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월요일 잘 지내셨나요? 전 어제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재택 말고는 처음으로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로 재택근무를 해 봤는데요. 확실히 재택이 좋은 점이 있긴 한데 전부 다 좋은 건 아니긴 하네요. 크게 한 가지씩 얘기해 보자면 장점은 출·퇴근에 길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없어서 시간을 더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거고 단점은 일을 하는 공간이 분리되지 않고 사무실에 비해서는 부족하다는 점일 거 같아요. 아무튼 재택근무를 해도 온라인으로 출근은 한 거고 열심히 일을 했으니 점심은 먹어야겠죠? 그냥 집에서 먹어도 되지만 밤에 아르바이트하느라 몽롱한 상태의 아내를 위해 점심을 나가서 먹고 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버건디라는 레스토랑이었어요.
버건디 봉담
바로 버건디 봉담을 간 건 아니고 원래는 집 앞에 있는 초밥집에서 초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월요일은 휴무라네요. 그리고 찾은 다른 레스토랑 역시 휴무. 세 번째로 찾은 곳이 버건디 봉담점이었습니다. 와~ 월요일에 점심 외식 하는 게 이렇게나 어렵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사무실 밀집 지역이 아니면 월요일은 쉬는 곳이 많네요. 월요일에 장사를 한다는 것 만으로 얼마나 고맙게 느껴지던지... 😅
버건디 봉담
방문일: 2023년 05월 22일
위치: 경기 화성시 봉담읍 장등2길 5-20 1층 (우) 18314
다가구 빌라 밀집 지역에 있는 버건디 봉담입니다. 입구만 보면 솔직히 들어가기 부담스럽게 생겼습니다. 실내도 엄청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꾸며져 있는데 가운데 있는 거대한 샹들리에도 좀 과한 느낌이고요. 여기 사장님이 화려한 걸 좋아하시나 보다 생각했네요.
버건디 메뉴
메뉴를 보기 전에 입구에서부터 이미 가격대가 높겠구나 생각했는데 아내는 그래도 동네에 있는 곳이라 약간이라도 저렴할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메뉴판을 보더니 비싸다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단 둘이 점심 먹겠다고 나왔는데 가격 때문에 돌아갈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먹고 싶은 거 고르라고 했더니 파스타를 고르길래 그럼 그냥 런치 세트로 먹기로 했습니다. 아내가 전에 뇨끼를 먹어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런치 세트 3가지 중에 "시즌 샐러드 + 감자 크림 뇨끼 + 파스타 택 1 + 에이드 or 블렌딩티 택 1" 구성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걸로 주문하면서 파스타는 게살 로제 파스타로 하고 음료는 피치 레몬티로 주문했습니다.
버건디 런치 세트
주문을 했으니 이제 남은 건 음식을 맛있게 즐기는 거죠. 웰컴 드링크와 식전빵, 발사믹 오일, 피클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시즌 샐러드와 피치 레몬티가 바로 나왔어요. 식전빵은 살짝 데워져서 나오고 발사믹 오일은 귀여운 스마일 표정을 지으면서 나왔네요. 이런 작은 디테일 좋습니다. 🙂
시즌 샐러드. 오호~ 이것 맛있네요. 샐러드는 역시 채소 신선하고 소스가 맛있으면 끝나는 거죠. 소스가 뭔지 모르겠는데 이게 샐러드에 있는 견과류와 섞이면서 내는 맛이 너무 좋네요. 아내와 저 둘 다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피치 레몬티는 뭐···. 그저 그랬고요. 그냥 복숭아 향이 조금 나는 달달한 레몬차 느낌, 복숭아 가루 섞은 음료에 레몬청 넣은 거 같았어요.
제가 주문한 감자크림뇨끼는 맛있습니다. 간이 조금 센 거 말고는 전부 만족스러운 뇨끼였어요. 예전에 반찬처럼 뇨끼 몇 개 나오는 걸 먹어본 적만 있고 이런 제대로(?) 된 뇨끼는 처음이었는데 그냥 파스타네요. 단지 면이 아닌 튀긴 감자가 들어가는 차이만 있는 거 같던데요. 그리고 감자크림뇨끼도 소스가 맛있고 샐러드와 같이 들어 있는 견과류가 맛있어요. 견과류와 소스의 조합을 잘한다는 느낌이었어요. 베이컨과 새우도 들어 있는데 크림소스와의 조합도 Good!
아내가 시킨 게살로제파스타. 이것도 감자크림뇨끼와 같이 간이 조금 센 편이라는 점 빼고는 만족스러운 파스타였습니다. 로제 파스타를 먹어보면 불만스러운 것 중 하나가 크림을 적게 넣어서 전체적인 소스 맛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는 건데 버건디의 게살로제파스타는 로제파스타에 깐깐한 아내가 맛있다고 하면서 먹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니까 버건디는 가게도 음식도 약간 과한 점들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만족스러운 곳이었어요. 이렇게 직장인 점심 메뉴 탐방으로는 권하지 못하겠지만 아내, 연인과의 데이트 식사로는 괜찮은 버건디의 런치세트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