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수원시 인계동의 효원공원을 다녀왔습니다. 정확히는 효행공원 내 월화원으로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는데요.
라오니스 님의 글을 보고 집에서 멀지 않고 아이들이랑 함께 다녀오면 좋을 거 같아서 글을 보고 그 주말에 바로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답니다.
주차는 경기아트센터 주차장을 이용하고 효원공원까지 걸어갑니다. 가는 길이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평지가 아니지만 그래도 힘들지는 않습니다. 나무가 많고 그늘이 져 있어서 더운 날씨였지만 걸을만했어요. 그렇게 걷다 보니 효원공원이 보입니다. 카카오맵을 실행하고 방향을 보니 효원공원을 가로질러 가서 끝자락까지 걸어야 합니다.
효원공원을 가로질러 가는데 사진 찍는 것에만 진심인 가람이 눈에 평화로워 보이는 비둘기들이 들어옵니다. 좀 가까이서 찍고 싶은데 얼굴을 찍고 싶은데 비둘기들이 일정 거리를 두면서 뒷모습만 보여주는데 그게 마냥 서운하고 아쉬운 가람입니다. 😅
가람이가 사진을 찍는 동안 저도 사진을 찍어봅니다. 여긴 토끼풀이 많이 있네요. 예전에는 이 토끼풀 꽃을 가지고 반지도 많이 만들었었죠. 토끼풀 반지가 뭔지 다 아시죠? 😁
응? 걷다 보니 효원공원 밖으로 나와서 다시 들어가게 됐습니다. 공원 가운데를 가로질러서 쭉 가야 되는데 길 한 번 잘못 들었더니 효원공원 외곽으로 돌면서 월화원을 발견했지만 철망으로 둘러싸여 들어갈 수가 없어요. 😭 결국 그대로 다시 나왔는데 날이 너무 덥고 땀이 줄줄 흘러서 편의점에 들러 시원한 음료 하나씩 사 들고 다시 길 건너 입장합니다.
효원공원 월화원
방문일: 2022년 05월 22일
위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117
힘들게 도착한 월화원입니다. 사람이 아주 많은 건 아닌데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구경하기 적당(?)한 수준이었던 거 같아요.
월화원은 중국 광둥(廣東)성이 효원공원 서편에 조성한 중국식 정원으로서 광둥 지역 전통 정원의 특색을 살려 건물과 정원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2003년 10월 경기도와 광둥성이 체결한 ''우호 교류 발전에 관한 실행 협약''의 내용 가운데 한국과 중국의 전통 정원을 상대 도시에 짓기로 한 약속에 따라 2005년 6월 15일부터 조성되기 시작하여 2006년 4월 17일 문을 열었다. 광둥성에 있는 전통 정원인 영남 정원과 같이 건물 창문으로 밖의 정원 모습을 잘 볼 수 있게 하였고 후원에 흙을 쌓아 만든 가산(假山)과 인공 호수 등을 배치하였다. 또 호수 주변에는 인공 폭포를 만들고 배를 본떠 만든 정자를 세우기도 하였다. 곳곳에 한시와 글을 새긴 건물은 하양 가루로 파랑 벽돌과 나무를 연결하는 광둥 지역의 전통 건축양식을 그대로 따라 지었다. 지붕 접합부는 나무와 벽돌, 석회 조각 등을 사용하였다. 2005년 6월 한국으로 건너온 중국 노동자 약 80명의 손으로 지어진 이 정원 크기는 6,026㎡(1,820평)이며 광둥성이 건축비 34억 원을 부담하였다. 2003년 10월 맺은 협약에 따라 경기도 역시 광둥성 광저우[廣州]에 있는 웨시우공원[越秀公園] 안에 해동 경기원(海東京畿園)을 조성하였다. 2005년 12월 문을 연 해동경기원은 전라남도 담양군에 있는 한국 전통 정원 소쇄원을 본뜬 것이다. - 출처: 대한민국 구석구석 월화원
월화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위 내용을 읽어보시면 될 거 같아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광둥성 광저우의 웨시우공원에 있다는 해동 경기원도 가보고 싶어 집니다.
월화원 입구에는 중국 사자상과 월화원 홍보물이 비치되어 있는데요. 제가 잘은 모르지만 이 사자상도 확실히 우리나라 것 하고는 다른 느낌이 드네요.
사자상에서 다른 느낌을 얼핏 받은 정도라면 월화원 안으로 들어가면 그 다른 느낌이 크게 다가옵니다. 저는 월화원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중국 사극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세상에나 정원, 건물 하나에서도 다른 느낌이 이렇게 드는데 도대체 중국은 무슨 생각으로 한국 건 중국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는 걸까요? 진짜 완전히 다른 곳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월화원입니다.
월방이라는 이름의 중국식 정자입니다. 정면에서 보면 잘 모르겠지만 옆에서 보면 건물이 배처럼 생겼습니다. 월방(月舫)의 방자가 배를 뜻하는 한자라고 하네요. 배 모양의 정자에서 호수에 비치는 달빛을 즐기기 좋아서 월방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월방에서 좌측으로 멀리 바라보면 작은 폭포가 보이고 그 폭포 위에 정자 하나가 있습니다. 이 정자의 이름은 중연정으로 인공적으로 만든 작은 산 위에 중연정과 인공 폭포를 만들었는데요. 월화원 내에서는 가장 높은 위치에서 전망대 역할을 해 줍니다. 폭포의 규모는 작아도 시원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하죠.
가기 전 월화원의 규모가 6,026㎡(1,820평)으로 꽤 넓다고 생각하고 갔었는데 막상 구경을 하면 그렇게 넓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바람을 맞으면서 구경을 하다가 잠시 자리가 보이면 앉아 쉬기도 하고 호수를 보면서 폭포를 보면서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월화원을 다 돌았다는 걸 알게 되고 생각보다 작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한국 사람이라서 그럴까요? 한국 정원은 편안하다는 느낌을 갖는데 월화원은 중국 사극 세트장에 와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뭔가 인공적인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한국에서 중국 전통 정원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인데 데이트 장소로 가족 나들이로도 추천할만한 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