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는 시골 산책 2탄. 비슷한 코스의 산책길 한 번 더 적어보려고요. 지난주 일요일. 아이들은 친구들과 논다고 마스크 챙겨 쓰고 놀이터로 나가고 저는 아내랑 산책을 다녀왔답니다.
파란 하늘 아래 논에는 물이 가득 차 있어요. '모내기 시즌인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상이 녹색으로 바뀌었어요. 하천가에 녹색 풀들이 한가득. 풀이 너무 많아서 하천이 잘 안 보일 정도.
산책하다 보니 모내기 철이 맞나 봐요. 기계 이름은 모르겠는데 아마 모내기 장비겠죠? 거대한 기계에 모판 가지고 모내기를 하고 있는 논들이 보이더라고요.
아내는 꾸준히 산책하면서 만났지만 저는 오랜만에 만난 흰둥이입니다. 저는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이 사람 내가 아는 사람 맞나?"라는 생각을 하는 건지 계속 제 냄새를 맡으면서 뭔가 확인하는 거 같더라고요.
확인이 끝난 걸까요? 아내에게 적극적으로 자기 귀여움을 보여주며 빨리 먹을 걸 달라고 재촉합니다. 우리 집에는 반려견이 없지만 흰둥이를 위한 각종 반려견용 음식들이 있거든요. 이 날 흰둥이를 위해 가져 간 간식은 고구마! 고구마 봉지를 꺼내니까 두 발로 일어서며 난리가 났네요.
흰둥이의 귀여운 재롱을 뒤로하고 다시 산책 시작. 어디서 씨앗이 날아온 걸까요? 뜬금없이 양귀비 꽃 두 송이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습니다.
논밭만 있던 곳이었는데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도로랑 길이 깔끔하게 포장이 되었어요. 아직 사람이 많지는 않은데 길가에 쓰레기는 참 많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러지 마세요. 솔직히 쓰레기 보기 너무 안 좋잖아요."
한국인 종특이라죠? "땅만 보여봐라. 다 심어준다."
작은 땅에 상추를 포함해 여러 가지를 알차게 심었던데 LH에서 불법경작 금지라고 팻말을 다 꽂았더라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엎은 곳은 없던데 결과가 어떨지 흥미진진합니다.
아직 정식 오픈 전이라는데 체육공원을 잘 꾸며놨더라고요. 중앙에는 축구장 이쪽에는 농구장도 있고 옆에는 풋살장까지 그리고 공원을 중심으로 달리기 코스까지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여기 달리기 코스를 두 바퀴 걸어서 돌았어요. 뛰는 건 힘들어요. ㅋ
이렇게 긴 코스를 돌다가 돌아가는 길. 운동을 했으면 채워줘야죠.
CAFE 봄봄에 들러 음료 한 잔을 주문합니다. "음료 한 잔 하기 좋은 날이네" "많이 걸었으니 음료 한 잔 정도는 괜찮잖아" 이런 허튼 생각과 함께 저는 이름만 들어도 칼로리 폭탄일 거 같은 폭탄 초코를 주문했어요.
3,800원짜리 폭탄 초코입니다. 캬~ 보기만 해도 달달하니 바로 먹고 싶어 지는 비주얼이네요. 하지만 시원하고 달달하게 목을 축이기 전에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그나마 사진 찍을 만한 곳으로 이동하여 사진 한 잔 찰칵!
아~ 뭔가 직접 보면서 받은 비주얼 충격보다 약한 거 같아서 다시 한 장 찰칵! 캬~ 이겁니다. 딱 보는 순간 칼로리 폭탄스러움이 제대로 느껴지는 사진 아닌가요?
이렇게 시원 달달한 음료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시골스러움, 도시스러움이 잘 표현된 사진 한 장 더 찍고.
이날 7km가 넘는 산책을 마무리 지었네요. 확실히 2월과는 하늘도 시골길도 많이 다른 느낌의 산책이었어요. 4계절이 뚜렷해서 옷 값만 많이 들고 좋은 걸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4계절이 있어서 좋은 점도 분명 있는 거 같아요.
한 여름에 제가 산책을 할지 모르겠지만 한 여름의 산책길 풍경도 또 다른 느낌일 거 같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