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조금 색다른 식당을 찾았는데요. 충정로에 오고 나서 늘 눈에 띄는 식당이긴 했어요. 그런데 도대체 뭘 파는 곳인지도 모르겠고 가게도 좁아 보여서 그냥 지나치다가 드디어 어제 한 번 들어가 봤습니다. 스티브키친.
스티브키친
방문일: 2021년 06월 21일
위치: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로 38 1층 1호 (우) 03737
밖에서 봤을 때는 가게가 작아 보이죠? 밖에 세워 있는 칠판에는 메뉴에 대한 건 전혀 없고 영업시간에 대한 안내만 있어서 도대체 뭘 파는 곳인지 모르겠더라고요. 게다가 어제도 창으로 봤을 때는 빈 테이블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니까 룸이 두 군데나 있더라고요. 좌측이 안에서 문쪽을 바라본 실내 모습이고 우측이 우리가 밥을 먹은 가장 안쪽 방. 그리고 좌측과 우측 가는 길에 테이블 두 개가 들어 있는 작은 방이 하나 더 있어요.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테이블은 꽤 되는 곳이었네요.
흰색 테이블이 유독 하얗게 관리가 되고 있는 거 같아요. 이런 테이블이 은근 먼지 잘 붙고 변색되지 않나요? 흰색을 잘 유지하고 있어서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첫 장이 식사 메뉴가 빼곡하게 적혀 있고 뒤로 3~4장이 더 있는데 세트 메뉴나 와인, 안주 메뉴들이 있었어요. 저는 점심을 먹으러 왔으니 여기에서만 고르면 되겠죠. 뭘 파는 곳인가 했더니 덮밥이랑 카레를 파는 곳이었네요. 보고 고민하다가 제가 선택한 메뉴는 마라치킨마요덮밥입니다.
입맛을 돋워주는 스티브키친만의 매콤한 특제 마라 간장, 마라마요소스와 바삭한 치킨가라아게가 듬뿍 들어간 한 끼 든든한 덮밥입니다.
라고 소개가 되어 있는데 과연 어떨지 지금 바로 보시죠.
제가 주문한 9,000원짜리 마라치킨마요덮밥입니다. 깔끔한 한 상차림으로 나오네요.
김치는 탐방원이 따로 요청하니까 가져다주셨어요. 기본으로 제공되는 반찬은 단무지와 장국 두 가지인 거 같습니다.
스티브키친의 마라치킨마요덮밥은 새싹이랑 상추 그리고 김가루가 있어서 그런가요? 일본식 덮밥의 느낌보다는 우리나라의 비빔밥 느낌이 나네요. 그리고 가운데 뿌려져 있는 저 소스가 아마도 마라마요소스겠죠? 소스만 살짝 찍어서 먹어봤는데 색이 덜 매워 보였는데 보이는 것에 비해서는 맵네요.
비비기 전에 또 뭐가 있나 살펴봤는데 오호! 밥도 그냥 흰밥이 아니고 강황 밥입니다. 밥이 살짝 노란색이죠.
원래 일본식 덮밥은 비벼 먹는 게 아니라면서요? 그냥 밥과 반찬 먹듯이 먹는 거라는데 스티브키친의 마라치킨마요덮밥은 비빔밥 느낌이 강해서 그냥 비벼봤습니다. 일본식 덮밥은 소스가 밥 위에만 뿌려져 있어서 밥만 비비고 토핑을 먹는 거지만 이건 아무래도 덮밥보다는 비빔밥이 맞는 거 같아요.
비벼보니까 진짜 비빔밥 느낌입니다. 색도 고추장에 비빈 거 같아요. 잘 비벼졌으니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한 숟갈 뜨고 그 위에 단무지 하나 얹어서 한 입. 오호~ 맛있네요. 치킨도 괜찮고 마라마요소스도 제법입니다. 그런데 마라라고 해서 되게 매울 줄 알았거든요. 소스만 찍어 먹을 때는 제법 매콤했고요. 그런데 이렇게 비벼서 먹으니까 제 기준에서는 전혀 맵지가 않네요. 마요네즈 소스의 고소함이 느껴지고 마라의 느낌은 전혀 없어요.
그런데 한 숟갈 먹고 나니까 주문할 때 추가한 반숙 계란이 안 보이네요. 직원 분을 불러서 물어봤더니 착오가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가져다주셨어요. 이렇게 흰자만 익혀서 만든 프라이가 별도 접시에 나왔습니다. 그대로 밥 위에 얹어서 노른자를 톡! 그리고 맛있게 냠냠
진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여기 제 마음에 드네요. 여기 골목에 핫플레이스에나 있을 법한 가게들이 은근히 보이네요. 저는 가게 느낌도 좋고 음식도 괜찮았는데 여러분들이 보시기엔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