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양식 = 가벼운 서양 요리." "1960~1970년대 한국에서 볼 수 있었던 요식업소의 형태로 그 시기 외식문화의 상징"이었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어려서 옛날의 경양식 레스토랑은 가 본 적이 없는데요. 미분당에서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가는데 돈가스 사진이 걸려있는 다원 레스토랑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다녀왔습니다.
다원레스토랑
방문일: 2022년 04월 07일
위치: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65길 1-5 (우) 07561
검색을 해보니까 1991년에 오픈하고 80년대 스타일을 유지하는 곳이라고 하네요. 1층은 고깃집인 거 같고 다원 레스토랑은 오래된 느낌을 풍기는 이곳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지하로 원형계단을 이용해서 내려갑니다. 벽에 걸려있는 음식 사진들은 정말 예전 느낌의 경양식 레스토랑 느낌이 물씬 나네요.
다원레스토랑으로 들어가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셀프 달걀 프라이 공간인데요. 몇 년 전에 한식 뷔페에서 봤던 원하는 대로 달걀 프라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곳이 여기 다원레스토랑에도 있네요. 이거 너무 좋죠.
메뉴판은 정말 너무 오래됐네요. 이 정도면 새로 만드는 게 좋을 거 같은데 80년대 스타일을 유지하느라 일부러 안 바꾸시는 걸까요? 가격대는 음~ 결코 저렴하지는 않고 높은 수준입니다. 하이라이스, 돈가스, 생선가스가 10,000원이고 낙지볶음도 12,000원에 파네요.
다원레스토랑의 실내 느낌은 이렇습니다. 오래된 느낌을 한껏 즐길 수 있고 원형 테이블로 안내받은 우리는 뜻하지 않은 아늑함에 멋쩍어했네요. 남자 4명이서 오손도손 원형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 거시기하던데요.
주문을 하고 나서 나온 반찬은 경양식과는 거리가 많이 멀어 보이는 한식 반찬이네요. 거기에 바로 조리해온 달걀 프라이까지.
오랜만에 보는 크림수프. 크림수프에 후추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후추를 후추후추 해주고 크림수프는 크리미한 맛을 느끼며 부드럽게 먹어줘야죠.
그리고 이곳에 온 목적인 경양식 돈가스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던 돈가스 하고는 다르네요. 남산 돈가스같이 거대한 왕 돈가스를 생각하고 왔는데 겉에 튀김 가루가 더 튀겨진 듯한 돈가스가 나왔어요.
크림수프가 따로 나오고 셀프 달걀 프라이가 있다고 하지만 10,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다소 비싼 느낌이 들긴 합니다.
경양식 돈가스 하면 빠질 수 없는 샐러드. 양배추만 있는 게 아니고 캔 과일이겠지만 체리와 파인애플도 있네요.
돈가스의 느낌은 이 정도. 소스는 일반적(?)인 돈가스 소스입니다. 무난한 맛이었어요.
돈가스 두께는 꽤 두툼합니다. 일본식 돈가스보다는 당연히 얇지만 경양식 돈가스 치고는 제법 두툼한 거 같아요. 전체적으로 그냥 무난한 돈가스예요. 단지 80년대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는 콘셉트로 예전 추억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한 번 찾아갈 수는 있을 거 같아요.
사장님은 친절하시고 셀프 달걀 프라이가 있다는 게 장점이겠네요.
P.S. 그런데 여기 문제가 있어요. '어제만 그랬던 걸까?'라는 생각에 별점 리뷰를 찾아보니까 위생 상태에 대한 지적이 있었네요. 사실 추천하기는 힘든 곳이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