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이 모델이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처음 접한 컴퓨터는 8bit 모델이었고 저장장치로 테이프를 사용했었어요.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였는데 아재인증이군요.) 저학년이거나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었던 것 같은데 물론 우리 집에 컴퓨터가 있었던 건 아니고 친척집에 놀러 갔을 때 잠깐씩 사용하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흑백화면의 게임이었는데 지금은 게임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제 첫 컴퓨터 게임이었죠. 그 후에는 컴퓨터를 접할 일이 전혀 없었죠. 아니 아예 컴퓨터를 잊고 살았어요. 사실 컴퓨터가 뭘 하는 건지도 몰랐고 게임이 재미있었을 뿐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 때쯤 국민학교 컴퓨터 교실이라는 게 있었는데 이때 본격적으로 컴퓨터와 함께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던 것 같네요. 요즘으로 말하면 일종의 방과 후 수업처럼 수업 시간 후에 신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컴퓨터실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았어요. 지금은 정확히 어떤 교육을 받았던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국민학교 컴퓨터 교실에서 교육을 받고 어머니에게 졸라서 컴퓨터 학원에 등록까지 하게 되죠.
그렇게 꽤 오랫동안 컴퓨터 학원을 다녔는데 그 당시 제가 다닌 컴퓨터 학원에서는 1년에 2번 학원에서 전시회를 했었는데요. 학원 교실에 컴퓨터를 벽에 둘러서 배치하고 학생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전시하는 거였고 친구들이나 부모님들을 초대할 수가 있었어요.
그때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해봐야 정말 간단한 게임이나 계산기 수준이었지만 내가 직접 뭔가를 만들어 전시를 하고 친구들이나 부모님들이 오셔서 구경을 하면서 "이거 재밌다", "누가 만들었니? 잘 만들었네?"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기쁨은 초등학생 때 장래 희망을 컴퓨터 프로그래머라고 정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프라모델을 만들거나 태극기함을 만드는 수업이 많았는데 손재주가 없던 저는 뭔가를 만들어서 칭찬을 받아 본 적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그 당시 초등학생 기준으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는다는 게 정말 큰 기쁨이었겠죠? ^^
그렇게 초등학교 때 학교의 컴퓨터 교실을 시작으로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저의 꿈이 시작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