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고로 카메라 렌즈랑 삼각대, 그리고 메인보드를 구매한 적이 있는데 쓰던 물건을 중고로 팔아본 적이 없어요. 한번 쓰던 물건은 그냥 못쓸 때까지 쓰다가 망가지거나 안 쓰게 돼도 가지고 있는 편이고 분해해서 한번 보고 버릴지언정 팔지는 않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은 중고나라를 통해 중고거래도 활발하고 아내의 경우 지역 맘 카페에서는 나눔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나눔이라는 게 문제점들이 꽤 생기고 있는 듯합니다. 뭐 나눔뿐만 아니라 어디든 이상한 사람들은 있는 거니까요.
예를 들어 고장 난 큰 물건을 버리려니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살 돈이 아까워서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에게 버리는 행위, 나눔이라고 하니 나한테 필요한 물건인지 확인도 없이 선착순으로 가져가겠다고 하고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집까지 가져다 달라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가져간 물건 사용하다가 고장 났다며 도로 가져가라고 하는 경우 등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차라리 나눔 게시판을 없애자는 의견들도 있는 것 같고요. 뭐 이런 경험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지만 저나 제 아내의 경우 쓰던 물건을 남에게 주는 게 괜스레 미안한 생각이 들고 오해를 받을까 봐 아이들 어릴 때 사용 중이던 물건을 그냥 보관 중이었는데요.
우연찮게 직장 동료와 대화 중에 저에게 조카를 위한 세발자전거에 대한 문의를 하는 동료가 있어서 아는 대로 설명해 주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아이들 용품은 중고로 구매해서 사용하거나 지인에게 얻는 게 가장 좋다고 제 생각을 얘기해 주었는데 얻을 데가 없다고 하기에 그럼 우리 애들 쓰던 게 있는데 주겠다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는데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내와 통화 후 사진을 보여 주고 이 모델인데 괜찮겠냐고 했더니 바로 주말에 가지러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생각보다 너무 좋아하길래 아내가 조심스레 그럼 킥보드도 있는데 물어보라고 해서 킥보드 사진을 보여주며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튼튼하고 괜찮은데 무거운 게 단점이라며 설명을 하는데 설명도 제대로 안 듣고 '주시면 고맙죠' 라며 가져가겠다고 해서
자전거랑 킥보드 물청소하고 자전거에 달려있는 가방까지 싹 빨아놓고 주말에 동료직원이 남편이랑 와서 가지고 가면서 제 아들에게 상품권까지 주고 가지고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회사에서 조카에게 사진을 보여줬는데 '이모 언제 와? 빨리 와'라고 하면서 엄청나게 좋아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얘기 들으니 기분도 좋고 그동안 나눔에 대해 안 좋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건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 어릴 때는 동네사람들 또는 지인들끼리 나눔이 활발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뭐라고 꼭 집어 말하지는 못하겠는데 나눔이라는 것 자체도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 있는데 일부 안 좋은 사례들 때문에 나눔이라는 문화에 대해 배척하거나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