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장소에 짐을 풀고 불국사를 다녀온 후 한우물회로 늦은 점심을 먹고 나서 가람이가 가고 싶어 하던 첨성대를 가기 전 화려한 야경으로 유명하다는 동궁과 월지를 가보기로 했죠.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매표소로 가는 길에 화려한 장난감(?)들이 아이들을 유혹했지만 무시하고 바로 매표소로 가서 표를 끊고 동궁과 월지로 입장하는 데 성공(?)했어요. ^^
동궁과 월지는 아직도 안압지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안압지는 신라 때 썼던 이름이 아니고 조선 초기 기록인 동국여지승람과 동경잡기 등에 기록된 것이라는데 조선 시대에 이미 폐허가 된 호수에 기러기와 오리들이 날아들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그러다 1980년 안압지에서 발굴된 토기 파편 등으로 신라 시대에 이곳이 월지(月池)라고 불렸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식 명칭을 동궁과 월지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너무 어두워진 후에 방문해서 (1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너무 어두웠어요. ㅜㅜ) 그러잖아도 잘 찍지 못하는 사진을 줌렌즈도 아닌 단렌즈 똑딱이에 삼각대도 없이 와서 실제 보이는 야경에 한참 못 미치는 사진들뿐이네요.
[마냥 좋은 하람이와 첨성대 보러 안 가서 마음 상한 가람이.jpg]
사진 찍기는 너무 힘든 환경이지만 그냥 오랜만에 이런 아름다운 야경이 있는 곳에서 여유 있게 가족과 거니는 게 저는 너무 좋더라고요. ^^
꽤 걸어 들어가다 보면 보이는 전시관 같은 곳이에요. 여기도 많은 사람이 인생사진을 찍기 위해 분주한 모습들이더라고요.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람들도 많고 삼각대와 망원렌즈로 무장한 사람들도 꽤 보였는데 삼각대 없이 온 게 조금 아쉽긴 했어요. ^^;
경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하더니 정말 사방이 인생사진 촬영 장소더라고요. 특히 너무 쉽게 반영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물보다 호수에 비친 사물이 더 반짝이고 이뻐 보이기까지 하더라고요.
전시실 안에는 동궁과 월지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디오라마가 마련되어 있어요. 월지는 별궁인 동궁에 붙어 있는 일종의 유원지로 거대한 인공 연못에 조경해 놓고 풍류를 즐기던 곳이라고 하는데 와 '신라 시대 사람들은 정말 대단했구나'라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인공 연못 만드느라 귀족이 아닌 평민들은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렇게 사진도 찍고 주변 경치와 야경도 보면서 조금 동궁과 월지를 천천리 걸었어요. 아이들도 조금 컸다고 예전에는 이런 산책하면 힘들다고 툴툴대기만 하더니 이때는 의젓하게 잘 걷고 뛰며 아빠 엄마와 함께 해주어서 뿌듯했네요. ^^
막손인 제가 찍어도 제법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사진 아닌가요? ^^ 경주로 여행을 간다면 꼭 한번 가보시라고 추천할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또는 가족과 아니면 혼자라도 여러 의미로 좋은 여행 장소가 될 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경주 여행의 필수 코스로 동궁과 월지 강력히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