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아니 사회생활이라는 걸 시작한 초반까지는 무언가를 하는 게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계속 뭔가를 증명해야 했고 그 검증 방식도 결과도 매번 달랐기에 하는 일이 비슷했다고 하더라도 제가 받는 평가는 매번 달랐던 거 같고 지금도 다른 거 같아요.
게다가 요즘은 아마추어의 개념도 뭔가 다른 거 같죠? 예전에는 그냥 뭔가 새로운 걸 하는 게 재미가 있어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그냥 뭔가를 해 보는 게 좋았던 거 같은데 요즘은 어떤 취미도 예전에 제가 하던 그 개념이 아닌 거 같아요.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취미도 평가를 받게 되는 세상이 되어 버린 느낌이에요.
취미도 그런데 일은 더 하겠죠. 직장을 다니면서 상사의 평가는 당연한 거고 고객의 평가 심지어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나를 평가합니다. 이직을 할 때 역시 면접관들이 나를 평가하고 이직을 하고 나서는 또 만나는 사람들이 나를 평가하죠.
그리고 나는 그 결과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나를 평가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족하지 못하면 큰일이 날 거 같은 불안감이 듭니다. 그래서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기 위해 열심히 하고 결과를 낸다고 해도 해도 거기서 끝나지 않아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이 어느 순간 내가 해야 하는 것으로 오게 되고 그것을 또 하지 않으면 평가는 달라집니다.
그래서 포기를 생각하게 되지만 지금의 내 주변 상황, 내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위치 등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다시 증명하기 위한 것들을 하게 되죠.
위 만화는 도토리 문화센터라는 카카오웹툰의 장면들인데요. 웹툰을 보면서 "난 이제 더 이상 뭘 증명하는 건 지쳤어"라는 대사를 읽는 순간 너무너무 공감이 되더라고요.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잘하면서 살 수만 있다면 최고겠지만 해야 하는 일만을 하면서 증명하고 평가받기만 하면서 살아간다면 이건 너무 힘들 수밖에 없잖아요.
과연 저는 어떤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건지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아닌 못 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일로만 하면서 버텨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