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에 다녀온 세미원 이야기를 아직 끝내지 못했네요. 계속 이야기가 밀리는데 오랜만에 세미원 이야기를 이어볼까 합니다.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으로 가족 나들이 다녀온 이야기. 앞의 두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통해서 볼 수 있어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세미원 내에 있는 세한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세한정 앞에는 추사 하루방이 세워져 있는데요.
추사하루방에 있는 세움 간판에는 이렇게 적혀 있네요.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서예가요 대학자이신 추사 김정희 선생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우리나라 맨 남쪽 제주도 끝자락 대정고을에서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다. 가시 울타리가 둘러쳐진 외딴 초가집에서 외롭고 쓸쓸한 삶을 사셨던 추사 선생의 공허하고 텅 빈 마음을 뻥 뚫린 가승의 하루방을 통해 표현하고 추사하루방이라 명명하였다.
제주도에는 "추사에게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기획된 추사 김정희의 유배지를 중심으로 대정읍과 안덕면에 걸쳐 만들어진 추사유배길이 있다고 해요. 거기에는 추사하루방은 없고 세미원에서 추사하루방을 따로 기획해서 만든 거 같네요.
포토존으로서 활용되고 있는 추사하루방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왔으니 인증 사진을 남기고 세한정으로 들어갑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께서 유배생활 중에 제자 우선 이상적 선생에게 그려준 세한도를 공간에 펼쳐 정원으로 조성하였습니다. 세한정 내에 위치한 송백헌(松柏軒)에는 세한도와 함께 추사와 제자의 초상화 그리고 추사선생의 생애와 삶의 역정을 보여주는 그림 11여 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곧고 의리 있는 제자에 대한 믿음과 유배로 인한 상처와 외로움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세한도의 뜻을 구현한 세한정은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다짐하는 약속의 정원입니다. 사은례(謝恩禮)를 통해 예의를 배우며 스승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세한도는 조선 말기의 사대부 서화가 완당 김정희가 1844년 제주도 유배지에서 수묵으로만 간략하게 그린 사의체의 문인화[각주:1]라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추사 김정희를 조선의 대표적인 서예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세미원의 세한정을 가 보고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고 공부해서 조금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송백헌에 전시되어 있는 그림들이 진품인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서예가 김정희뿐 아니라 화가 김정희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네요. 아이들 덕에 공부를 더 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
아이들과 함께 송백헌에 있는 세한도를 보고 세한정과 비교도 해 봅니다. 이 와중에 가람이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사진 찍느라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요.
이렇게 세한정과 막힌 배다리를 구경하고는 이제 길을 건너서 열대수련정원 쪽으로 향합니다. 세미원의 열대수련정원의 아름다움은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갈게요.
문인화 또는 '남종화'는 동양화의 일종으로 전문 화원들이 아닌 양반 사대부 계급에서 발전한 화풍을 일컫는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