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1월 30일. 4년간 함께 했던 말리부를 보냈습니다. 4년 전 처음으로 신차 장기 렌트로 사용하게 된 차량이죠. 그전에 타던 엑티언이 8년째 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는데 엔진이 고장 나고 히터가 나가고 계속 잔고장이 나니까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그래서 차에 신경 안 쓰고 타고 싶다는 생각에 장기렌트를 생각했고 그 당시 소나타, SM6, 그랜저와 함께 말리부까지 알아보고 직접 시승도 해 가면서 비교해서 선택한 차가 올 뉴 말리부였답니다.
물론 이 말리부도 4년간 전혀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었어요. 이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산소센서가 고장 나서 입고시키기도 했고 얼마 전에도 이상한 소리가 나서 입고시켜서 부품을 하나 갈기도 했지만 렌트할 때 정비 옵션을 높게 해서 전부 픽업 서비스로 기사님이 방문해서 처리했기 때문에 전혀 스트레스가 없었어요.
물론 순회 정비 업체에 따라서 서비스가 너무 차이가 나는 건 있었지만요. 양평에서 순회정비받을 때는 정말 최고의 서비스였는데 화성시에서 순회정비받을 때는 이게 뭔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화성시 순회정비 업체가 바뀌어서 마음에 들었는데 이렇게 계약기간이 끝나서 반납을 하게 됐네요.
렌터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이번에는 4년간 말리부를 타면서 느낀 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게요. 말리부. 4년 전 4종류의 차를 타고 비교하면서 선택한 차로 당시 쉐보레 군산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쉐보레가 한국에서 철수하네 마네 말이 많았던 시기였는데 전 말리부가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래서 만약 구매를 한다면 다른 차를 선택했겠지만 렌트니까 말리부를 선택할 수 있었어요. 문제가 생겨도 렌트 업체에서 해결을 해야 하는 거니까요.
그렇게 구매한 말리부로 코로나 상황이 생기기 전에는 주말마다 아이들과 여러 곳을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연비가 너무 좋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전에 제가 타던 엑티언보다 조금 더 좋게 나왔고 디젤과 가솔린의 차이는 너무도 컸습니다. 디젤 특유의 떨림도 없고 조용하고요.
차 기본 성능 자체는 저에게는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의도한 건 아니지만 가죽 시트가 아닌 직물 시트를 주문해서 받았는데 직물 시트가 마냥 나쁜 건 아니더라고요. 겨울에 차갑지 않고 여름에는 뜨겁지 않아서 열선, 통풍 기능이 없어도 딱히 불편함 없이 이용했어요. (제가 통풍 기능은 써 본 적이 없네요.)
그런데 음~ 전혀 쓸데없었던 크루즈 기능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크루즈 기능은 무조건 액티브 크루즈를 선택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자동 주차 기능과 스톱 앤 고 기능도 너무 부족했어요. 자동 주차는 주차공간 2개 중앙을 정확히 맞히는 정확성에 감탄을 했고요. 스톱 앤 고는 너무 복잡한 사용 환경 때문에 일로 따지면 1년에 두 달도 채 동작을 안 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쉬운 실내 마감. 문과 대시보드 사이에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있고 그 외에 자잘하게 아쉬운 마감이 눈에 보이는데 저는 이런 게 너무 거슬리더라고요. 차 기본 성능만큼 마감과 부가 기능의 만족도를 높일 필요는 있을 거 같아요.
주행거리가 결코 짧지 않아서 연 3만 km로 계약을 했건만 코로나 때문에 출퇴근 외에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다 보니 4년간 7만 km도 달리지 못해서 손해(?)를 많이 봤지만 그래도 4년간 아내와 아이들 태우고 이곳저곳 사고 없이 잘 달려준 이 녀석과의 동행은 어제로 끝이 났네요.
그리고 어제 퇴근부터 뚜벅이 생활이 시작됐는데 하~ 이건 출퇴근이 아닌 여행 수준이네요. 왕복 4시간의 여행. 이제 겨우 퇴근 한 번, 출근 한 번 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힘이 들어요.
원래는 다시 렌트를 할 생각이었는데 4년 전에 비해 렌트 가격이 너무 비싸졌네요. 현대, 기아차를 생각한다면 렌트보다 그냥 사는 게 더 좋을 거 같은데 지금 주문을 해도 대기 시간이 답이 없는 수준. 렌트는 바로 받을 수 있는 차도 있지만 월 납입금의 부담이 너무한 수준이라서 이걸 어찌해야 고민입니다.
중고차도 답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제가. 차에 신경 쓰면서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아서 렌트를 했던 제가 중고차를 구매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거 같아서 주저하게 되고요.
조만간 빠르게 결정을 해야 되는데 혹시 조언해 주실 분 계실까요?
아무튼 4년간 함께 했던 올 뉴 말리부는 저에게 이 종이 한 장을 남기고 떠났네요. 69,231km의 주행거리 기록만 남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