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새로운 식당에 도전했습니다. 그 전날 발견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청년다방을 갔었는데 어제는 자리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새로 생긴 쌀국수 전문점 미분당을 갔어요.
미분당
방문일: 2019년 07월 16일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일로 158
지나가면서 처음 봤을 때는 새로운 일식집인가 했어요. 밖에 키오스크가 있는데 저는 대부분 일본 라멘집에서 접하던 방식이었거든요.
그런데 밖에 있는 메뉴판을 보니 베트남 쌀국숫집이더라고요. 특이하다 싶었어요. 외관에서는 일식집의 느낌이 나는데 베트남 쌀국수를 파는 곳 게다가 상호는 미분당, 그래서 요즘 유행인 대만 외식 브랜드인가 했는데 그건 또 아니더라고요. 검색을 해 봐도 공식 홈페이지도 나오질 않고 다른 블로그의 글과 기사들을 찾아보니 국내에서 베트남 쌀국수를 한국식으로 새롭게 만들어 낸 한국 브랜드라고 하네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때 개최한 세계 음식문화관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서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기사가 있더라고요.
'참 묘한 느낌의 가게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주문을 했습니다. 저는 양지 쌀국수(9,000원)를 주문했어요. 키오스크를 통해서 현금과 카드 모두 사용 가능해요.
가게 내부는 이렇게 생겼어요. 주방이 상당히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모든 좌석은 바 형태로 1인용으로 세팅이 되어 있어요. 의자 뒤에 벽에는 옷을 걸어 놓을 수 있게 옷걸이까지 마련되어 있고요. 저는 일식집의 느낌이 강하더라고요. 새롭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고 독특하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혼밥을 못하는(안 하는) 사람인데 그나마 유일하게 혼밥을 하는 곳이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 정도 그런데 여기라면 혼자 와서 한 끼 먹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좌석마다 1인 기준 기본 반찬과 그릇, 컵이 준비되어 있고 안내문에는 "미분당은 누구나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주인의 뜻에 따라 탄생하였습니다."라고 적혀 있어요. 검색을 해 보니 독서실 분위기 같다는 글도 있던데 안내문에도 "옆 사람에게 말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조용히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네요. 와~ ㅋㅋㅋ
정말 혼밥에 최적화되어 있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각 좌석에 서랍을 통해 소스 접시와 수저를 제공하고 그 옆에는 휴지까지 준비되어 있고 상단에는 3가지 소스 해선장, 칠리소스, 핫 소스까지 준비되어 있어요. 이 정도로 갖춰져 있으니 혼밥 꺼리는 저도 가능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렇다고 일부러 혼밥을 하지는 않겠지만요. ^^;
제가 주문한 양지 쌀국수가 나왔습니다. 첫 느낌은 '푸짐하다'였어요. 면은 보이지도 않고 그릇 전체를 덮은 양지와 그 위에 얹어진 채소들이 생각한 것보다 많다는 생각을 들게 하더라고요. 아~ 1인 1 주문이라면 면은 무료로 추가가 가능하니 양이 부족할 일은 없겠죠? ^^
면도 생면이라고 하는 거 같던데 면과 숙주 국물까지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시원한 맛까지 나쁘지 않았어요.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기존의 쌀국수 체인점들과 비교해도 괜찮다고 느꼈답니다.
쌀국수 맛있게 먹는 법에는 볼에 면과 숙주, 고기를 덜어 핫 소스에 비벼 먹거나 핫 소스와 해선장을 4:1 비율로 비벼 먹으라고 되어 있지만 저는 제가 먹는 방식대로 해선장과 핫소스를 5:5로 섞어서 찍어 먹는 방식으로 먹었어요.
두 번째 추천 방법인 핫 소스를 한 바퀴 넣은 후 얼큰하게 먹어도 좋다는 의견은 100% 수용했습니다. 물론 핫 소스 넣기 전 국물 맛도 봤는데 나쁘지 않았어요. 좋더군요. 그러고 나서 핫 소스를 두르고 먹어봤는데 얼큰함이 제대로 퍼지더라고요. 미분당 핫 소스는 뭔가 싶어서 소스만 따로 찍어 먹어봤는데 분명 어디서 먹어봤던 맛인 거 같은데 정확히 어디서 먹은 건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확실히 국물 전체적으로 매운맛이 퍼지면서 얼큰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변해요.
미분당이 생긴 길에 어메이도 있는데 메뉴의 종류는 어메이가 많고 가게도 어메이가 커서 얼핏 보기에 다윗과 골리앗의 경쟁 같기도 한데 쌀국수만 놓고 보면 저는 미분당이 조금 더 좋은 거 같긴 하더라고요. 아무튼 오랜만에 맛있는 쌀국수로 잘 먹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