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직장인 점심 메뉴 탐방이 발행되지 않습니다. 제가 주 4일 근무를 위해 오늘 연차를 썼거든요. 그런데 어제 퇴근을 오늘 3시에 했다는 건 비밀이에요.
그래서 이번 포스트는 직장인 점심 메뉴가 아닌 다른 걸 포스팅하려고요.
동네를 산책하는 건 아무리 코스를 조금씩 변경하면서 한다고 해도 반복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야외로 나들이를 다녀볼까 했는데 역시나 아이들은 친구들과 노는 걸 선택하고 담덕 부부만 다녀오기로 했어요. 화성행궁에 행리단길이 있고 카페 거리가 있다고 듣기만 했지 정작 가 본 적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행리단길 구경하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오면 좋을 거 같아서 출발.
행궁만두
방문일: 2021년 5월 23일
위치: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25 (우) 16261
행리단길을 돌아다니면서 카페랑 공방 등 다양한 가게들을 구경하다가 원래는 하우드[각주:1]에 파스타를 먹으려고 찾아갔는데 문이 닫혔더라고요. 휴일에 대한 안내가 붙어 있지도 않고 그냥 닫혀 있어요. 그래서 실망한 아내를 데리고 돌아오다가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여기 행궁만두였어요. 며칠 전부터 쫄면을 먹고 싶어 하던 아내에게 깔끔한 가게에서 파는 쫄면의 유혹은 강력했나 봅니다.
행궁만두도 반찬은 셀프가 기본입니다. 그런데 가져다 주기도 하네요. 반찬은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직원 분이 단무지를 가져다주셔서 둘러봤더니 바로 옆에 이렇게 반찬을 가져다주는 곳이 마련되어 있어요.
제공받은 단무지와 직접 담아 온 장국. 평범한 분식집 반찬입니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쫄면과 고기만두. 고기만두가 먼저 나왔네요. 흔히(?) 말하는 왕만두는 아니고 일반 만두네요. 가격은 5,000원.
아내는 만두를 먹어보더니 튀김 만두에 어울리는 만두소라고 합니다. 저는 처음에 하나 먹었을 때는 '그냥 그렇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먹다 보니 오~ 괜찮던데요. 만두 속 육즙이 나오는데 만두만 먹는 거보다 쫄면이랑 같이 먹을 때 더 맛있는 만두였어요.
행궁만두에서 추천하는 조합은 쫄면과 군만두, 비냉과 찐만두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 조합 라면과 김밥인데요. 군만두는 안 먹어봐서 모르겠지만 쫄면과 찐만두도 저는 괜찮았어요.
행궁만두에서 파는 쫄면은 세 가지. 안 매운 쫄면, 중간 쫄면, 매운 쫄면으로 정식으로 메뉴에 등록된 쫄면 이름입니다. 가격은 동일하게 6,000원.
사실 저는 쫄면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그런데 이날은 날도 덥고 걷기도 꽤 걸어서인지 라면은 안 끌리고 냉면은 전문점이 아닌 곳에서 먹기에는 워낙 맛의 차이가 큰 음식이라서 뜨겁지 않음 쫄면을 먹기로 했어요. 아내는 안 매운 쫄면, 저는 매운 쫄면.
위에 얹어져 있는 달걀, 당근, 오이를 살살 치워내니까 이렇게 콩나물을 적시고 있는 소스가 보입니다. 그런데 딱 봐도 다른 곳에서 보던 소스와는 뭔가 달라 보입니다. 기성 소스가 아닌 느낌이랄까요. 뭐 맛은 비벼서 먹어봐야 알 테니 바로 비벼봐야죠.
쫄면을 비빌 때도 마찬가지. 왼손 아니죠. 왼쪽으로 돌리고, 오른손 아니죠. 오른쪽으로 돌리고. 가운데에서 돌려도 되잖아요. 사방으로 돌려가며 들었다 놓고 다시 돌려가며 소스가 골고루 면과 합체가 되도록 비벼줍니다. 그럼 이렇게 맛있어 보이는 쫄면 완성.
그럼 제가 먹어보겠습니다. 일단 한 입 먹는 순간 아~ 제대로 맵습니다. 그런데 그 매운 게 맵기만 한 건 아니고 맛있게 맵습니다. 이 소스 탐나네요. 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쫄면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느낀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고기만두를 쫄면으로 감싸서 먹으면 아~ 이것도 별미예요. 이렇게 먹으니까 만두 속 육즙이 나오면서 매운맛이 살짝 중화되는 느낌도 나고 입 안에서 다양한 맛이 느껴지는데 그 조합이 아주 좋더라고요. 저는 행궁만두 쫄면의 소스가 아주 맛있다고 느꼈는데 아내에게 물어보니 아내도 맛있게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내는 소스도 맛있지만 쫄면도 면이 아주 좋다고 하더라고요. 쫄면에 사용하는 면은 다 똑같은 거 아니냐고 물어봤는데 다르다고 하네요. 여기 쫄면 면이 맛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