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 출근의 마지막 날. 드디어 금요일이네요. 이번 주는 날씨가 애매한 날이 많았죠. 가을인데 여름처럼 덥다가 비도 오고 추워지고 이랬다가 저랬다가 쉽지 않은 날씨였지만 그래도 전 이번 주는 좋았던 거 같아요. 하루 출근이 적다는 건 좋은 거였어요.
물뛴다
방문일: 2021년 10월 07일
위치: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로 43 (우) 03752
기분 좋은 금요일에 소개하는 직장인 점심 메뉴 탐방지는 물뛴다입니다. 밥을 먹을 때까지도 여기가 정확히 어떤 곳인지 몰랐다가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검색해 보고서야 알았는데요. 입구에 있는 세움 간판에 수제 손두부, 수제 막걸리가 적혀 있어서 전 여기가 두부를 베이스로 하는 한식당인 줄 알았는데 민속 주점이라네요.
민속주점 느낌이 나시나요? 점심 시간에 방문을 해서 그런지 주점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했습니다. 제가 술하고 안 친해서 세움 간판에 적힌 막걸리는 기억도 안 나고 수제 손두부만 기억했거든요.
제가 주문한 메뉴는 한우 제물국시[각주:1]. 주문 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봤는데 아쉽게도 냉국수는 아니라네요. 어제 점심때 저는 살짝 더웠거든요.
주문을 하고 나면 바로 반찬이 준비가 되는데요.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간은 심심한 편이었습니다. 건강한 맛이라고 할까요.
아! 맛없다는 건 아니고요. 자극적이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한우 제물국시를 주문하면 나오는 밥입니다. 밥공기가 정말 작아요. 제사상에 올라가는 공기 그릇 같은데 이것만 찍으면 크기가 잘 안 느껴지는 거 같아서 탐방원이 받은 일반 밥공기랑 함께 찍어봤습니다. 이 정도면 1/4 정도 되나요?
제가 주문한 한우 제물국시가 나왔습니다. 비주얼이 고급스럽네요. 맑은 국물에 후추향이 나고 버섯, 호박, 달걀지단과 김가루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는 깔끔한 느낌의 국수네요.
그런데 국수 치고는 가격이 너무 높은 거 같아요. 이름에 한우가 붙어서 그런가 했는데 아무리 한우가 비싸다고 해도 조금 길쭉한 한 조각 그리고 정말 조각이라는 단어에 어우리는 크기의 한우 두 조각. 이렇게 세 조각 들어 있는 국수의 가격이 9,000원. 제가 가격에 민감한 거 같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비싸긴 한 거 같아요.
그런데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국수가 제 기준에서는 너무 퍼진 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국물 맛이 저는 좋았거든요.
고기랑 싸서 한 젓가락 후루룩. 김치랑 싸서 한 젓가락 후루룩. 국물 한 모금.
다시 면치기로 후루룩 어느새 사라진 면
"신에게는 아직 작은 공깃밥이 남아 있사옵니다."
역시 마무리는 밥이죠. 마무리까지 깔끔했던 식사였습니다.
반찬도 그렇지만 제물국시도 살짝 심심한 느낌이었는데 김치랑 같이 싸서 먹으니까 딱 좋더라고요. 날씨가 조금 더 쌀쌀해지면 따뜻하게 한우 제물국시 나쁘지 않을 거 같은 음식이었습니다.
그래도 가격을 조금 낮추던가 한우라도 더 넣어주면 만족도는 훨씬 좋아질 거 같긴 합니다.
제물국시란 면 삶은 물 (제물, 사투리 지물)을 그대로 국물로 끓이는 국수를 뜻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