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외부에서 회의가 하나 있어서 충정로가 아닌 충무로에서 점심을 먹게 됐는데요. 평양냉면 3대 맛집이라고 하는 필동면옥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X대 맛집이라는 표현을 볼 때마다 누가 정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평양냉면 3대 맛집을 검색해 봤는데 3대 맛집을 말하는 사람마다 다르고 또 4대 천황이라는 말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찾아본 평양냉면 맛집을 한 번 알려드리면 이렇습니다.
제가 어제 다녀온 필동면옥을 포함해서 우래옥, 을지면옥, 봉피양, 평양면옥, 을밀대 이렇게 잠깐 찾아봐도 6개의 평양냉면집이 서로 뒤섞여 있더라고요.
입맛은 사람마다 다른 거고 그러다 보니 서로 구전되는 이야기들로 3대를 정하게 되니까 여러 3대 맛집이 나오는 거 같아요.
필동면옥
방문일: 2022년 02월 23일
위치: 서울 중구 서애로 26 (우) 04624
어딘지도 모른 채 그냥 얼떨결에 다녀온 필동면옥입니다. 외부 사진도 메뉴판도 못 찍고 정말 정신없이 빠르게 먹고 온 필동면옥.
4명이서 밥을 먹었는데 일단 평양냉면 4개 그리고 만두랑 제육을 시켰거든요. 그런데 전 주문이 되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제육? 평양냉면을 먹는데 제육볶음을 같이 먹는다고?'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나온 제육을 보니까 '응? 이건 수육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필동면옥의 제육은 제가 평소에 먹던 돼지고기 수육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고기 두께가 얇아서 그런지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고 함께 나온 양념장에 찍어먹으니까 필동면옥의 제육 맛있어요. 필동면옥 제육은 꼭 같이 먹어야겠더라고요.
냉면 먹을 때 빠지면 안 되는 게 하나 있죠. 바로 만두.
필동면옥의 만두도 먹어봤는데요. 전체적으로 심심한데 육즙이 나와서 살짝 보완을 해주는 맛이었어요. 평양냉면집 만두답다고 할까요?
이번 포스트의 주인공. 필동면옥의 평양냉면을 드디어 접했습니다. 제가 냉면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요. 제가 좋아하는 냉면은 함흥냉면이거든요. 꽤 오래전에 평양냉면이 맛있다는 말에 평양냉면만 먹으러 다녀 본 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먹어도 평양냉면을 제 취향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잘 안 먹는 평양냉면인데요. 필동면옥의 평양냉면은 일단 비주얼이 남다르네요. 맑은 국물에 파가 둥둥 떠다니고 고춧가루가 뿌려져 있어요.
되게 무심한 듯 또는 시크한 듯 훅~ 뿌려진 듯한 고춧가루가 저는 엄청 인상적이었어요. 아~ 그리고 저는 냉면 먹을 때 겨자나 식초를 잘 안 뿌리거든요. 함흥냉면 같은 경우 그냥 먹어도 국물이 맛있잖아요?
그런데 음~ 역시나 평양냉면은 많이 많이 심심하네요. 평양냉면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 심심한 속에 맛이 있는 거라고 하시던데 저는 너무 밍밍해서 식초만 살짝 뿌렸어요. 그런데도 심심함은 비슷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필동면옥의 평양냉면을 다 먹을 때쯤. '아~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보다는 조금 맛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뭐라고 표현하기가 그런데 먹을만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에는 평양냉면 먹고 나오면 뭘 먹은 건지 모르겠다는 느낌이었는데 어제 먹고 온 필동면옥의 평양냉면은 국물이 나쁘지는 않다는 느낌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