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조금 아니 많이 특별한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음식 자체가 특별한 건 아닌데 가게 위치나 분위기가 특별한 뭐 그런? 노다지깡통집을 소개합니다.
노다지
방문일: 2021년 11월 16일
위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63-1 (우) 03736
가게 이름을 찾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간판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가게 밖에 메뉴명만 적혀 있는 간판에 노다지깡통집이라고 적혀 있어서 노다지깡통집이 상호인 줄 알고 검색을 했는데 카카오맵 네이버지도 다 검색을 해봐도 검색이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여기가 그제 다녀왔던 맹심불고기 근처라서 맹심불고기로 검색해서 지도를 확대하니까 노다지라는 상호가 보이네요.
그래서 노다지로 검색했더니 맞네요. 여기 상호가 깡통집이 아닌 노다지였어요. 그런데 이렇게 찾고 나서 생각났습니다. 아~ 영수증!!! 영수증을 봤더니 노다지라고 적혀 있어요. 이래서 머리 나쁘면 몸이 고생하는 거라는 말이 있는 거겠죠?
밖에 걸려 있는 메뉴가 적힌 현수막에 메뉴명만 적혀 있고 가격이 적혀 있지 않아서 '너무 비싼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들어왔는데 오호~ 가격은 마음에 드네요. 삼쭈정식이 8,000원이에요.
아! 그리고 하나 더 메뉴판에도 깡통 점심메뉴, 깡통 안주라고 적혀 있잖아요. 이러니까 노다지깡통집에서 깡통이 상호인 줄 알았죠. 노다지가 상호라고는 생각 못 할만하죠.
우리가 주문한 삼쭈정식 3인분. 닭갈비가 들어 있을 법한 커다란 팬에 삼겹살과 주꾸미가 빨간 양념에 볶아진 채 나타났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주꾸미네요. "주꾸미야 안녕! 곧 헤어지겠지만 일단 만나서 반가워!"
노다지의 기본 반찬은 4찬 3가지 반찬이 먼저 나오고 한참 후에 열무김치가 하나 더 나오고 그보다 더 오래 기다린 후에 밥이 나왔는데 오호~ 보통 이런 구성이라면 콩나물국이나 달걀국이 나오지 않나요? 그런데 여긴 동치미가 나왔어요. 무가 정확히 두 조각이 들어간 동치미. 주꾸미도 오랜만이었지만 동치미는 더 오랜만이었는데 이 동치미 맛있었어요.
3명이서 4인 테이블에 앉아서 먹었는데 좌우로 반찬이 나와서 푸짐해 보입니다. 그럼 이제 식사 준비 끝! 한 번 먹어봐야죠.
반찬과 밥이 나오는 동안 잘 익은 삼겹살과 주꾸미. 삼쭈정식이 더 먹음직스럽게 변했습니다.
깻잎에 밥 올리고 삼겹살과 주꾸미도 올리고 콩나물이랑 나물 살짝 올려서 상추쌈 한 입.
어제도 잘 먹은 점심이었네요. 가격 착하고 주꾸미도 괜찮았고 동치미가 나온 것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유의할 점. 여기 장사가 너무 잘 되는 곳인 거 같아요. 우리가 들어갈 때도 예약했냐고 물어보셨는데 다행히 우리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만 뒤에 온 손님들은 자리가 없어서 그냥 돌아간 분도 있었고요. 이렇게 장사가 잘 되서일까요? 계산할 때 나눠서 계산한다니까 손님한테 한 소리를 내시네요. 나이 드신 분들이 장사하는 오래된 식당의 경우 왜 이런 분위기 있잖아요? 요즘이야 손님이 무조건 왕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게 당연한 건데 그렇다고 손님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건 아닌데 그런 느낌을 받게 하는 곳. 여기가 그런 느낌이 있거든요. 물론 이런 걸 어른들이 하는 곳이니까라면서 이해하는 분도 있겠지만 싫어하는 분도 있을 테니 이런 분위기는 알고 가셔야 당황하지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