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가족 나들이로 창경궁을 다녀왔었습니다. 그냥 다녀온 게 아니고 한양 길라잡이 창경궁 궁궐야행이라는 걸 이용해서 다녀왔어요. 그런데 이게 문화재청이나 창경궁관리소에서 진행하는 게 아니고 별도 업체에서 해설사를 관리하면서 운영이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창경궁 궁궐야행을 예매하고 가서 창경궁 입장권은 개인별로 또 구매를 해야 합니다.
아내 혼자 티켓을 구입하러 가고 저는 아이 둘과 함께 기다립니다. 창경궁 관람 오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연인,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창경궁
방문일: 2022년 04월 16일
위치: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185 (우) 03072
창경궁은 성종 14년(1483)에 세조비 정희왕후, 예종비 안순왕후, 덕종비(추존왕) 소혜왕후 세분의 대비를 모시기 위해 옛 수강궁터에 창건한 궁이다. 수강궁이란 세종 즉위년 1418년, 세종이 상왕으로 물러난 태종의 거처를 위해서 마련한 궁이다.
창경궁은 창덕궁과 연결되어 동궐이라는 하나의 궁역을 형성하면서, 독립적인 궁궐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창덕궁의 모자란 주거공간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하였다. 성종대 창건된 창경궁은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으로 모든 전각이 소실되었고, 광해군 8년(1616)에 재건되었다. 그러나 인조 2년(1624) 이괄의 난과 순조 30년(1830) 대화재로 인하여 내전이 소실되었다. 화재에서 살아남은 명정전, 명정문, 홍화문은 17세기 조선시대 건축양식을 보여주며, 정전인 명정전은 조선왕궁 법전 중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창경궁 안에 들어가니까 해설사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업체가 다 다른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은 안내받은 해설사 분을 찾아서 이동합니다. 해설사 분들이 종이를 들고 있으니까 예약한 해설사 업체명이 적힌 종이를 찾아가면 됩니다. 관련 내용은 안내 문자가 오니까 문자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안내는 별도 송수신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해설사와 거리가 떨어져도 선명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어요. 단 송수신기는 3.5파이 유선 이어폰이 있어야 하니 개인 이어폰을 준비하시는 게 좋습니다. 혹시 준비 못하셨다면 해설사 분에게 말하면 이어폰까지 빌려주시긴 합니다.
가장 먼저 설명을 들은 것은 바로 이 다리. 창경궁 옥천교인데요. 창경궁 정문을 들어서서 처음으로 만나는 게 바로 옥천교랍니다. 창경궁에는 국보 1점, 보물 7점, 등록문화재 1점이 있는데 옥천교가 보물 제386호로 1963년 1월 21일에 지정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해설사분의 설명에 의하면 창경궁은 오랜 세월 지나면서 몇 번의 화재가 있었고 그로 인해 다른 시설은 복원작업을 하기도 했는데 옥천교는 유일하게 예전 그 모습 그대로 유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창경궁을 가면 꼭 봐야 할 희귀한 나무라고 하는 백송입니다. 백송은 어릴 때는 초록색이 들어간 푸른빛이다가 나이를 먹으면서 차츰 흰 얼룩무늬가 많아진다고 합니다. 원래 고향은 중국 베이징 부근이며 조선왕조 때 사신으로 간 관리들이 귀국할 때 가져온 솔방울을 심은 것이 여기저기 퍼진 거라고 하는데 생장이 매우 느리고 번식이 어려운 나무라고 하네요. 이런 나무를 창경궁 가면 볼 수 있으니 창경궁에 가신다면 잊지 말고 보시기 바랄게요.
1909년에 완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이 창경궁 안에 있습니다. 창덕궁에 거처하는 순종 황제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일본인들이 창덕궁에 인접한 창경궁내에 동물원과 함께 지었다고 합니다. 일본인이 설계하고 프랑스 회사가 시공하여 완성한 서양식 온실이고 2004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명목은 순종 황제를 위로한다는 거였지만 일본이 조선 황실을 무시하고 궁궐을 훼손하려는 게 목적이었겠죠. 애초 창경궁의 동물원과 식물원은 황실 전용 위락시설로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 없었다고 하는데 1909년 11월 개원과 동시에 일반에 공개했다고 합니다. 참 가슴 아픈 역사죠. 창경궁에 있던 동물원은 1986년 개장한 서울대공원으로 옮겨갔다고 합니다.
우리 가람이는 이번에도 포스팅을 할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습니다. 포스팅은 늘 미뤄지지만 사진 찍을 때는 참 열심인 가람이죠.
여긴 춘당지라는 연못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한 곳은 원래 연못이 아니고 내농포라고 하여 국왕이 궁궐 안에서 직접 농사를 짓던 곳이라고 합니다. 조선은 농업국가로 농사를 중요시 여겼고 그로 인해 왕도 직접 농사를 짓고 연구를 했다고 하는데요.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대왕이 농사일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진짜였네요. 그런데 여기도 1909년 일본인들이 내농포를 연못으로 만들었고 훼손되었죠. 1986년에 우리 전통양식으로 가깝게 재조성 한 것이라고 하는데 창경궁은 일본에 의해 훼손된 곳이 너무 많은 곳이었어요.
춘당지 옆에는 보물 제1119호인 팔각칠층석탑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석탑 양식이 아닌 라마식 탑으로 만주에서 가지고 온 상인으로부터 매입하여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중국 명나라(1470년) 때 만들어졌다는 글귀가 탑신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춘당지에서 잠깐의 포토 타임.
창경궁 궁궐야행은 이렇게 창경궁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다니는 역사 투어인데요. 그냥 지나쳐 갔을 곳들을 재미있는 설명과 함께 한 편의 역사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람이와 가람이도 설명 잘 들으면서 재미있어하더라고요. 아직 창경궁에 남아있는 대온실(식물원)을 만든 일본의 숨은 의도를 듣고는 저런 건물을 왜 안 부수고 남겨둔 건지 화를 내기도 했고요. 아직 남은 사진들이 많은데 포스트가 너무 길어져서 2편으로 나눠서 포스트를 해야 할 거 같네요.
창경궁 궁궐야행의 2편이 궁금하시다면 구독과 ❤️ 클릭 부탁드려요. 네이버 이웃, 카카오톡 채널 친구 추가도 가능하니까 이것도 아래에서 클릭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