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기차를 타고 당일치기로 다녀온 군산 여행. 저는 군산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당일치기 군산 여행 다녀오자는 말에 "오~ 드디어 초원 사진관 볼 수 있는 거야?" 이 한마디가 제가 아는 군산의 모든 것이었죠. 1998년 개봉한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그 배경이 되는 초원 사진관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저는 군산 여행을 가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군산역
수원역에서 9시 11분에 출발하는 서해 금빛 열차[각주:1]를 타고 출발해서 11시 40분쯤 도착한 군산역. 도착하자마자 화장실 다녀올 사람들 다녀오는 동안 역 안에 있는 관광명소도 찾아보고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면 꼭 챙겨야 하는 스탬프 투어용 종이도 확보를 합니다. 가는 곳마다 도장 찍는 건 아이들에게 특별한 재미가 되거든요.
군산 하면 저는 그냥 시골의 느낌만 가지고 있었는데 역은 그럴싸하게 지어져 있네요. 역사 자체 규모가 크다고는 못하겠는데 부지 자체는 꽤 넓어요. 군산 여행을 당일 패키지로 하는 경우도 많은지 많은 분들이 단체로 버스로 이동하는 것도 보이고 말이죠. 우리 가족은 일단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영화동으로 이동합니다. 영화 타짜의 촬영지이자 물짜장으로 유명한 국제반점을 가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어제 포스팅한 국제반점 대기줄이 상당합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줄 서서 대기하는 동안 저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겠다고 하고 자리를 이탈합니다. 아이들은 춥고 배고프니까 그냥 엄마랑 있겠다고 해서요.
영화동 골목 여행
그렇게 잠시나마 저만의 군산 골목 여행이 시작됩니다. 어떤 행운을 가져다주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란색 포인트 컬러가 돋보이는 LUCKY MARKET이 보이는데 그 앞에 놓인 노란색 자전거까지 느낌이 좋아 보입니다.
이때는 몰랐는데 군산 영화동 골목은 이미 골목 여행지로 나름 유명하더라고요. 타짜뿐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8월의 크리스마스를 포함 여러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고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로도 많이 언급되는 곳이고요.
골목을 걷다 보면 예스러운 건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TV에서 보던 일제 강점기 시대의 느낌도 느껴지고 저 멀리 보이는 아파트는 홍콩 영화에서 보던 빈민가의 아파트 느낌도 나고 말이죠.
골목골목을 다니다 보면 이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로 적힌 양과점, 가옥이라고 적힌 간판들도 눈에 들어오고요. 오래된 지역에 보이는 좁디좁은 골목들과 특이한 현관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장사를 하는 건지 쉬는 날인지 모르겠지만 재래시장으로 보이는 좁은 골목들도 보이는데 아내와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더 자세히 둘러보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에요.
노래방과 편의점 건물도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죠. 일제 강점기 잘 살던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을 것 같은 느낌의 건물들. 일단 이 골목여행은 짧게 마무리하고 밥을 먹으러 다시 국제반점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 차례가 되지 않아서 함께 기다리다 입장해서 맛있는 탕수육과 간짜장, 삼선짬뽕, 물짜장으로 식사를 하고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으로 향했죠.
서해금빛열차는 장항선을 왕복하는 관광열차로, 한국철도공사가 추진하는 5대 관광벨트 중 네 번째로 선보인 관광열차다. 기존 무궁화호 객차를 개조하여 새마을호 특실 등급으로 운행한다. [본문으로]