱창 골목을 들어가면 사장님들이 그렇게 손님을 잡기 위해 외치거든요. 우리는 갈 곳이 정해져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시장 안쪽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바로 명진집을 볼 수 있어요.
순대곱창 1인분의 가격은 8,000원. 2019년에 갔을 때 보다 1,000원이 올랐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해요. 3인분을 주문해야 하나? 4인분을 주문해야 하나? 아내와 저는 어떻게 주문을 해야 할지 한참 토론이 진행됩니다. 아이들이 집에서는 너무 잘 먹는데 밖에서는 먹을 때마다 먹는 양이 다르더라고요. 많이 먹을 때도 있고 적게 먹을 때도 가끔 있어서 음식이 남을까 걱정이 됩니다.
일단 순대곱창 골고루 섞어서 3인 분을 주문합니다. 다 먹고 볶음밥 먹을 때 부족하면 1인 분 추가해서 밥 볶으면 된다고 결정했거든요. 명진집의 반찬은 단무지 하나지만 이거면 충분합니다. 앞접시를 준비하고 수저도 준비합니다.
순대곱창볶음 3인분이 나왔습니다. 순대랑 곱창 그리고 다양한 채소들이 기본인데 어라! 이날은 간도 들어 있네요. 여태껏 순대곱창볶음에 간이 들어 간 건 처음이었어서 여쭤봤더니 간 남아 있는 게 있었는데 다 넣어서 볶았나 본데 라고 하시네요. 오호~ 간도 같이 넣고 볶으니까 이게 또 맛이 괜찮습니다.
가면 늘 음료는 서비스로 받고 했는데 이날은 서비스로 두 병을 받았습니다. Fanta와 펩시. 병 음료도 오랜만이고 환타는 더 오랜만이네요. 아이들에게 뭘 마실 거냐고 물어보니까 전부 환타를 선택합니다. 환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리 아이들은 처음 보는 음료일 거예요.
여러분은 탄산음료와 함께 순대곱창볶음 3인분이 순간 사라지는 마술을 보고 계십니다. 음~ 2년 전에도 그랬지만 이날도 아이들이 잘 먹을까?라는 생각은 쓸데없었어요. 3인분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순대곱창볶음 1인분을 추가하고 밥 3개를 볶아달라고 요청했어요. 결국 순대곱창볶음 3인분에 볶음밥 3인분을 먹게 되네요.
순대곱창볶음 1인 분에 밥 3개를 볶은 볶음밥이 나왔습니다. 어이구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까 엄청 먹고 왔네요. 순대곱창볶음을 추가해서 볶음 볶음밥이 그냥 볶음밥보다 당연하게도 훨씬 맛있습니다.
볶음밥 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지만 순대랑 곱창이 들어 있으니까 씹는 맛도 더 좋고요. 입안 가득 느껴지는 풍미가 차원이 다릅니다. 2년 전 포스팅한 글에도 다음에도 이렇게 먹어야겠다고 적었더라고요. 적은 건 기억을 못 했는데 그 맛을 기억하고 무의식적으로 이 맛을 주문했나 봅니다. ㅋ
볶음밥에 순대랑 곱창이 푸짐하게 있으니까 더 좋은 볶음밥까지 깔끔하게 설거지하고 명진집을 나섰습니다. 너무 만족스러운 가족 외식이었습니다. 이 맛 때문에 화성시로 이사 가고도 이렇게 아이들까지 데리고 종종 찾아오는 거겠죠.
시골죽집
방문일: 2021년 11월 13일
위치: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로 291번 길 13 (우) 14001
만족스러운 저녁 외식을 하고 찾은 곳은 고향의 맛, 안양의 명소 시골죽집입니다. 여기도 저는 꽤 오랫동안 다녔던 죽집인데요. 저를 키워주셨던 외할머니가 좋아하시던 죽집이에요. 메뉴는 단 두 가지. 팥죽과 호박죽만 파는데 요즘 체인점의 죽집에 비하면 평범한 죽인데 이 맛에 여길 자꾸 찾게 됩니다.
위에서 말한 대로 시골죽집에서는 호박죽과 팥죽만 팔아요. 저 어릴 때는 이 유리 밖에서 거대한 솥에 끓여 팔았던 거로 기억하는데 오랜만에 방문했더니 유리로 막고 그 안에서 죽이 끓고 있네요. 우리는 호박죽 하나, 팥죽 하나를 포장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죽 하나 가격은 4,000원.
이렇게 순대곱창볶음을 배부르게 먹고 호박죽과 팥죽도 사고 아내는 채소를 좀 사고 이제 주차장으로 가면 집에 가는 걸까요? 이 국화빵을 보기 전에는 아니 솔직히 이 국화빵을 찾으러 다녔습니다. 명진집을 가는 길에 풀빵 파는 곳을 봤는데 아내가 풀빵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가는 길에 먹고 가기로 했었어요. 다행히 집에 가는 길 마지막 남을 국화빵 한 판을 우리가 살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이게 이날 마지막 국화빵이라고 하셨어요.
가격은 4개에 1천 원, 9개에 2천 원, 14개에 3천 원. 우리는 14개, 4개 총 4천 원어치를 구매했는데 지금 굽고 있는 한 판과 남은 2개까지 21개의 국화빵을 득템 했습니다. 남은 2개는 지금 막 구워 나온 뜨끈한 국화빵을 포장하는 사이 하람이와 가람이 입 속으로 사라지고 있어요. 이 아이들이 조금 전까지 순대곱창볶음 3인분과 추가 1인분 볶음밥 3개를 먹고 나온 제 아들들입니다.
주차가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그 불편함은 저렴한 가격과 너무 맛있는 걸로 충분히 보상(?) 받을 수 있는 게 바로 시장인 거 같아요.
다음에 또 맛있는 시장 나들이를 약속하며 이렇게 우리 가족의 먹는 거로 시작해서 먹는 거로 끝난 안양중앙시장 나들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